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카메라 E-PL9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데님 블루 컬러가 마음에 들어 PEN-F와 함께 사용할 서브 카메라로 영입한 것인데, 일상을 가볍게 담을 카메라로서 꽤나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새롭게 추가된 아트 필터 '인스턴트 필름'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 요즘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하면서도 아트 필터 효과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OM-D E-M10 Mark III에서 선보인 블리치 바이패스나 PEN-F의 모노크롬 프로파일 등 최근에 추가된 아트 필터와 흑백 효과는 마음에 들어서 RAW+JPG 촬영 방식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OM-D E-M10 Mark III와 PEN-F에 추가된 블리치 바이패스 아트 필터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작성 하기도 했죠.
올림푸스 E-M10 Mark III의 새로운 아트 필터 효과, 블리치 바이패스(Bleach bypass)
새로운 아트 필터 인스턴트 필름
E-PL9에는 새로운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가 추가됐습니다. 최신 SNS 트렌드에 맞춰 즉석 카메라나 일회용 카메라의 독특한 컬러 톤을 재현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앱 역시 과장된 색감과 대비 조절 등의 효과를 강조한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죠.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 역시 의도적인 색의 왜곡과 낮은 명암 대비로 일반적인 촬영에서 얻을 수 없는 독특한 결과물을 안깁니다. 아래 두 이미지를 통해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의 느낌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 일반 촬영 (A모드, RAW 촬영 후 JPG 변환) -
-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 적용 -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의 결과물은 이미지 전체에 보랏빛이 돌고 붉은 톤과 녹색 톤이 특히 강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외의 색상은 평이하거나 오히려 다소 물 빠진 느낌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이 인스턴트 필름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의 결과물 내지는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으로 촬영한 것을 연상시킵니다. 보이는 것 그대로, 때로는 그보다 더 선명하고 화려하게 담는 데 초점을 맞춘 최신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에서는 나올 수 없는 독특한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에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갬성'이란 포장으로-
확실히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의 이미지는 보정으로 만들어 내기도 쉽지 않을만큼 독특한 데다, 조명 조건과 광량에 따라 같은 피사체라도 그 표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결과물을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강렬하기만 하고 더러 촌스러워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일상의 평범한 장면들도 특별한 느낌으로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 속 작은 사진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띌 수 있다는 점에서 E-PL9의 사용자 층이 열광할 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E-PL9의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를 사용해 담은 이미지입니다.
위 사진들의 공통점이라면, 일반 촬영으로 담았으면 특징 없이 밋밋하기만 한 장면들이 특이한 컬러를 입으니 '음?'하고 한 번 더 시선을 두게 되는 이미지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E-PL9로 일상의 장면을 담는 과정이 PEN-F보다 오히려 더 즐거웠고, 평소에는 굳이 사진으로 담지 않을 장면에까지 카메라를 들이대게 됐습니다. 오래 두고 볼 사진은 아니지만 하루의 기록용으로는 지금까지 사용해 본 어떤 아트 필터보다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선사합니다.
- 인스턴트 필름 + 좌우 블러 효과 적용 -
- 인스턴트 필름 + 프레임 효과 적용(왼쪽) | 인스턴트 필름 + 토이 포토 효과 적용 -
다른 아트 필터와 마찬가지로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 역시 추가 효과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 포커스나 주변 비네팅, 프레임(액자) 효과 등을 중복 적용하면 아날로그 느낌을 극대화 할 수 있겠죠.
종잡을 수 없는 발색에 빠져 요즘 E-PL9을 챙긴 날에는 RAW+JPG로 항상 인스턴트 필름 아트 필터가 적용된 사진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누구든 감성 작가가 된 듯 뿌듯해지는 괜찮은 아트 필터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