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 없는 초고화질을 내세운 보이그랜더의 최상위 렌즈 시리즈 아포란타(APO-LANTHAR) VM 마운트 렌즈 2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50mm 아포란타 렌즈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선 35mm 초점거리를 갖는 APO-LANTHAR 35mm F2 Aspherical 렌즈에 대한 소개와 언박싱, 디자인 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35mm 초점거리의 렌즈다 보니 이미지 품질부터 이미지 특성, 울트론 35mm f2 렌즈와의 비교 등 여러모로 기대가 됩니다.
아포란타 50mm F2 렌즈의 정보와 외형 등은 지난 포스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양
렌즈 구성 : 9군 11매
초점거리 : 35mm
화각 : 63.6°
최대 개방 조리개 값 : F2
최소 조리개 값 : F16
최단 촬영거리 : 0.5m
거리계 연동 범위 : 0.7m ~ ∞
조리개 날 수 : 12매
필터 규격 : 49mm
크기 : 55.6 x 58.1mm
무게 : 304g
마운트 : VM
비구면 렌즈 2장, 이상부분분산 렌즈 5장을 포함한 9군 11매의 구성이 호화롭습니다. 전체 렌즈 중 절반 가까이가 특수 렌즈인 셈입니다. M 마운트에서 가장 활용도 높은 35mm 초점거리에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F2입니다. 덩치 대비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어둡다 생각할 수 있지만 애초에 아포란타 렌즈들은 밝은 조리개 값 실현보다는 최고의 이미지 품질에 초점을 맞췄으니까요. 12매의 조리개 날은 재미있게도 F2.8/F5.6/F16에서 원형 보케를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보케 연출까지 섬세하게 고려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거기에 보이그랜더 최신 렌즈답게 최단 촬영 거리가 50cm로 짧은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다만 렌즈 크기가 55.6 x 58.1mm, 무게가 304g으로 제법 덩치가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의 크기가 52 × 28.1mm로 경통 길이가 절반, 무게 역시 170g으로 절반에 가까운 것을 생각하면 체감할 수 있는 차이입니다. 물론 그만큼 이미지 품질이 월등하겠죠? 앞으로 사용하면서 직접 비교해 볼 계획입니다.
후드는 메탈 소재의 원형 후드 LH-13을 사용합니다. 아포란타 렌즈와 함께 출시된 액세서리로 35mm / 50mm 아포란타 렌즈가 같은 후드를 공유합니다. 두 렌즈를 모두 보유하신다면 후드는 하나만 사도 되겠죠?
두 개의 아포란타 35mm 렌즈
보이그랜더는 VM마운트와 E마운트 용 아포란타 35mm 렌즈를 판매 중입니다. 35mm 초점거리와 F2 조리개 값, 아포크로마트 설계는 동일하지만 디자인과 최단 촬영 거리(35cm)에 차이점이 있습니다. 크기와 무게 역시 E 마운트쪽이 더 비대합니다.
보이그랜더 35mm VM 렌즈 라인업
현재 판매 중인 보이그랜더의 VM마운트 현행 35mm 렌즈는 5종에 이릅니다. (구형 버전 제외) 각각을 간단히 소개하면,
가장 작고 가볍고 저렴하기까지 한 팬케이크 렌즈 COLOR-SKOPAR 35mm F2.5 PII,
오랜 시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녹턴 35mm 렌즈 NOKTON Classic 35mm F1.4 II,
F1.2의 밝은 조리개 값을 갖는 NOKTON 35mm F1.2 Aspherical III,
모던 클래식 디자인에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를 내세운 ULTRON Vintage Line 35mm F2 Aspherical,
그리고 최고 화질의 아포란타 시리즈 APO-LANTHAR 35mm F2 Aspherical입니다.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나 싶네요. 휴대성과 이미지 성향, 해상력 등 각자의 개성을 가진 렌즈들로 목적과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저는 이 중 디자인이 가장 좋은 울트론 빈티지 라인을 메인으로 선택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박싱 / 디자인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35mm f2 렌즈의 패키지는 블랙/그레이 투 톤 컬러로 되어 있습니다. 다른 렌즈의 그것과 같습니다. 내부는 비닐에 싸인 새 렌즈가 스티로폼의 보호를 받고 있는 형태. 후드가 별매인 렌즈다보니 구성품은 렌즈와 앞뒷캡, 매뉴얼이 전부입니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아담하지만 묵직하다. 작고 가벼운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렌즈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 렌즈의 체감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곧은 원통형의 실루엣과 초점 링 등의 형태는 기존 보이그랜더 VM 마운트 렌즈들에서 보던 것입니다. 10년 전 사용했던 녹턴 50mm F1.1도 떠오르는 디자인이라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초점링의 요철과 표면 마감 등은 라이카 올드 렌즈들 -예를 들어 Summilux 50mm나 Noctilux 50mm의 첫 번째 버전-과도 닮아 있습니다. 올드 렌즈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만족할만한 모양입니다. 경통과 초점링, 조리개 링 등 전체가 메탈 소재로 되어 있어 견고하고 묵직한 느낌도 있고요.
