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요즘 주로 사용하는 데일리 카메라&렌즈 조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시그마 85mm F1.4 DG DN Art 렌즈를 받기 전 가장 많이 기대했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풀 프레임 카메라' 그리고 '작고 가벼운 데일리 망원 렌즈’의 조합입니다. 실제 결과도 기대만큼 만족스러워서 주중엔 메인인 루믹스 S1 대신 시그마 FP를 챙길때가 더 많습니다. 그 이유가 오늘 포스팅의 주 내용이 되겠네요.
시그마의 신제품 85mm F1.4 DG DN Art 렌즈에 관한 정보와 후기는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시그마 FP에 관한 내용도 조만간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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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본격적인 설명 전에 시그마 FP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덧붙이겠습니다. 차후에 좀 더 상세히 사용 후기를 남기겠지만, 85mm F1.4 DG DN Art 렌즈와의 조합을 설명할 때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어서요.
SIGMA FP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 L-마운트
2460만 화소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이면조사형 베이어 CMOS)
3840x2160 4K 해상도 동영상 촬영 (CinemaDNG, MOV)
UHD 4K / 23.98p, 25p, 29.97p
FHD(1,920x1,080) / 23.98p, 25p, 29.97p, 59.94p, 100p, 119.88p)
DCI 4K(4,096×2,160) 12bit RAW 24fps (외장 레코더 사용)
콘트라스트 검출 AF
1/8000~30초 셔터 속도 / 벌브 지원
ISO 100-25600 (확장 ISO6,12,25,50,51200,102400)
초당 5매 연속 촬영
전자식 손떨림 보정
210만 화소 3.15” LCD 디스플레이
USB3.1 Gen1 Type C 인터페이스
BP-51 배터리 | 280매 촬영
112.6 x 69.9 x 45.3mm
422g (배터리,SD카드 포함) / 370g (카메라 단독)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풀 프레임 카메라'
역시나 이 수식어가 이 카메라를 가장 잘 설명합니다. 비록 그 타이틀을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지만요. 하지만 작다는 것 하나만으로 갖는 이점이 대단히 많고, 이보다 훨씬 더 큰 카메라들이 하지 못하는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카메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작은 크기에서 오는 휴대성이었어요. 매일 휴대하며 일상을 기록할 카메라가 APS-C 포맷보다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풀 프레임 카메라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가장 작은 풀 프레임 카메라에 관심이 갔고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파나소닉 루믹스 S1과 렌즈를 공유할 수 있는 L마운트 연합이라는 점에 끌렸습니다. 그 다음엔 시네마DNG, Prores RAW 촬영을 지원하는 영상 기기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샀고요.
물론 불만도 많습니다. 특히 전자 셔터로 인한 실내 플리커 현상, 부족한 배터리 성능, 무선 통신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물론 이보다앞서 언급한 장점이 더 크기에 FP를 선택했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신제품 85mm F1.4 DG DN Art 렌즈와의 조합이 만족도를 더 높여 줬어요.
작고 가벼운 풀 프레임 & 85mm 조합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 조합이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같은 회사 제품이고 현재 시그마의 L-마운트 카메라가 FP뿐인 것을 생각하면 이 렌즈를 기획,제작할 때 외관 뿐 아니라 광학 성능과 최적화까지 FP가 기준이 되었겠지요. 메탈 소재의 질감부터 모서리 처리 방식, 레터링 폰트까지 일체감이 좋습니다. 다만 시그마 Art 렌즈들에 공통으로 적용된 경통 일부의 유광 처리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무척이나 단단하고 매트하고 까실한 FP의 외관 특히 마운트부와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고요.
하지만 크기와 무게를 기준으로 보면 둘은 더 없이 좋은 단짝입니다. 함께 출시한 45mm F2.8 렌즈 빼고는 그다지 어울리는 렌즈가 없던 FP에 85mm F1.4 DG DN Art는 크기와 무게 모두 좋은 균형을 보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EF 마운트 24/35/50mm Art 렌즈에 MC-21 어댑터를 사용하면 FP와 사용하기엔 너무 크고 무거워지거든요.
