*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직 한낮엔 좀 덥지만 여기는 이미 가을이더군요. 9월부터 시작된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의 하이 티 세트를 즐기고 왔습니다. 애프터눈 티, 하이 티를 경험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평소 디저트에는 관심이 많아요. 계절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예쁜 디저트를 눈과 혀로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 예약을 해 봤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의 만족. 디저트뿐 아니라 식기나 공간, 조용한 분위기 등이 도심 속에서 휴양하는 느낌을 주더군요.

9월 1일부터 시작된 가을 시즌 하이티 세트입니다. 밤, 사과, 배 등 제철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를 원하는 차와 함께 맛 볼 수 있습니다. 담음새나 각 디저트의 모양이 눈을 즐겁게 하더군요. 저는 애프터눈 티 세트가 처음이라 가성비 좋은 곳을 찾았는데 카페 델마르의 하이 티 세트가 5성급 호텔 중에는 저렴한 편이더군요. 함께 간 일행의 말로는 그만큼 디저트의 숫자가 적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험으로는 충분했어요.

장소는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 카페 델마르는 1층 로비에 있습니다.

첫 방문이기도 하고 클래식한 5성 호텔의 건축이 궁금해서 탐론 12-20mm F2.8 초광각 렌즈를 챙겨 갔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올드하다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서울같은 대도시에선 오히려 이런 공간이 특별하죠. 내부가 널찍해서 편안함을 줬고 곳곳에 있는 빈티지 가구와 소품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로비가 있는 1층에 카페가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에 지은 호텔들 중에는 로비와 다른 층에 별도로 카페 공간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저는 이쪽이 호텔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소음이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날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디저트를 즐겼어요.

카페 델마르의 어텀 하베스트 하이티 세트입니다. 총 세 접시로 구성돼 있고 일곱 가지 디저트를 맛 볼 수 있습니다. 샌드위치나 스콘처럼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것들도 있고요. 후보였던 다른 카페들의 애프터눈 티 세트처럼 식기가 화려하진 않지만 간결한 매력이 있어요. 티 포트와 찻잔, 접시 세트도 고풍스러웠고.
매크로 렌즈와 떠나는 디저트 투어

한 입에 들어가는 작은 디저트 사진은 매크로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니콘 Zf와 탐론 90mm F2.8 매크로 렌즈 조합입니다. 1:1 접사 촬영이 가능한 렌즈라 작은 디저트의 디테일을 구석 구석 담을 수 있거든요.

거기에 조리개 값도 F2.8로 밝아서 위 사진과 같은 심도 연출도 가능합니다. 음식 사진에도 좋지만 특히 이런 작은 디저트 사진에 90mm 매크로 렌즈가 유용해요.

디저트 라인업을 살펴 보면서 맛을 가늠해 봅니다. 먹는 순서는 크게 상관 없지만 샌드위치가 있는 아래층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 맛의 층위를 느끼기에 좋다더군요. 빈 속에 단 것을 먹어서 생기는 속쓰림도 어느 정도 막아 주고요.

하지만 눈은 가장 위에 있는 밤과 배, 사과 디저트에 가 있었어요. 이것들이 보기에 너무 좋았거든요. 본격적인 탐미 전에 우선 사진으로 담아 둡니다. 눈을 먼저 즐겁게 하는 가을 디저트의 자태들을.


작은 접시 위에 있는 한입거리들을 이렇게 생생하게 담을 수 있는 것이 매크로 렌즈의 장점입니다. 크림과 파우더, 빵 표면의 질감부터 손톱보다 작은 초콜릿 장식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보이죠.

시작은 홍시 크림과 가을 배 샌드위치. 홍시와 배의 단맛과 빵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크게 한 쪽 더 먹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호텔 디저트는 다 좋은데 양이 너무 적어요.

디저트처럼 보이는 이 음식은 사실 식사에 가깝습니다. 위에 올라간 젤리가 일본식 다시인 토사스를 굳혀 만든 것이고 그 아래는 훈제 연어가 깔려 있어서 입에 넣고 굴리다 보면 연어 장국을 먹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파인 다이닝을 간접 경험해 본 음식이었습니다. 디저트 먹기 전에 간단히 요기한다는 의미도 있었고요.


게다가 모양이 참 예쁘지 않습니까. 매크로 렌즈를 챙겨 온 김에 최대로 가까이 다가가서 찍어 봤습니다. 젤리 위에 얹은 작은 금박이 생생하게 보이죠. 간이 매크로 수준의 렌즈들이 요즘 많지만 역시 1:1 접사에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포크와 비교하면 디저트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죠. 세 번째는 밤 크림 타르트였습니다.

손가락 만한 타르트를 이렇게나 크고 생생하게 담을 수 있었습니다. 매크로 렌즈 덕분에요. 앞선 두 음식 대비해서 새로움은 덜했지만 그야말로 가을의 향이 입 안 가득 찬 것이 좋았습니다. 디저트에서 기대했던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모두 가지고 있기도 했고.

