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하고 있는 올림푸스의 PRO 단렌즈 시리즈 17mm F1.2 PRO, 25mm F1.2 PRO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야경 촬영에서 두 렌즈의 표현과 성능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이전에 17mm F1.2 PRO 렌즈를 사용하며 장노출 촬영에서 크고 아름다운 빛 갈라짐에 좋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어 이번에 두 렌즈를 가지고 야경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는 E-M1 Mark II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는 두 렌즈의 프레임 차이, 그에 따른 F1.2 개방 촬영의 표현 차이 등을 살펴 보았습니다. 35mm 환산 약 34mm, 50mm로 프레임 차이가 크지 않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제법 차이가 났고 그만큼 두 렌즈로 표현할 수 있는 장면도 달랐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올림푸스 17mm F1.2 PRO vs 25mm F1.2 PRO 렌즈 - 프레임과 심도 비교
- 동일한 장면에서 촬영한 17mm F1.2 PRO 렌즈와 25mm F1.2 PRO 렌즈의 결과물 -
야간 장노출 촬영을 즐겨하는 터라 두 렌즈를 함께 손에 쥐자마자 야경 표현 능력이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사용했던 17mm F1.8, 12mm F2 등의 단렌즈보다 PRO 렌즈의 빛 갈라짐, 보케 표현이 월등히 뛰어난 것을 알고 있거든요. 두 렌즈로 실제 한강 야경을 촬영해 보니 기대했던 대로 깔끔하고 멋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비교한 것은 장노출 촬영에서의 빛 갈라짐 표현입니다.
- 17mm F1.2 PRO(왼쪽) | 25mm F1.2 PRO(오른쪽) -
위 사진은 동일한 위치에서 17mm F1.2 PRO, 25mm F1.2 PRO 렌즈로 촬영한 장노출 이미지로 조리개 값은 두 렌즈 모두 F16으로 설정했습니다. 프레임의 차이로 구도는 다르지만 빛 갈라짐 표현은 마치 같은 렌즈로 찍은 것처럼 비슷합니다. 매우 크고 아름다우며 끝이 날카롭습니다. 9매의 원형 조리개 날로 제작된 두 렌즈 모두 18갈래의 빛 갈라짐이 표현되는 것 역시 공통점이고요. 어느 한 쪽의 우열을 따지기 쉽지 않네요. 아래는 조리개 별 비교입니다.
- F1.2 -
- F2 -
- F2.8 -
- F4 -
- F5.6 -
- F8 -
- F11 -
- F16 -
빛 갈라짐의 형태는 두 렌즈 모두 F4 촬영부터 나타나며 F8부터 끝이 날카롭게 다듬어집니다. 그리고 F16 최대 조리개 값까지 조금씩 크기가 커지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F16 촬영 결과물의 빛 갈라짐은 너무 커서 풍경에 대한 몰입도를 깰 수 있으니 F8-F11 사이의 값이 적절해 보입니다.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가장 높은 값인 F16 촬영에서도 회절 현상으로 인한 화질 저하가 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두 렌즈의 빛갈라짐은 크기와 모양, 조리개 별 성향까지 상당히 유사해서 우열을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빛 갈라짐 크기 자체는 17mm F1.2 PRO가 조금 더 크지만 25mm F1.2 PRO 렌즈의 그것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보케(빛망울) 비교입니다.
- 17mm F1.2 PRO(왼쪽) | 25mm F1.2 PRO(오른쪽) -
두 렌즈 모두 F1.2의 밝은 개방 조리개 값을 갖는 렌즈인만큼 최대 개방에서의 보케가 매우 크고 아름답습니다. 선명한 원에 가까운 형태를 띠는 것도 그렇고요. 보케의 크기 자체는 광각인 17mm보다 표준 렌즈에 해당하는 25mm 렌즈가 우세합니다. 형태 역시 17mm F1.2 PRO 렌즈의 보케는 원형에 가깝지만 9각형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의 크기와 모양을 확대 비교한 것입니다.
- F1.2 -
- F2 -
- F2.8 -
- F4 -
- F5.6 -
- F8 -
두 렌즈 모두 F1.2 최대 개방 조리개 값에서 보케가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조리개 값이 커지면서 점차 작고 9각형으로 변합니다. 크기는 모든 조리개 값에서 25mm가 큽니다.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이선 보케(도넛 보케)는 양쪽 모두에서 테두리에 얇게 나타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보케 비교에서는 아무래도 25mm F1.2 PRO 렌즈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네요.
두 렌즈 모두 기대했던 대로 야간 촬영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만족스러웠지만, 워낙에 비슷해서 각 렌즈만의 개성을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작고 가볍고 결과물 준수한 17mm F1.8 렌즈가 있음에도 크고 무거운 F1.2 PRO 렌즈를 사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저는 이 야경, 그리고 빛을 표현하는 능력을 꼽습니다.
앞으로도 두 렌즈를 더 비교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