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 VM 마운트 최고의 35mm 렌즈 아포란타 35mm F2 asph.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5/50mm 아포란타 2종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이미지 품질에 대한 믿음과 기대 덕분에 모처럼 라이카 M10-D와 이곳저곳 함께 나들이 하고 있어요.
아포란타 35mm f2 렌즈에 대한 오늘의 포스팅은 그간 라이카 M 디지털 카메라와 아포란타 35mm f2 렌즈로 사진을 찍으며 느낀 이 렌즈의 특징과 장단점을 간단히 훑어보는 내용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35mm 프레임이 극강의 이미지 품질을 만나 어떤 시너지를 빚어내는지, 기대했던 이미지 품질은 어느 수준인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렌즈의 디자인과 사양 그리고 50mm F2 아포란타 렌즈와의 간단 비교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전천후 35mm 프레임
또 다른 눈이라 부를 정도로 35mm 렌즈를 좋아합니다. 흔히 50mm 내외의 렌즈를 표준 렌즈라 부르고 저 역시도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선 50mm 초점거리를 애용하지만 라이카 M 시스템에선 35mm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RF 카메라의 뷰파인더 구조 상 50mm 렌즈는 프레임 라인이 좁아지기 때문에 35mm를 더 편하게 느끼는 것 아닐까 싶어요
위 사진은 동일한 위치에서 촬영한 28/35/50mm 렌즈의 프레임 비교입니다. 0.72배 뷰파인더를 탑재한 라이카 M10 시리즈에선 28mm의 프레임 라인이 뷰파인더의 거의 전체를 차지하므로 이것이 곧 뷰파인더 프레임 라인 비교라도 봐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50mm는 화면 전체의 절반 이하만 촬영하는 수준이라 DSLR/미러리스 카메라의 50mm 렌즈보다 좁고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 35 / 50mm 렌즈 촬영 이미지 비교 ]
결과물을 보면 50mm 렌즈가 피사체에 대한 몰입도나 배경 처리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프레임을 구성하는 촬영에서 더 크고 편한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 35mm 렌즈가 M 시스템에서 유독 인기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그런 경우고요.
아포란타 35/50mm 렌즈를 함께 사용하면서 아무래도 35mm 렌즈에 마음이 더 가는 이유도 그 익숙함과 편안함에 있습니다. 광각 렌즈인 35mm 렌즈는 라이카 M 시스템에선 풍경부터 인물, 정물을 넘나들며 전천후로 활용 가능합니다. 아래는 그간 아포란타 35mm 렌즈로 촬영한 다양한 장면들입니다.
풍경 촬영
기본이 광각 렌즈인 35mm는 28mm 이하의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처럼 광활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은 덜할지 몰라도 눈보다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에 풍경 사진을 찍는 데에 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저처럼 많이 담기보단 가장자리가 정돈된 프레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구성의 용이함이 와닿죠.
광각 렌즈 특유의 주변부 왜곡과 광량 저하로 인한 비네팅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역시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건물과 나무가 드러누운 듯 왜곡이 심한 초광각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는 터라 풍경 사진에서도 28-35mm의 초점거리를 주로 사용하거든요. 50mm 렌즈는 아무래도 풍경 사진에선 아쉬움이 많아서 특별한 주제 없이 촬영을 나갈 때면 전천후로 35mm 렌즈 하나만 물리고 나설 때가 많습니다.
스냅 촬영
스냅 촬영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라이카 M 시스템에선 28/35/50mm 렌즈가 스냅 촬영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취향에 따라 사용자들의 선택이 갈리는데, 저는 중간에 있는 35mm 렌즈를 가장 선호합니다. 적당히 주제를 부각시키면서도 28mm 광각 렌즈보다 프레이밍이 수월해서요. 라이카 M 시스템 사용 시작부터 35mm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해 온 터라 눈이 이 프레임에 맞춰진 것 같기도 합니다.
