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조리개 값은 부족한 실내/야간 촬영에서 보다 나은 결과물을 안겨주면서, 동시에 다양한 심도 연출이 가능합니다. 전자가 촬영 실패를 줄여주는 것이라면 후자는 사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얕은 심도의 감성적인 연출에 이끌려 밝은 조리개 값의 대구경 렌즈를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것입니다.
삼양 AF 24mm F1.8 렌즈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F1.8의 밝은 조리개 값입니다. 개방 촬영에서 오는 심도 표현과 야간/실내 촬영의 이점, 높은 조리개 값에서 갖는 이미지 품질의 우위 등 대구경 단렌즈의 장점들을 이 작고 가벼운 렌즈로 누릴 수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F1.8이란 숫자를 주제로, 삼양 AF 24mm F1.8 FE 렌즈의 특징과 장단점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F1.8 개방 촬영의 얕은 심도 표현
삼양 AF 24mm F1.8 FE 렌즈는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지만 F1.8의 밝은 조리개 값을 갖고 있습니다. 광각 렌즈지만 개방 촬영을 통해 고가의 대구경 렌즈 못지 않은 얕은 심도 표현과 감성적인 연출이 가능한 것이 사용하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24mm 광각 프레임이라 다른 렌즈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위 사진은 F1.8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로 얕은 심도 때문에 배경의 꽃과 잎이 마치 그림 속 붓터치처럼 아름답게 표현됐습니다.
표준-망원 렌즈보다 심도 표현에 약점이 있는 24mm 광각 렌즈지만 풀프레임 포맷에 F1.8의 밝은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는 기대 이상으로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거기에 최단 촬영 거리까지 약 19cm로 짧아 이를 잘 활용하면 배경 흐림 효과를 극대화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동일한 환경에서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를 테스트 한 것입니다.
F1.8과 F4 촬영 이미지의 심도 비교
일반적인 광각 줌렌즈가 F4 내외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갖는 것을 감안해 F1.8과 F4 촬영의 심도 표현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한 스톱이 조금 넘는 차이지만 배경 흐림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납니다. 작은 꽃을 가까이에서 근접해서 찍다 보니 광각 렌즈임에도 그 효과가 더욱 부각됐습니다. 광각에서도 줌렌즈보다 단렌즈가 우위를 갖는 이점을 보여주는 비교가 되겠네요.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
위 사진은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표현의 차이입니다. F4 촬영까지는 보기 좋은 배경 흐림이 가능한 것을 통해 풀프레임 포맷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심도 표현은 피사체, 배경과의 거리 등 변수가 많지만 흔히 대구경 렌즈의 기준으로 분류되는 F2.8 개방 촬영까지는 얕은 심도 연출을 더할 수 있는 것이 테스트와 실제 촬영에서 얻은 결론입니다.
부드러운 원형 보케
몇몇 이미지에서 부드러운 배경 표현과 보케의 형태가 이 렌즈의 개방 촬영 결과물을 돋보이게 했습니다. 비교적 뚜렷한 원형으로 표현되는 보케는 인물과 정물, 반려동물 촬영에서 피사체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녹색과 노란색 등이 많은 풍경 촬영에서는 종종 회화처럼 진득하면서 부드럽게 퍼지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 이 렌즈를 들고 촬영을 나설 때는 보다 넓은 풍경, 멀리 있는 것들에 관심을 뒀는데 요즘엔 이 배경 묘사와 보케 표현을 즐기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빛망울)의 형태와 크기를 비교한 것입니다.
주간 풍경뿐 아니라 야경 촬영 빈도도 높은 광각 렌즈의 특성 상 빛갈라짐 표현 역시 렌즈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야경 장노출 촬영을 즐겨서 삼양 24mm F1.8 렌즈의 야경 표현 능력도 궁금했는데요,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빛갈라짐 표현을 비교한 것입니다.
9매의 조리개 날로 구성된 이 렌즈의 빛갈라짐은 총 18갈래로 무척이나 화려한 편입니다. 다만 그 모양이 선명하지 못하고 크기 역시 작은 편이라 장노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데는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일반적으로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빛갈라짐의 형태와 크기에 장점이 있는데 삼양 AF 24mm F1.8 FE 렌즈의 약점으로 이 빛갈라짐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실내/야간 촬영에서의 F1.8
F1.8의 밝은 조리개 값을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좋은 소니의 최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사용하면 그 시너지가 대단합니다. 작은 조명, 촛불 하나 정도의 어두운 실내에서도 F1.8 최대 개방 조리개값과 손떨림 보정, 높은 ISO 감도를 적절히 활용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정도죠. 여담으로 소니 A7C의 고감도 이미지 품질은 놀랍습니다. 그동안 고감도 이미지 품질에 약점이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포맷, 라이카 M 시스템을 주력으로 사용하다보니 요즘 카메라의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제게는 충격적일 정도였어요.
아래는 F1.8 최대 개방 조리개값으로 촬영한 실내/야간 촬영 이미지입니다. 좀 어둑어둑하다 싶은 카페에서도 F1.8 최대 개방을 사용하면 1/30초, ISO 3200 정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야간 촬영에서는 스팟 측광을 활용해 셔터 속도를 우선적으로 확보한 뒤 이미지를 밝게 보정하는 것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카메라/렌즈 조합으로 실내/야간 촬영을 진행하며 느낀 장점을 꼽자면,
1. F1.8 최대 개방은 생각보다 밝다.
2. A7C는 ISO 10000까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3. 카메라의 내장 손떨림 보정 성능을 믿고 1/15초까지 셔터 속도를 늘려보자.
정도가 있겠네요. 삼양 AF 24mm F1.8 FE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 F1.8은 그 자체로도 우수한 사양이지만,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뛰어나고 손떨림 보정 장치가 내장된 카메라를 만나면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것과 어두운 실내를 걱정하던 시간이 아주 먼 옛날 이야기가 된 것처럼요.
광각 렌즈를 유능하게 만드는 숫자 1.8
흔히 풍경 촬영용으로만 생각하는 광각 렌즈에선 높은 조리개 값의 팬 포커스 촬영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삼양 AF 24mm F1.8 FE 렌즈는 F1.8의 개방 조리개 값을 적극 활용해 인물/정물/반려동물/음식 사진 등을 촬영할 때 풍부하고 감성적인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다. 광각 렌즈에서도 밝은 조리개 값이 필요한 것을 여러 촬영에서 새삼스레 느낄 수 있는 테스트였습니다. 이렇게 밝은 조리개 값을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의 렌즈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줌렌즈 대신 단렌즈를 쓰는 이유, 그리고 삼양 AF 24mm F1.8 렌즈의 장점이겠죠. 이 렌즈는 평소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24mm 광각 렌즈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삼양 AF 24mm F1.8 FE 렌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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