철제 초점링 조작감이 DSLR/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들의 고무, 플라스틱 소재보다 견고하고 움직임이 균일한 느낌입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죠. 게다가 요철이 반복되는 패턴과 표면 음각 마감 때문에 손이 미끄러질 염려 없이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초점 레버나 노브는 없지만 렌즈 크기가 크다보니 이런 형태가 오히려 더 안정적입니다.
조리개 링은 그 면적이 작은 편이고 경통 끝부분에 배치돼 있어서 초점링보다는 조작감이 떨어집니다. 표면 마감 역시 일반적인 조리개 링의 그것과 같습니다. 대물렌즈 주변으로 브랜드와 초점거리, 조리개 값 그리고 아포란타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레터링의 색상은 흰색과 빨간색입니다.
35/50mm 아포란타 렌즈 모두 전면의 삼색 레터링은 디자인의 감점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알록달록한 것이 다소 가벼운 인상을 주거든요. 많은 지적을 받는 경통 끝 크롬 테두리와 달리 후드로 가릴 수도 없고요. 아포란타 렌즈의 장점을 표현하는 로고지만 못내 아쉽습니다.
APO-LANTHAR 35mm F2 vs Ultron Vintage line 35mm F2 비교
메인으로 사용 중인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asph. 렌즈와의 비교입니다. 렌즈 크기의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경통의 길이가 약 두 배인데 울트론쪽이 경통이 끝으로 갈 수록 좁아지는 디자인이라 차이가 더 커 보여요. 동일한 35mm 초점거리, F2 개방 조리개 값을 가진 렌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게 역시 체감상 두 배 정도로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크기와 무게가 큰 아포란타 렌즈가 화질에서 압도하지 못하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두 렌즈 모두 금속 소재로 만들어졌고 초점링과 조리개 링 조작 등도 우열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우수합니다. 다만 초점링 조작이 아포란타 렌즈쪽이 조금 더 부드럽고 균일하게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완성도 자체가 아포란타쪽이 조금 더 좋은 데다 초점 노브를 통해 조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영향도 있겠네요.
렌즈 마운트 (Leica M10-D)
라이카 M10-D 카메라에 마운트 한 모습입니다.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가 컴팩트한 매력이 있다면 아포란타 35mm f2쪽은 카메라와의 균형이 좋게 느껴집니다. 제법 무게가 있는 렌즈라 카메라를 놓았을 때 렌즈 무게 때문에 앞으로 숙여지지만 케이스를 사용하면 해결됩니다.
울트론이 종종 렌즈 없이 카메라만 들고 다니는 느낌이라면 아포란타는 렌즈에 힘을 준 느낌입니다. 300g의 무게가 M 시스템에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DSLR/미러리스 카메라의 AF 렌즈들과 비교하면 가볍고, 사양을 고려하면 적당한 느낌입니다. 라이카의 고사양 35mm Summilux 35mm F1.4 asph FLE가 320g, APO-Summicon 35mm F2 asph. 렌즈 역시 320g입니다. Summicron 35mm F2 asph. 렌즈는 이보다 조금 가벼운 255g이고요.
경통의 길이는 무한대 설정에서 가장 짧고, 50cm 최단 촬영에서 가장 깁니다. 아포란타 50mm 렌즈와 같은 패턴인데, 경통이 돌출되는 정도는 그보다 적습니다. 거의 차이가 없는 느낌이에요.
주로 작은 렌즈들만 사용해서 아포란타 35mm f2 렌즈의 크기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손에 쥐고 초점링과 조리개 링은 돌려보니 크기가 큰 만큼 파지가 안정적이고 조작이 쾌적한 것을 느낍니다. 무게의 차이는 결과물의 품질이 보상해줄 것이라 믿고요. 요즘 렌즈 화질이야 다 좋으니 작고 가벼운 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용도에 따라 아포란타와 울트론과 함께 운용하고 싶어집니다.
보이그랜더 역사상 최고의 35mm 렌즈. 아포란타 35mm f2 asph 렌즈의 소개와 언박싱,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어보며 해상력과 F2 개방 촬영의 느낌, 보케 표현, 크기와 무게에 대한 소감 등 다양한 시선에서 후기 남겨 보겠습니다. 궁금하신 내용은 댓글 남겨 주세요.
[ APO-LANTHAR 35mm F2 asph. 샘플 이미지 (LEICA M10-D)]
- 본 글은 보이그랜더 APO-LANTHAR 50mm F2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습니다.
- 렌즈는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