피사체와의 거리, 프레임 안에서 주인공이 차지하는 면적 등 구도를 설정할 때 35mm 렌즈가 가장 익숙하고 편합니다. 돌아와서 보는 사진에서 맘에 드는 것들을 꼽으면 대부분 35mm 렌즈로 촬영한 것이고요. 사용자에 따라 28mm 렌즈의 왜곡과 원근감을 즐기거나 50mm 렌즈의 함축적인 표현, 얕은 심도를 선호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하지만 그 중에서 전천후로 사용하기에 가장 유리한 렌즈가 35mm 라는 것에는 모두가 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정물 / 음식 촬영
사실 음식 사진은 배경 정리와 클로즈 업, 심도 표현이 어우러져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터라 광각 렌즈인 35mm 렌즈가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SNS 스타일의 음식 사진, 테이블 위 플레이팅을 전체적으로 담을 때 이 35mm 렌즈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안겨 줍니다. 50mm 렌즈로는 종종 까치발을 들어야 할 때가 있거든요. 스냅과 풍경 사진에 강한 35mm 렌즈가 음식 사진에서도 이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F2 최대 개방 해상력
보이그랜더 역사상 최고의 35mm 렌즈라는 소개를 증명하려면 최대 개방에서도 훌륭한 이미지 품질을 보여줘야겠죠. 조리개 값 별로 해상력을 테스트하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F2 최대 개방 이미지의 품질을 확인해 봤습니다.
나비를 촬영한 100% 확대 이미지에서 매우 작은 크기의 나비를 비교적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대 개방에서 보통 나타나는 흰색 꽃잎 주변의 색수차 현상도 찾아볼 수 없었고요. 아래 이미지들 역시 F2 최대 개방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100% 확대 이미지와 원본 리사이즈 이미지의 차이를 따로 보면 쉽게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F2 최대 개방 촬영에서도 해상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몇 장의 테스트였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이그랜더 역사상 최고의 35mm 렌즈'라는 설명에 수긍할 수 있게 됐어요. 비교적 화질이 떨어지는 F2 최대 개방 촬영 결과물이니 최상의 해상력을 보이는 F8 내외의 조리개 값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중심부 해상력은 이미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 주변부 해상력의 차이가 비교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 아포란타 35mm F2 vs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 비교 ]
얼마 전 아포란타 35mm f2 렌즈와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의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를 비교했습니다. 동일한 35mm f2 렌즈지만 해상력과 주변부 광량 분포 등 아포란타 35mm f2의 이미지 품질이 월등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디자인과 휴대성 때문에 울트론 35mm f2 렌즈를 주력으로 아끼며 사용했던 제게는 관심 없던 아포란타 렌즈 시리즈에 욕심이 생기게 된 테스트였습니다. 보이그랜더 현행 35mm 렌즈의 화질 비교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의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F4, F11의 높은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 중심부는 F2 최대 개방의 결과물이 워낙 좋아 체감 차이가 크지 않지만 주변부의 샤프한 표현을 보니 제조사의 설명대로 매우 높은 수준의 광학 설계가 적용됐음을 유추할 수 있겠더군요. 저는 울트론 35mm f2 렌즈의 주변부 이미지 품질도 그럭저럭 만족했지만 아포란타 렌즈는 확실한 상위 렌즈의 격을 보입니다. 조만간 진행할 조리개 값 별 해상력 테스트, 울트론 35mm f2 렌즈와의 비교가 기대됩니다.
35mm 렌즈는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익숙한 프레임이 어떤 장면이든 원하는 대로 담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브랜드/시리즈별로 다른 렌즈의 개성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렌즈는 그간 라이카 렌즈에 비해 여러모로 낮은 평가를 받던 써드파티 렌즈가 이미지 품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가 현행 즈미크론 35mm f2 렌즈에 비견될 수 있는 광학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에도 주변부 비네팅이나 마감 등에서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인 반면, 아포란타 렌즈는 라이카 현행 렌즈와 비교할만한 광학 성능과 외형의 완성도를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조금 더 상세한 테스트와 비교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지금 이 만족스러운 첫인상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 APO_LANTHAR 35mm F2로 촬영한 이미지 (LEICA M10-D) ]
- 본 글은 보이그랜더 APO-LANTHAR 35mm F2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습니다.
- 렌즈는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