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의 풀프레임 미러리스용 광각 단렌즈 AF24mm F1.8 FE에 관한 마지막 포스팅. 오늘은 이 렌즈의 많은 요소들 중 기본이 되는 24mm 광각 프레임의 장점과 활용, AF 성능 테스트 그리고 새로운 기능인 천체 사진 모드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표준이 된 광각 24mm, 83.7˚ 프레임
사진 애호가들에게 24mm라는 숫자는 매우 익숙할 것입니다. 여러 제조사의 대표적인 표준줌 렌즈들이 24mm를 최대 광각 초점거리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광각 렌즈와 광각 렌즈의 경계선에 있는 초점거리로 많은 분들이 단초점 렌즈로 렌즈군을 구성할 때 포함하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스마트폰의 기본 광각 카메라가 24mm에 가까운 초점거리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에는 어쩌면 50mm보다도 더 익숙한 프레임이 됐다고 할 수 있겠죠.
위 사진은 28mm와 24mm의 촬영 영역을 비교한 것입니다. 망원보다 광각에서 1mm 차이가 크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프레임 차이가 있습니다. 28/35mm로 촬영해서 잘려 나가는 영역을 생각하면 풍경,야경 촬영에서 24mm를 하나쯤 갖춰야 할 이유가 충분하죠.
24mm의 장점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넓은 시원시원한 프레임을 제공하면서도 초광각 렌즈보다 프레임을 제어하기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21mm 이하의 초광각 렌즈들에서 종종 겪는 주변부 광량 저하와 왜곡 등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거든요. 표준줌 렌즈를 고를 때 28mm 최대 광각과 24mm에서 24mm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이를 뒷받침하겠죠.
삼양 24mm 렌즈는 위에 언급한 24mm 렌즈 고유의 장점에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뛰어난 근접 촬영 성능이 더해져 마치 표준 초점거리의 팬케이크 렌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AF 테스트
삼양을 포함한 써드파티 렌즈들을 선택할 때 네이티브 렌즈보다 떨어지는 AF 성능이 많은 분들을 고민케 합니다. 소니의 고급 렌즈군과 비교하면 이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나 최근 발매되는 렌즈들은 그 차이를 많이 좁혔습니다. 극한의 순간 포착이 필요한 포토그래퍼가 아닌 일반 취미 사진가들에게는 이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그리고 삼양 AF 24mm F1.8 FE 렌즈가 바로 이런 용도로 제작됐습니다.
A7C와의 AF 성능 테스트에서 A7C의 고속 하이브리드 AF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싱글 AF는 크게 딜레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AF-ON 버튼을 이용한 실시간 추적도 이상 없이 동작합니다. 새로 개발된 Linear STM 덕분에 소형/경량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Tiny but 시리즈에서도 쾌적한 구동 성능을 달성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 정도면 일반 촬영에는 물론 뛰어 노는 아이들 사진 찍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프레임이 넓고 심도가 깊은 광각 렌즈라 망원 렌즈보다 실패 확률이 적을 테니까요.
커스텀 모드 (천체 사진 모드)
“낮에는 풍경을, 밤에는 은하수와 야경을 조화롭게 담을 수 있는 화각의 렌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라는 제품 개발 노트에서 시작된 커스텀 모드. 경통의 버튼을 눌러 초점 영역을 무한대나 미리 지정한 거리에 맞출 수 있습니다. 원경 촬영이 주가 되는 풍경과 별 사진 촬영에 유용한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환경에서 무척 유용하게 활용했어요.
커스텀 모드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두 가지. 경통의 초점 고정을 누른 채로 카메라에 마운트하거나 전원을 켜는 것입니다. 버튼 옆의 LED 램프를 통해 동작 상태가 표시됩니다. 녹색으로 점멸되면 미리 설정한 초점 영역에 맞춰졌다는 뜻. 고정된 거리에서 촬영을 할 때 유용합니다. 하늘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별사진 촬영에서 초점을 무한대에 고정하는 용도로 제격이죠.
MF 모드에서 경통의 초점링 조작에 의해 포커스가 바뀌면 초점 고정 버튼을 한 번 눌러 즉시 복귀시킬 수 있습니다. 길게 누르면 현재 설정된 거리로 설정값이 바뀌게 됩니다. 기본은 무한대로 설정돼 있어서 풍경과 별사진에 적합하지만 이 외에도 피사체와의 거리가 일정한 촬영 환경에서 포커스를 한 곳에 고정시키고자 할 때 활용하면 유용합니다.
커스텀 모드가 비활성화 되어 있을 때는 경통의 초점 고정 버튼을 커스텀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사용자정의 키 메뉴에서 할당된 기능을 변경할 수 있고요. 네이티브 렌즈와 동일한 커스텀 버튼 지원을 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써드파티의 단점과 갈증들을 하나씩 해소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동영상 / VLOG 활용
24mm 렌즈는 사진뿐 아니라 최근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된 컨텐츠 시장에서도 유용한 화각을 제공합니다. 3:2 비율의 사진보다 넓은 16:9 영상 비율의 시원함을 효과적으로 살리면서 셀프 촬영이 필요한 VLOG에도 적절한 프레임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35mm만 되어도 동영상에선 프레임이 좁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위 영상은 A7C와 삼양 AF 24mm F1.8 FE 렌즈로 촬영한 것으로 풍경 촬영에도 답답하지 않은 24mm 광각 프레임의 장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렌즈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손떨림 보정 장치의 부재였습니다. 사진에서는 셔터 속도를 여유있게 확보하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었지만 동영상 촬영에서는 한계가 뚜렷하거든요. 실제로 A7C와 함께 사용해보니 잔떨림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광각 렌즈다보니 소프트웨어 보정이나 짐벌 등의 보조 장치 사용으로 상당 부분 보완이 가능하더군요. 아래는 그것을 비교한 영상입니다.
핸드헬드로 이동하는 동영상은 손떨림이 눈에 띕니다. 특히 소니 카메라의 손떨림 보정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해 잔떨림이 도드라지죠. 하지만 파이널 컷의 손떨림 보정 기능을 적용하니 잔떨림이 극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짐벌까지 활용하면 영상용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러리스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에서는 렌즈 내장 손떨림 보정보다는 짐벌에 올리기 수월한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의 이점이 더 클 때도 많으니 동영상 촬영용으로도 삼양 24mm 렌즈가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Tiny But ______
tiny but이란 명칭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삼양이 추구하는 철학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네이티브 렌즈의 고성능,고사양을 쫓기보다는 써드파티 렌즈 제조사가 가진 이점인 합리적인 가격을 휴대성에 접목시켜 라이트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한 삼양의 tiny but 렌즈들은 이제 해당 카테고리에서 자연스레 소니 렌즈들과 함께 비교되고 있습니다. 가성비에서는 다른 써드파티 렌즈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요.
AF 24mm F1.8 FE 렌즈는 삼양이 가장 잘 하는 광각 렌즈에서 그간의 강점과 발전된 광학 기술, 전체 촬영 등 특화 기능을 적절히 접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기본기인 이미지 품질은 광각 렌즈의 약점인 주변부까지 준수한 결과를 보였고 AF 성능도 취미 사진가들에겐 부족함 없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24mm 초점거리의 인기와 대중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많은 추천을 받게 될 삼양의 새로운 대표 렌즈가 될 수도 있겠네요. 저도 이 렌즈를 통해 평소 관심없던 24mm에 흥미를 갖게 됐거든요.
삼양 AF 24mm F1.8 FE 렌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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