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은 아이폰의 계절이기도 하죠. 탐났던 아이폰 12를 건너 뛰고 2년 만에 기변했습니다. 2021년의 아이폰을 국내 정발을 일주일 앞두고 받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북미 직구로 구매한 아이폰 13 프로의 간단한 언박싱입니다. 이미 예약 구매를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을텐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폰 직구 정보
카메라 무음 등의 장점 때문에 그간 매번 해외판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 13 프로 256GB 모델을 구매했습니다. 배대지에 9월 24일 도착, 그로부터 일 주일 후인 10월 2일에 받았습니다. 가격은 기기값 약 1320000원(1099달러)에 국내 반입시 10% 부가세 132000원, 배송료 약 만원을 더해 약 147만원이 들었습니다. 국내 정발 가격이 149만원이고 예약 판매에서 대부분 할인이 붙으니 오히려 비싸게 구매한 셈입니다.
아래는 카메라 중심으로 아이폰 사양을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언박싱
아이폰 11 프로 이후 2년만의 기변입니다. 그 사이 애플 패키지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죠. 2020년 아이폰 12 시리즈부터 환경 보호를 핑계로 충전 어댑터와 이어폰을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박스 두께가 많이 감소했죠. 이번 아이폰은 배송 박스부터 예전보다 많이 작아졌습니다. 여러 번 직구를 하다보니 이점이 크게 와닿더라고요. '설마 빈 박스는 아니겠지?'
검정색 상자에 실제 모델의 뒷부분이 인쇄돼 있습니다. 옆면의 폰트와 로고 역시 해당 컬러에 맞췄습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골드 컬러입니다. 이번 시즌 가장 인기없는 컬러라죠.
환경을 위한 또 하나의 변화는 패키지 포장 비닐 없앤 것입니다. 이제 종이로 상자를 봉인해 놓았습니다. 비닐 포장 시절엔 칼 찾느라 헤매곤 했는데 추억이 됐네요.
그간의 아이폰 패키지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자 뚜껑을 열면 바로 제품이 보이는 구조. 제품을 보호하는 비닐 역시 없습니다. 13 프로 모델의 키 포인트인 커다란 카메라가 곧장 보입니다. 당시엔 카메라가 커서 징그럽다는 평을 받은 아이폰 11 프로 사용자 눈에도 과해 보일 정도로 이번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의 카메라는 그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골드 컬러는 12 프로 시리즈보다 조금 더 옅어졌다는 평이 많은데 제 눈에도 그렇습니다. 샴페인 골드 느낌의 은은한 골드 컬러라 특별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 않아요. 다만 옆면 유광 프레임은 말 그대로 골드바에 가까워서 실물을 보고 결정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래파이트/실버/골드/시에라 블루 중에서 왜 순위가 꼴찌인 지 옆면을 보면 수긍이 가긴 합니다. 그래도 저는 애플워치 시리즈 6의 골드 컬러를 매우 좋아해서 이번 아이폰 13 프로의 골드 컬러도 매우 만족합니다.
압도적인 카메라의 존재감. 이번 13 프로 시리즈는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카메라 업데이트가 이뤄졌고 그래서 구매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 기능을 한 번 제대로 사용해 보고 싶어서요. 실물을 보니 이만큼 크게 만들었으면 정말 좋아야겠다 싶습니다. 곧 본격적인 후기를 포스팅 해볼게요.
충전 케이블과 사용설명서가 구성품의 전부입니다. 충전 어댑터를 주지 않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유선 이어폰까지 제외시킨 것은 직접 구매한 뒤에야 알았습니다. 아이폰 X 시리즈 이후 표면적으로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데 이런 비밀도 있는 거겠죠. 구성품 간소화를 통한 실질적인 가격 상승 그리고 운송료 절감 효과. 이미 대중화 된 에어팟 시리즈 사용자들에겐 크게 신경쓰일 일이 아닙니다만 아이폰 언박싱하는 재미는 확실히 반감됐네요.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블랙/골드 조합이 요즘 그렇게 좋습디다? 시대를 풍미했던 블랙/골드 조합의 폴더폰도 생각나고요. 아이폰 13 프로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아이폰 12 프로와 같습니다.
옆면 프레임을 아이폰 4가 연상되는 직선 프레임으로 바꾸면서 유광 스테인리스 소재를 채용했습니다. 일반 아이폰 13, 13 미니 모델은 이 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죠. 애플 워치가 보급형 모델에 알루미늄 케이스를, 고급 모델에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전략입니다. 다만 너무나도 반짝이는 유광이 제 취향에는 영 아니라서 디자인 만족도는 아이폰 11 프로보다 떨어집니다.
