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기피앤씨의 신제품 체험단 이벤트를 통해 시그마의 새로운 ART 단렌즈 85mm F1.4 DG DN ART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파나소닉 S1을 통해 L-마운트 시스템을 접하고 공부하면서 라이카, 파나소닉, 시그마 세 제조사의 개성있는 카메라와 가격대별로 다양한 렌즈 선택권 등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고, 렌즈와 액세서리 등 시스템 확장에 점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유저층이 빈약한 비주류 시스템이라 한계가 있지만 여전히 세 브랜드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됩니다.
이번에 발표한, 그리고 제가 사용하게 된 L-마운트 85mm F1.4 DG DN ART 렌즈는 기존 85mm F1.4 DG HSM ART 렌즈와 초점거리와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같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를 위한 새로운 렌즈 설계가 적용된 렌즈입니다. 기존 L-마운트 85mm F1.4 DG HSM ART 렌즈는 해당 마운트에 맞춰 경통 길이만 늘려놓은 터라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거든요.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85mm F1.4 DG DN ART 렌즈는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시그마 ART 라인에 걸맞은 광학 성능을 실현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고요.
렌즈의 사양과 특징 등에 대한 설명은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캐논 EF 마운트 시그마 85mm F1.4 DG HSM ART 렌즈에 MC-21를 사용해 파나소닉 S1에서 인물 및 망원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함께 보유 중인 24/35/50mm F1.4 ART 렌즈들과 마찬가지로 광학 성능에서는 대단히 만족하고 있지만 1kg이 넘는 무게와 필터 규격 85mm에 이르는 대구경 등 휴대성에선 약점이 있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치고는 크고 무거운 파나소닉 S1과 결합하면 무게가 2kg이 넘기 때문에 선뜻 챙기기가 어렵더군요. 또한 동영상 촬영에서는 85mm 필터 규격과 경통 때문에 매트박스 등의 액세서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MC-21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느리고 부정확해지는 AF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그래서 미러리스 전용 설계, 무단 조작을 지원하는 조리개 링 채용 등 새로운 85mm F1.4 DG DN ART 렌즈의 요소들에 욕심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어댑터 없이 바로 마운트할 수 있는 L-마운트 전용 렌즈의 퍼포먼스에 기대가 컸죠. 그간 대체제가 보이지 않았던 망원 촬영에 확실한 답을 얻은 것 같아 기쁘고, 기대했던 제품을 출시 전에 체험해 볼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아트 렌즈 사용자에게는 익숙한 시그마 상자. 하지만 크기가 작게 느껴집니다. 이건 집에 있는 다른 ART 렌즈 상자들과 비교해봐야겠습니다.
상자를 여니 역시나 익숙한 나일론 파우치가 보이고, 그 안에 렌즈와 후드가 있습니다. 렌즈의 첫인상은 확실히 ‘작고, 가볍다’입니다. 가장 많이 쓰는 35mm F1.4 DG HSM ART 렌즈보다 전체 길이는 비슷하고 지름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집니다. 후드는 원형 후드로 렌즈 크기에 비해 상당히 큰 편입니다. 때문에 후드를 장착하면 렌즈 크기가 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래는 후드 체결 전/후를 비교한 사진입니다.
경통은 유광과 무광 소재가 함께 쓰였습니다. 마운트부는 매끈한 느낌의 유광 소재, 초점링과 조리개 링 사이 부분은 무광 소재로 마감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광 소재의 내구성과 쉽게 드러나는 사용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무광 마감으로 통일하면 어떨까 싶어요. 대물렌즈쪽에 위치한 초점링은 상당히 넓은 편이고, 하단에 조리개 링이 있습니다. 초점링이 넓어 수동 조작과 동영상 촬영 때 포커스 기어 링을 달기에도 습니다.
외부 인터페이스가 많은 편입니다. AF/MF 전환 레버 아래 AF Lock 버튼이 있고, 그 아래 조리개 링의 클릭감을 조절하는 레버가 있습니다. 영상 촬영 때 무단 조리개를 사용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수동 조리개 링을 탑재한 렌즈로 조리개 링은 오토 또는 F1.4부터 F16까지 1/3단계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용 중인 다른 ART 렌즈에 없는 수동 조리개 링의 탑재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대물렌즈 너머로 보이는 조리개의 모습을 직접 보는 재미도 있고요.
파나소닉 S1에 마운트 한 모습은 같은 브랜드의 카메라/렌즈처럼 잘 어울립니다. 렌즈 경통의 지름과 길이가 카메라의 크기와도 조화롭고요. 기존에 사용하던 85mm F1.4 DG HSM ART 렌즈는 비대한 렌즈 크기, 무게 때문에 불안정한 느낌이 있었는데 L-마운트 전용 렌즈는 확실히 시스템에 최적화 된 설계가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이보다 작은 크기의 소니 A 시리즈와의 조화도 궁금합니다.
앞으로 저는 이 카메라와 렌즈로 ‘망원 렌즈로 찍는 음식 사진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생각입니다. 흔히 인물 렌즈로 불리지만 몰입감 높은 프레임과 자유로운 심도 표현, 아름다운 보케 등이 음식 사진을 찍을 때도 좋거든요. 편한 크로스 백에 넣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으니 매일 가지고 다니며 제가 먹은 음식들과 일상의 다양한 기록들을 남겨 보려고 합니다.
[시그마 85mm F1.4 DG DN ART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파나소닉 S1)]
렌즈를 받고 이틀 정도 테스트 한 결과 F1.4 최대 개방 촬영에서도 매우 뛰어난 해상력이 인상적입니다.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한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가져다 주더군요. 음식 촬영에서 85mm 프레임의 매력은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하고 F1.4 개방 촬영의 심도는 미소를 짓게 합니다. 다만 최단 촬영거리가 85cm로 다소 멀어서 음식 사진 찍을 때 종종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점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촬영하며 렌즈의 특성과 성능에 대해, 그리고 사용하며 느낀 것들에 대해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