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이키 드로우에 당첨돼 오늘 제품을 택배로 받아 그 감격을 사진에 담고, 간단히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당첨과 택배의 기쁨을 그냥 지나치긴 아까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나니 어디 쓸 데는 없고 해서요.
지난 주말 진행된 드로우였습니다. 그 이름도 설레는 나이키 X 사카이. 하지만 이 블레이저 로우 모델은 인기 모델에 비해 평가가 상당히 박하더군요. 실제 제품을 받아보니 그럴 만 하다 싶고요.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이날은 그레이와 탄 색상 두 모델이 출시됐는데 둘 중에는 그레이 모델이 인기가 있더라고요. 가격은 정가가 139000원입니다.
마니아들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나이키 X 사카이 협업 모델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두 족의 신발을 겹쳐놓은 것 같은 디테일이겠죠. 블레이저 로우 역시 나이키 스우시부터 시작해 끝과 혀 부분, 아웃솔까지 겹겹이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베이퍼와플 등 대표적인 인기 모델에 비해 표현이 과하지 않아서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사카이 협업 모델만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박스가 일반 나이키 모델과 다릅니다. 사카이 협업 모델들이 모두 이런 형태의 패키지로 발매된 것 같은데요, 종이도 좀 더 두껍고 서랍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나이키 로고 역시 소문자 폰트로 다른 형태. 개인적으로 박스 디자인이 상당히 맘에 듭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의 사이즈는 275. 모델마다 사이즈가 다른 나이키 신발이라 그냥 제 사이즈로 구매했습니다.
한정판 모델이라 박스뿐 아니라 속지도 특별한 것이 들어갑니다. 크림을 통해 신발 몇 족을 판매해 봤는데 한정판 모델은 저 보호용 속지가 손상돼도 판매 금액 일부를 차감하거나 구매자가 구매 거부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 생각나네요. 요즘 신발들이 착용 못지 않게 소장 가치가 올라가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속지를 들추면 드러나는 오늘의 주인공. 첫인상은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보다 색이 훨씬 옅어서 흰색 배색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겹겹이 된 아웃솔이 투박한 고무라 무겁겠다, 정도. 스우시 두 겹 디테일은 바탕이 흰색이다 보니 눈에 별로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기가 없나 봐요.
신발의 실루엣은 일반 블레이저 로우 모델과 같습니다만, 이중으로 된 끈과 혀탭 때문에 확연히 달라보이긴 합니다. 신발 전체 배색이 회색/흰색으로 다소 단조로워 보이는 것도 특징. 그래도 이렇게 보니 디테일 때문인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역시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디테일은 두 겹으로 되어 있는 나이키 스우시와 혀 탭. 나이키 X 사카이 모델이 처음 발표됐을 때 신발 두 개를 겹쳐 놓은 듯한 디자인이 마니아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죠. 여전히 협업 모델들이 인기를 끄는 걸로 봐선 매우 좋은 시도였음이 분명합니다.
그 외에도 두 겹으로 묶은 끈과 레이어드 된 아웃솔 등 시리즈의 정체성을 곳곳에 심어 놓았습니다. 소재는 스웨이드와 가죽이 섞여 있는 형태입니다. 색상 역시 파츠를 조각조각 붙여놓은 듯 희색과 회색이 교차하는 모습이고요.
인솔에는 나이키 사카이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마치 가죽을 잘라냈거나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 내부 스펀지를 그대로 단면에 드러낸 이 디테일도 나이키 X 사카이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라고 하네요. 이런 마감은 최근에 조던, 덩크 모델에서도 종종 볼 수 있더라고요. 제가 가진 모델들에는 없지만.
아, 이 신발은 뒷면이 못생겼어요. 이것도 신발들을 겹쳐 놓은 형태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은데 다른 협업 모델들이 솔의 간격을 분리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확실하게 포인트를 줬다면 블레이저 로우는 단순히 층을 나눠서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고무 면적이 넓어져 그만큼 신발 무게가 증가한 것 같기도 하고요.
밑창은 지극히 평범. 협업 모델들은 밑창에도 디테일을 넣던데 이 모델은 신경을 덜 썼나 봅니다.
추가끈은 한 개가 들어있습니다. 기본 끈은 납작한 형태인데 요건 둥근 우동끈이네요. 요건 두 겹으로 못하게 한 개만 줬습니다.
간단히 훑어 보았는데 사진으로 본 것보다는 실물이 낫지만 그렇다고 요즘 매주 쏟아지는 나이키의 매력적인 신발들과 비교하면 역시나 좀 아쉽긴 합니다. 대신 그만큼 가격이 괜찮은 편이니 저렴하게 나이키 X 사카이 감성을 누리고 싶은 분들에겐 괜찮을 수 있겠네요. 제게는 역시 좀 어렵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