측면 버튼을 누르면 설레는 로고와 함께 전원이 켜집니다. 전면을 보면 크기가 변했지만 확실히 아이폰 4의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다만 그때보다 확실히 크고 무겁습니다. 이번 시리즈가 특히 무게 때문에 시끄러운데, 아이폰 13 프로도 200g이 넘고 13 프로 맥스 모델은 삼성 갤럭시 폴드 시리즈에 육박할 정도라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용자가 많습니다. 저도 200g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았는데 케이스와 카드 지갑까지 장착하니 이전에 사용하던 아이폰보다 두 배는 무거워진 느낌입니다.
뒷모습 역시 무광 유리 소재가 아이폰 12 프로와 동일합니다. 골드 컬러는 직접 비교해보지 않아 설명이 어렵지만 11 프로 시리즈보다는 많이 연하고 12 프로 시리즈보다도 조금 더 옅어졌다고 합니다. 애플 워치 스테인리스 모델 역시 시리즈 4-5-6으로 가면서 노란색이 조금씩 옅어졌다고 하죠. 조명에 따라 진주색처럼 보일 때도 있는 오묘한 색입니다.
후면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가 차지하는 면적. 가로 기준 절반을 넘을 정도로 증가한 터라 이 부분을 극히 싫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돌출도 이전 모델 대비 월등해서 늘어난 무게가 다 저 녀석 탓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이폰 11 프로 모델과의 비교. 11 프로 역시 발표 당시 카메라 면적과 배치에 대한 악평이 많았는데 애플에겐 들리지 않았는지 화끈하게 커졌습니다. 전체 면적뿐 아니라 개별 카메라의 크기 역시 월등히 커졌습니다. 이런 변화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기와 부피 증가를 감수하고도 확실히 카메라 성능 향상에 투자한 것으로 보여 반갑습니다.
'인덕션'같다고 놀림 받았던 과거가 무색하게도 이번 카메라는 그 돌출도 역시 전보다 커졌습니다. 과거 아이폰 카메라가 손으로 쓰다듬어야 그 돌출도가 느껴졌다면 이번엔 눈으로도 쉽게 보일만큼 '툭'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역시 아이폰 11 프로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변화가 있는지 가늠이 됩니다. 새삼 이전 아이폰의 카툭튀는 툭튀도 아니었구나,라는 생각. 그래서 카메라를 많이 사용 안 한다면 프로 모델보단 일반 아이폰 13 시리즈가 낫겠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무게 차이도 있다 보니. 물론 저는 카메라를 들여다 볼 수록 기대가 됩니다.
전원이 들어오면 언제 봐도 좋은 환영 메시지들이 각국의 언어들로 표시되고, 본격적인 새 아이폰 사용이 시작됩니다.
요즘은 아이클라우드 백업으로 새 아이폰 설정이 간편해졌죠. 한 시간도 안돼 예전 설정 그대로 새 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편한 건 좋지만 새 폰 산 맛이 전보다 덜한 건 못내 아쉬워요. 그땐 밤 새면서 앱 설치하고 음악 동기화하고 그런 즐거움이 있었는데.
아이폰 13 프로와 11 프로의 크기 비교. 6.1인치와 5.8인치로 화면 크기에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제품 크기도 차이가 있습니다. 5.8인치 아이폰이 한 손에 쥐기 이상적인 크기였다면 6.1인치 아이폰은 한 손 사용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측면 프레임이 직선이라 그립감도 별로 좋지 않아요.
위 사진을 보고 발견하셨을지 모르지만 상단 노치 부분의 화면도 조금 넓어졌습니다. 물론 나란히 놓고 봐야 알 수 있는 정도의 미미한 차이고, 화면이 넓어져서 생기는 이점도 없습니다. 여전히 배터리 용량을 %로 표시할 수 없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쉬워한다죠. 이 차이들은 정리해서 따로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2년만의 기변이지만 아이폰 11 프로의 경우 그 전에 썼던 아이폰 X과 디자인 변화가 거의 없었다보니 마치 4년만에 새 아이폰을 산 기분에 무척 설렙니다. 골드 컬러는 기대만큼 아름답고 거대한 카메라는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비싼 돈 주고 셔터 소리 안 나는 북미판까지 구매했으니 가장 가까운 카메라로 많은 사진과 영상들 찍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본격적인 아이폰 13 프로 카메라 사용기를 진행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