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WWDC 2017을 통해 발표된 애플의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홈팟(HomePod)이 긴 기다림 끝에 정식 발매일이 결정됐습니다. 당초 2017년 12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애플에서 '준비가 더 필요하다'라는 이유로 연기한지 약 두 달만의 정식 출시입니다.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2월 9일 홈팟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리오더는 1월 26일부터 시작됩니다.
애플의 스마트 스피커
애플은 '음악은 애플의 DNA'라고 했습니다. 스티브잡스가 아이팟으로 침체됐던 애플을 다시 일으켰고, 그 이후 아이폰의 기록적인 성공 과정에서도 늘 전면에는 '음악'이 있었죠. 하지만 최근 애플의 행보에서 음악은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다양한 폼팩터로 발매된 아이팟 시리즈는 하나 둘 단종되더니 이제 스토어에서 찾아보기조차 힘들고, DAC 탑재로 사운드 경험을 강화하는 경쟁 스마트폰의 행보에 맞추지는 못할망정, 아이폰의 사운드 칩 성능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평이 많습니다. 어느덧 사람들은 애플의 첫 번째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사운드보다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제품'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니, 음악의 애플이 어쩌다-
아래는 애플 홈팟의 대략적인 사양과 소개 영상입니다.
- Apple A8 칩
- 1GB 메모리
- 4인치 중앙 우퍼
- 7개의 트위터
- 6개의 빔포빙 마이크
- 272 x 340 터치 디스플레이
- Siri 음성 제어
- AirPlay 2
- Wi-Fi (802.11a/b/g/n/ac)
- Bluetooth 5.0
- 172 x 142 mm
- 2.5 kg
원통형 디자인의 홈팟은 1개의 우퍼와 7개의 트위터가 360도 방향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무지향성 스피커입니다. 애플 iOS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제품으로 A8칩과 1GB 메모리를 탑재했습니다. 이는 아이폰 6 시리즈와 동일한 것으로 경쟁 제품의 사양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사양입니다. 상단에는 272x34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는데, 이를 터치하거나 시리(Siri)를 통해 조작할 수 있습니다. Wi-Fi 무선통신을 이용한 AirPlay 2와 HomeKit을 지원하기 때문에 맥-아이폰-애플 TV 등 애플 생태계를 갖춰놓은 사용자들에게는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실버 두 가지입니다. 제품 전체를 스피커 메시 소재의 패브릭으로 둘렀는데, 언뜻 평범해 보이면서도 그 실루엣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만약 제가 구매하게 된다면 아마도 전통적인 스피커 느낌에 가까운 스페이스 그레이를 구매할 것 같습니다. 흰색 패브릭은 아무래도 오염의 우려가..
가만, 한국의 애플 뮤직이..
오랜만에 나오는 애플의 '사운드 관련 제품'이니만큼 홈팟이 기존의 홈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바꿀지 기대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하나씩 사라져가는 아이팟을 대신해 집과 사무실에서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할텐데요, 자신만의 스토리지에 음악을 저장해 듣던 시대에서 이제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듣는 음악으로 바뀌었습니다. 홈팟의 중심은 역시나 애플 뮤직이 될텐데, 아쉽게도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애플 뮤직은 로컬 서비스에 비해 평판이 좋지 못합니다. 때문에 아직까지 홈팟을 한국에서 사용한다면 반쪽짜리로 전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플 TV가 그런 것처럼요. 그래서인지 아직 홈팟의 한국 출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 홈팟의 가격은 349달러, 고급 스피커를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입니다만 홈팟이 어느 정도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네요.
그리 필요 없는데 사고싶은 것이 또 하나 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