1kg으로 즐기는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 85mm F1.4
시그마 FP의 무게는 370g, 크기뿐만 아니라 무게도 풀 프레임 카메라 중 가벼운 축에 속합니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추가해도 422g으로 500g이 되지 않습니다. 단단한 메탈 프레임 덕분에 풀 프레임 카메라 중 최경량은 아닌 것 같지만 조금 더 무겁더라도 이렇게 단단한 게 개인적으로는 신뢰감이 느껴져 더 좋습니다. 85mm F1.4 DG DN Art 렌즈의 무게는 630g, 카메라보다 더 무거운 것이 눈에 띕니다. F1.4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갖는 대구경 렌즈인 것과 메탈 소재를 채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역시 가벼운 편에 속하죠. 기존 85mm F1.4 DG HSM Art 렌즈의 무게가 1kg을 훌쩍 넘습니다.
이 카메라와 렌즈 조합의 무게는 1052g, 1kg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루믹스 S1이 렌즈를 제외한 카메라 무게만으로도 1kg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무게의 장점은 확실합니다. 1kg이 넘는 카메라, 렌즈 조합을 가볍다고 하는 것이 무리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이 카메라는 2400만 화소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고, 렌즈는 F1.4 개방 촬영을 지원하는 85mm 대구경 망원 렌즈입니다. DSLR은 물론 경쟁 미러리스 시스템과 비교해도 장점이 있는 구성이죠. 인물, 정물 촬영을 즐기는 사진가라면요.
손안에서 펼쳐지는 고품질 이미지 & 아름다운 표현
45mm F2.8 렌즈 다음으로 시그마 FP에 잘 어울리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크기가 워낙에 작고 무게도 가벼워서 85mm F1.4 DG DN Art 렌즈를 마운트 해도 무게 중심이 렌즈쪽에 실리고, 렌즈 경통 높이가 카메라보다 높아서 반듯하게 내려놓을 수도 없지만 디자인의 조화는 제법 훌륭한 편입니다. 렌즈가 조금만 더 작았다면 찰떡이겠다 싶지만 그럼 아마도 조리개 값이 F1.8 정도로 어두워졌겠죠? 그렇담 좀 더 큰 F1.4 렌즈가 좋습니다.
S1보다 가벼워졌다곤 해도 매일 1kg의 카메라,렌즈를 들고 출퇴근하는 것에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 잠시 멈춰 선 출근길 하늘과 고민 끝에 선택한 점심 식사, 퇴근길 노을에 반해 발길을 돌린 공원과 강가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 그 수고들이 아깝지 않습니다. 아래는 그간 시그마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이번 렌즈 체험의 주제를 음식 사진으로 정한 만큼 FP로도 음식 사진이 가장 많습니다.
[시그마 FP + 85mm F1.4 DG DN Art로 촬영한 이미지]
시그마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 조합으로 진행한 음식 촬영에서 좋은 점은 역시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F1.4 대구경 렌즈가 만드는 풍부한 느낌입니다. 다양한 심도 표현도 매력이고요. 반면 불편한 점이라면 85cm의 최단 촬영 거리 때문에 테이블에서 일어나야 할 때가 종종 있다는 것, 시그마 FP의 디스플레이는 틸트 조작도 지원하지 않거든요.
F1.4 개방 촬영의 심도와 보케 표현
음식이 나오기 전 식당의 모습을 테스트 삼아 찍어 보았습니다. 85mm 망원 프레임과 F1.4 개방 촬영의 얕은 심도 표현에 놀라면서요. 꽤 멀리 있는 테이블 위 세팅을 찍을 때도 심도가 꽤 얕게 연출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원형 보케가 눈에 띄었고요.
중심부의 경우엔 완전한 원형에 가까운 보케가 표현됩니다. 주변부로 갈수록 타원에 가까워지고요. 중심부 보케가 무척 아름다워서 인물 사진에 활용하면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만간 조리개 별 보케 비교 테스트도 포스팅 할 계획입니다.
