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론의 미러리스용 초광각 렌즈 11-20mm F/2.8 Di III-A RXD에 대한 이번 포스팅은 F2.8 대구경 렌즈가 갖는 이점 중 하나인 심도 표현과 동영상 촬영 성능, 그리고 AF 속도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초광각 렌즈지만 F2.8의 밝은 조리개 값과 새로 개발된 RXD 시스템 등 E 마운트 초광각 렌즈 중 가장 높은 사양으로 출시된 렌즈인만큼 E 마운트의 새로운 희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거든요.
F2.8의 밝은 조리개 값
APS-C 포맷 초광각 렌즈 중 세계 최초로 F2.8의 고정 조리개 값을 갖는 렌즈입니다. 보다 많은 빛을 확보해 셔터 속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야간/실내 촬영에서 보다 나은 결과물을 안겨 줍니다. 풀프레임 포맷 대비 고감도 성능이 좋지 못한 APS-C 포맷 사용자에겐 반가운 사양입니다. 경쟁 제품격인 소니의 10-18mm f4 OSS 렌즈와 비교하면 손떨림 보정이 없지만 조리개 값이 한 스톱 더 밝습니다. 어느 한쪽의 우세보다는 촬영 환경과 용도에 따라 OSS와 조리개 값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죠.
개인적으로는 소니 카메라/렌즈의 손떨림 보정 장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한 스톱 밝은 조리개 값을 선호합니다. APS-C 포맷에서는 늘 아쉬운 심도 표현의 자유를 얻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탐론 11-20mm f2.8 렌즈는 초광각 렌즈지만 초점거리와 조리개 값, 피사체와의 거리 등 조건이 충족되면 제법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비교입니다.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 - 11mm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 - 20mm
초광각 렌즈다 보니 극적인 맛은 없지만 환산 약 17mm의 초광각에서도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데 의의가 있겠습니다. 물론 이 테스트 결과는 주 피사체와의 거리가 이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에 가까울 정도로 가까워 일반 촬영에서는 이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지만 20mm 광각, F2.8 최대 개방 촬영 결과는 배경 흐림에 목마른 APS-C 포맷 E 마운트 사용자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인물 중심의 셀피 VLOG, 음식 사진 등에서 적당한 배경 흐림이 가능합니다.
AF 테스트
렌즈를 사용하기 전엔 하이브리드 AF와 실시간 트래킹과 얼굴/눈 인식 등 타사 대비 뛰어난 E 마운트 카메라의 AF 성능을 써드파티 렌즈가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소니 E 마운트 렌즈들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만큼 빠르고 정확한 포커싱이 가능했습니다. 실시간 트래킹과 얼굴인식, 눈 우선 AF 등 A6400의 AF 성능과 특화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탐론 11-20mm f.28 렌즈에 탑재된 RXD(Rapid eXtra-silent stepping Drive, 고속 정밀 스테핑 모터 드라이브 AF 시스템)는 모터의 회전 각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과 렌즈 위치를 검출하는 내장 센서 등 탐론의 최신 AF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특히 최신 E 마운트 카메라의 실시간 트래킹 AF에 네이티브 렌즈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아래는 AF-S와 AF-C 추적 환경으로 AF 성능을 테스트 해 본 영상입니다.
초점 영역을 중앙부로 설정한 AF-S에서 딜레이 없이 빠르고 정확한 초점 검출이 가능합니다. 함께 출시 된 표준 줌렌즈 16-50mm 렌즈와 비교해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원거리/근거리를 반복해서 전환하는 AF 동작에도 근거리와 큰 차이 없는 성능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속 하이브리드 AF 성능이 발휘되는 AF-C 설정의 실시간 트래킹 역시 이상 없이 동작하는 것을 LCD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사체의 얼굴과 눈을 자동 인식해 우선적으로 초점을 지정하는 얼굴 인식 / 눈 우선 AF도 정상 동작합니다. 매우 작은 인형의 얼굴에서도 기민한 동작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인물 촬영에선 더욱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AF
동영상 촬영에서도 A6400의 AF 성능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구도와 피사체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반셔터 동작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새로운 피사체를 포착했습니다. 더불어 동영상 촬영에 대응하기 위해 모터 구동음을 줄인 RXD의 장점 역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손떨림
A6400과 11-20mm F2.8 렌즈 모두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다 보니 동영상 촬영에 대한 기대가 적었는데, 실제 촬영해 보니 잔떨림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프레임 이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광각 렌즈가 갖는 이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위 동영상은 A6400과 탐론 11-20mm F2.8 렌즈로 촬영한 동영상과 소프트웨어 손떨림 보정 결과물을 비교한 것입니다.
다만 정적인 촬영이 아닌 핸드헬드 이동 촬영에서는 아무래도 사용이 어렵습니다. 이 렌즈로 VLOG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짐벌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APS-C 포맷 초광각 렌즈 최초의 F2.8의 밝은 조리개 값은 얕은 심도 표현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며 동시에 안정적인 셔터 속도와 낮은 ISO 감도의 더 나은 결과물을 안겨줍니다. 조건이 다소 까다롭지만 배경 흐림 조절이 가능해지니 풀프레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날의 아쉬움이 조금은 줄었습니다.
RXD는 소니 네이티브 렌즈 부럽지 않은 AF 성능과 정확성, 동영상 촬영에 불편함 없는 무소음 동작이 돋보였습니다.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어 동영상 주력 렌즈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초광각 렌즈의 기본에 충실한 렌즈입니다. 밝은 조리개 값과 빠른 AF가 촬영을 더 쉽고 즐겁게 해 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최신 렌즈가 좋은 이유가 이런 것이겠죠.
- 렌즈는 개발용 베타 제품으로 실제 판매될 제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탐론 B060 선행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습니다.
- 탐론 B060은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