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 '집 근처에 라멘 맛집이 생겼다'며 설렘 담긴 포스팅을 남긴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라멘을 좋아하던 터라 맛있는 라멘집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신이 났었죠. 게다가 사장님의 솜씨와 철학이 맘에 들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꼭 찾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분이 함께 운영하시던 가게가 지금은 카레집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장님이 바뀐 것은 아니고 메뉴가 카레로 바뀐 것이라 솜씨는 여전합니다. 자주 가고 싶은데, 아쉽게도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영업을 안해서 주말에 서두르지 않으면 갈 수가 없어요.
라멘집은 성수, 서울숲 인근에 오픈했습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가, 어느 비오는 날 분위기와 배고픔에 이끌려 찾아갔습니다. 회사와 서울숲이 교통이 좋지 않아서 큰 맘 먹고 갔어요.
수유에 있던 매장보다 규모는 조금 더 큽니다. 처음 찾았는데도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걸 보니 두 가게의 인테리어에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일단 상호명이 동일하니까요.
처음 찾은 친구는 대표 메뉴인 쌍문동코츠, 저는 신메뉴인 니보시시오라멘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각 8500원, 8000원으로 다른 라멘집 대비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적정가입니다. 완성도를 생각하면 만족스럽고요. -특히 여기 완자가 아주 좋죠-
쌍문동코츠는 그때 그 맛 그대로입니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돈코츠 육수와 적절하게 삶아진 달걀, 무엇보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완자가 반가웠습니다. 보통 라멘은 차슈부터 찾게 되지만 이집에서는 차슈가 뒷전이 되죠. 완자가 정말 맛있거든요. 그래서 추가해서 먹기도 합니다. 완자 추가는 천원이에요. 그때와 맛이 달라지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특별하기보단 균형이 잘 잡힌 돈코츠라멘입니다.
니보시 시오라멘은 멸치 육수와 닭육수를 섞어 낸 담백한 육수가 특징입니다. 구운 파는 단맛을 더해주고요. 반가운 완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수유에 있을때는 없던 메뉴라 기대했는데, 개인적인 선호도는 쌍문동코츠를 향하지만 돈코츠 특유의 묵직함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담백하고 든든하게 먹기 좋겠습니다. 성향 차이지 어느쪽이든 맛이 있어요.
같이 간 친구도 이집의 완자가 맘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처럼 매일 비 내리는 장마철에는 자주 생각이 나는 집입니다.
참, 이집을 찾는 동네 주민들은 메뉴가 왜 '쌍문동코츠'인지 궁금해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