하다못해 비벼놓은 짜장면에서도 동글동글 보케를 볼 수 있으니, 이래서 인물/정물용 렌즈로 85mm 대구경 렌즈를 선호하는구나 싶어요. 보케만 잘 활용해도 이 렌즈로 멋진 사진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조리개에서 선명한 이미지
시그마 Art 렌즈의 장점은 역시나 타협하지 않는 해상력입니다. 크기와 무게는 줄었지만 이 렌즈 역시 Art 시리즈 제품인만큼 높은 광학 완성도를 기대하게 되는데요, FP와의 조합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가장 좋은 품질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화창한 날의 야외, F5.6 이상의 조리개 값으로 테스트 해 보니 원본 리사이즈한 사진과 확대 이미지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원거리 촬영에서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전자 셔터를 사용하는 FP의 구조적 특성인지, 아니면 이미지 센서의 특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촬영한 루믹스 S1의 이미지와 비교했을 때 윤곽선이 날카롭지 못하고 다소 뭉개지는 듯 표현되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흡사 스마트폰 카메라 사진을 확대했을 때 윤곽선과 표면 질감이 흡사 그림 또는 그래픽처럼 보이는 현상인데 이는 좀 더 테스트 해봐야겠습니다. S1에서는 날카로울만큼 선명한 결과물을 보이는 터라 아무래도 FP의 이미지 프로세싱 또는 전자 셔터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FP의 매력 틸 & 오렌지 모드
구매 전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FP의 컬러 모드가 요즘은 FP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내장된 컬러 모드 중 틸&오렌지 모드인데요, 영화나 유튜브 영상 등에서 유행하는 틸&오렌지 컬러를 사진과 영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프리셋으로 제공됩니다. 독특하게 왜곡된 컬러가 흡사 영화 속 장면을 캡쳐한 것 같아서 촬영 첫날부터 사랑에 빠졌죠. 그래서 요즘도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 조합으로 사진을 찍을 때 JPG+RAW 설정으로 JPG 이미지는 틸&오렌지로 기록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시그마 FP의 틸&오렌지 컬러 모드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무보정이니 틸&오렌지 컬러 모드가 이런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독특한 색의 왜곡이 요즘 영상 트렌드는 물론 SNS용 이미지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예측 못한 컬러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요즘은 RAW파일 보정보다 JPG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할 때가 많아요. 시그마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 그리고 틸&오렌지 컬러 모드 조합은 데일리 촬영용 조합으로 추천할 만 합니다.
실내 촬영의 플리커 현상
음식 사진을 주로 찍다보니 실내 촬영이 많은데, 전자 셔터를 사용하는 시그마 FP의 단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형광등 등 실내 조명 아래서 커튼처럼 줄이 생기는 현상인데, 셔터 속도를 1/60초보다 느리게 설정하면 해소가 되지만 이러면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는 FP에서는 85mm 렌즈로 촬영했을 때 이미지가 흔들릴 확률이 높습니다. 망원 렌즈라 조금 더 신경쓰이는 부분이 되겠네요.
지금 내게 가장 가까이 있는 데일리 카메라&렌즈
카메라를 사용하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일상을 기록하는 용도라면 화질과 성능보다 휴대성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원할 때 곁에 있어야 담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시그마 FP와 85mm F1.4 DG DN Art 렌즈 조합은 요즘 저와 가장 가까운, 그리고 가장 많은 사진을 남기는 조합입니다. 아직 어색한 85mm 프레임 안에 원하는 것들을 담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고품질과 다양한 표현을 모두 갖춘, 게다가 작고 가볍기까지 한 이 조합이 정말 맘에 듭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촬영해보지 않은 동영상 활용에 대한 기대도 대단하고요.
저처럼 가벼운 데일리 카메라&렌즈 조합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하나의 선택지로 추천해 봅니다.
[시그마 FP + 85mm F1.4 DG DN Art로 촬영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