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째 사용 중인 애플의 헤드폰 에어팟 맥스. 고급스러운 외형과 애플 기기간 자유로운 연동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만 목 뻐근한 무게와 떨어지는 충전 편의성, 빈약한 조작계 등 불만 역시 많습니다. 특히 장시간 착용 시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무게 때문에 이 멋진 헤드폰을 쉽게 추천할 수 없어요.
또 하나, 많은 분들에게 꼽히는 단점으로 ‘유선 연결의 제약’을 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선 헤드폰 제품이 3.5mm 헤드폰 잭 또는 USB C 포트 연결을 통해 유선 오디오 연결을 지원하고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본체에 3.5mm 헤드폰 잭도, USB C 포트도 없는 애플 에어팟 맥스는 애플 라이트닝 포트를 통해 유선 오디오 연결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라이트닝 to 3.5mm 오디오 케이블을 별매로 그것도 45000원에 판매합니다. 이전에 소니 WH-1000XM4를 사용했기 때문에 더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들 기본 구성품으로 챙겨 주는 오디오 케이블을 45000원이나 주고 구매할 일은 없을 줄 알았지만 가지고 있던 유선 이어폰을 분실해 버렸습니다. 새로 유선 이어폰을 구매하려고 찾아 보니 3.5mm 애플 이어팟의 가격이 약 25000원. 괜찮은 유선 이어폰의 가격은 여전히 고가입니다. 이 상황이 되니 45000원짜리 케이블을 구매해 헤드폰으로 더 풍부하게 음악을 듣는 게 낫겠다고 합리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둘. 가격은 45000원입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해외 사이트를 돌아 다니며 여러 종류의 MFI 케이블을 찾았지만 대부분 아이폰을 오디오에 연결하기 위한 용도일뿐 에어팟 맥스 연결은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국..
구매해 버렸습니다. 인터넷 최저가는 4만원 내외, 운 좋게 쿠폰 할인을 받아 3만원에 구매했습니다. 사실 3만원도 비싼 가격이죠.
패키지는 일반적인 애플의 액세서리 패키지. 종이 상자에 제품이 들어있습니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품질에 기대를 했는데 선 두께나 재질이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일반적인 애플 충전 케이블, 유선 이어폰보다도 더 가늘어요. 내구성에 심히 의문이 생깁니다. 특히 3.5mm 플러그쪽 단선이 걱정돼요.
연결해 보니 오디오 연결이 잘 됩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죠. 장점이라면 아날로그 연결이 아니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유선 연결로도 배터리를 소모한다는 것. 거기에 무선 연결보다 더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는 유선 연결의 장점도 없습니다. 단순히 블루투스 연결이 불가능한 오디오 기기의 소리를 에어팟 맥스로 들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어요.
에어팟 맥스의 라이트닝 포트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유선 연결을 인식해 무선 연결이 차단됩니다. 일반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무선 오디오 연결이 유지된 채 배터리가 충전되는데 오디오 케이블은 자동으로 인식하는 것이 편합니다. 전원 버튼이 없는 제품 특성 상 당연히 전원을 켠 채 사용하고요.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을 하나씩 갖춰 유선 오디오 연결이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닌텐도 스위치는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따로 동글을 구매하면 쓸 수 있다지만 그 동글 가격이 이 유선 케이블과 차이가 별로 없고요. 밖에서 젤다 좀 해보겠다고 이런 지출을 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에 유선으로 연결해 보니 별다른 설정 없이 헤드폰으로 소리가 잘 나옵니다.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제조사가 다르다 보니 크라운을 이용한 재생 제어나 볼륨 조절은 당연히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마 아이폰/아이패드/맥에 연결하면 유선으로도 컨트롤이 지원되지 않을까요?
비싼 가격이지만 에어팟 맥스로 유선 오디오 연결하는 방법이 이것뿐이니 현재까진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할 수밖에요. 이미 구매했으니 잘 써야죠 뭐. 노이즈 캔슬링 사운드로 젤다의 전설을 하니 좋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