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로 유명한 여수에서 가장 근사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히는 곳은 돌산 공원입니다. 돌산도 북단, 높지 않은 언덕 위에 위치한 이 공원은 야경이 아름다운 돌산대교-A.K.A 여수대교-와 여수 구항구, 작은 섬 장군도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여수의 야경을 즐기러 온 여행객들은 물론 사진 촬영 하러 오신 분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여수 밤바다’라고 검색해 나오는 이미지 중 상당 수가 이 곳에서 촬영된 것이더군요.
저는 해질 때 맞춰 버스를 타고 공원 입구 정류장에 내려 걸어 올라갔습니다. 버스로도 갈 수 있으니 여수 시내 관광 후 일몰 시간에 맞춰 가는 것도 괜찮은 여행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은 돌산 대교 건너 남산 공원에서 본 것으로 표시된 곳이 돌산 공원입니다. 높지 않아서 걸어서도 충분히 오를 수 있고 자산공원과 케이블카로도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무척 뛰어납니다. 야경 외에도 돌산대교 준공 기념탑과 어업인 위령탑, 조명으로 빛나는 조형물까지 볼거리도 많은 곳이고요.
매일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바닷가이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갔던 날은 강풍이 심하게 불어 쌀쌀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 세워 놓은 삼각대도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설상가상 나무 바닥으로 된 전망대는 사람들 걸음마다 미세하게 흔들려서 장노출 사진을 찍기에는 적합하지 않더군요. 때문에 두어 시간동안 촬영해서 겨우 흔들림 없는 야경 사진을 몇 장 건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야경 그 자체를 감상하기에 돌산 공원 전망대는 무척 낭만적인 곳입니다. 해 질 무렵부터 돌산 대교와 장군도에 하나씩 조명이 밝혀지고 그 뒷편 능선으로 주황빛 노을까지 피어 오르면 더 없이 근사한 여수 밤바다 풍경이 펼쳐지죠. 해가 진 후에도 다채로운 색의 조명들이 매력적이라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촬영이 목적이라면 역시나 최대한 넓은 화각의 초광각 렌즈를 챙겨가는 편이 좋습니다.
오션 뷰를 따라 공원 바깥 산책로가 이어지기 때문에 어디서나 야경을 감상하고, 삼각대를 세워 사진을 찍기도 좋습니다. 특히 돌산 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는 지점에서 촬영한 야경 사진은 이 날 찍은 사진들 중 가장 좋아하는 컷입니다.
그 외에도 야간에는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조형물이 있습니다만,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라 제 눈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수 여행의 밤 낭만을 즐기고, 연인끼리 데이트를 하기에는 좋은 장치입니다만.
화려하기보단 소박하고 담백한 동네였지만 자꾸 생각나는 것이 여수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산 공원에서 본 야경은 여수의 다양한 모습 중 단연 가장 화려한 모습이어서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가서, 그 때는 카메라 없이 눈으로만 듬뿍 담아오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