2층은 스콘입니다. 피스타치오 스콘을 클로티드 크림, 무화과 프리저브를 곁들여 먹는 반 식사, 반 디저트. 스콘은 겉면이 단단하고 속은 부드럽게 잘 구웠습니다. 피스타치오의 향도 잘 느껴졌고요. 크기가 작은 것 빼고는 나무랄 데 없었어요.

런던에서 먹었던 클로티드 크림, 스콘 조합이 그리워서 종종 클로티드 크림을 찾아 보는데 그 정도 품질의 크림을 서울에선 구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있어도 너무 고가고. 여기서 먹은 크림은 질감이나 풍미 개운한 향까지 상당히 좋았습니다. 무화과 잼도 향이 아주 좋았고요. 다음엔 무화과 디저트를 탐방해 볼까 봐요.

3층이 이 하이티 세트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양부터 색, 맛, 향까지 가장 만족도가 높았어요. 이날 가을 디저트 투어의 메인입니다. 빨간색에 가장 먼저 손이 간 이것은 루비애플 무스.

보기엔 작은 에클레어같기도 합니다만 맛이나 질감은 다릅니다. 루비 애플은 과육까지 붉은색인 사과라고 해요. 저는 본 적도 없는 과일인데 맛과 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스의 부드러움이 좋았고 입 안에서 자근자근 퍼지는 타르트의 질감이 무스와 상반돼 재미있었습니다.

두 개만 남은 것이 아쉬워 찍은 사진입니다.

크라운 체스트넛 몽블랑. 가을 분위기를 가장 많이 머금은 디저트였습니다. 파이 위에 밤 크림을 올렸고 왕관 모양의 초콜릿 장식을 얹었습니다.

매크로 렌즈로 초콜릿 장식의 반짝이는 색과 질감을 담아 봤어요. 손으로 집기도 어려운 크기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바짝 들여다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 반짝임 때문에 먹어도 되는 건가 생각했지만 입에 넣어 보니 향 좋은 초콜릿이더군요.

파이 안쪽에 잇는 헤이즐넛(?) 향도 잘 느껴졌어요. 다소 묵직한 향들이 모여 가을 분위기를 냈습니다.


매크로 렌즈의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디저트 사진을 확대해 봤습니다. 2400만 화소로 다소 낮은 해상도지만 1:1 매크로 촬영에 100% 확대까지 하니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태생이 매크로 렌즈라 기본적인 해상력이 좋아요. F2.8 최대 개방 촬영으로도 어지간한 렌즈들의 F4-5.6 수준의 샤프니스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거기에 F2.8 개방 촬영과의 시너지까지. 다만 이 렌즈는 촬영 거리에 따라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변하는 구조입니다. 3m 이상 떨어져야 F2.8 촬영이 가능하고 근접시에는 F5.6까지 서서히 조리개 값이 높아집니다. 그럼에도 워낙에 촬영 거리가 가깝다 보니 얕은 심도를 연출하기엔 어려움이 없어요.




동일한 환경에서 초점 영역을 바꿔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이 정도면 심도 표현이 아깝다는 얘기는 안 나올 거예요. 인물 사진에서도 전신 아웃 포커스가 어렵지 않습니다. 배경의 보케 연출도 덤이고요. 매크로 렌즈니까 사실 이런 것까진 기대를 안 하잖아요.




카페 공간 내부를 담을 때고 개방 촬영이 유용했습니다. 샹들리에나 스탠드 등 조명 장치가 많아서 어딜 찍어도 크고 예쁜 보케가 보이더라고요. 해상력이 좋아서 F2.8을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것도 장점.

마지막 디저트는 샹들리에 얼그레이 무스. 이집 하이티 세트를 선택한 이유기도 합니다. 얼그레이 향을 좋아하거든요.

안에는 배를 넣어 놓았습니다. 배와 얼그레이 조합은 처음이라 어울릴까 싶었는데 배의 단맛과 시원한 향, 얼그레이의 묵직함이 제법 조화로웠습니다. 거기에 식감이 워낙 부드러웠어요. 결론적으로 이날의 베스트.

마지막까지 매크로 렌즈 잘 써먹고 왔습니다. 하나 하나 사진을 찍으며 그리고 조금씩 음미하며 먹으니 두어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하지만 공간이 넓고 조용해서 긴 시간을 편안하게 보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조금 공감해 봤어요. 다른 곳도 한 번 가볼까, 라고까지.

저녁은 고든 램지 스트리트 버거에서 먹었습니다. 단것으로 배를 채우니 따뜻한 음식 생각이 나더군요. 첫 애프터눈 티 세트 경험에 만족합니다. 가격도 2인 기준 8만원으로 분위기와 구성을 생각하면 크게 무리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제 막 오픈한 가을 테마 디저트들이니 이번 주말 뭐할까 고민 중인 분들은 예약 하셔도 좋겠습니다. 저도 매크로 렌즈로 디저트 촬영한 것이 즐거워서 앞으로 여기저기 디저트 투어를 다녀볼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