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의 새로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LEICA TL2가 정식 발표됐습니다. 2014년 LEICA T로 시작해 LEICA TL로 이어진 APS-C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의 세 번째 제품으로 화질과 촬영 성능에서 큰 폭의 업데이트가 이뤄진 것이 눈에 띕니다.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SL과 컴팩트 카메라 Q에 비해 사용자 선호도가 높지 않고 라이카 카메라의 것이라기엔 아직 이질감이 큰 풀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 때문에 시리즈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그렇습니다- 빠르게 신제품 출시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라이카 브랜드의 저렴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로서 의외로 수요가 높은가 봅니다.
LEICA TL2
-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
- 2400만 화소 23.6 x 15.7mm CMOS 이미지 센서 (APS-C)
- ISO 100 - 50000
- 1/4000 - 30 초
- 7fps 연속 촬영
- 4K(3840 x 2160) 30fps 동영상 촬영
- 3.7" 130만 화소 터치 디스플레이
- Wi-Fi 무선 통신
- 985mAh 배터리
- 32GB 내장 메모리
- 134 x 69 x 33 mm
- 355 g
- 실버 | 블랙
라이카 TL 시리즈가 내세우는 것은 통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유니바디의 아름다움. 풀 터치 디스플레이 기반의 인터페이스와 Wi-Fi 무선 통신, USB Type C 포트 채용 등 라이카의 '옛날 카메라' 이미지와 상반된 최신 기술 역시 이 카메라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과 맞닿아 있습니다. LEICA T부터 시작된 폼팩터를 유지하면서 더 좋은 이미지 센서와 빠른 동작 속도 위주의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기존 LEICA TL의 업데이트 버전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음새가 보이지 않는 유니바디 디자인은 실물로 보았을 때 그 매력이 대단합니다. LEICA T가 처음 소개될 당시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동영상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은 기억이 납니다. 다만 이것이 카메라를 쥐고 촬영하는 포토그래퍼의 편안함을 배려하지 않아서 그립과 조작은 그리 편치 않습니다. 스마트폰 조작과 비슷한 화면 터치 조작은 제게는 답답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3.7인치로 디지털 카메라로서는 대단히 큰 화면을 탑재했고, 후면 버튼을 모두 제거해 화면 터치 조작으로만 조작하는 카메라입니다. 각 메뉴가 아이콘 형태로 배치된 것이 기존 카메라의 버튼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오히려 스마트폰과 비슷해 익숙하겠지만 그만큼 기동성이 떨어지고 오동작이 생각보다 잦습니다. 화면이 큰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네요.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가장 의미있는 업데이트는 역시 '이미지 품질'에 관한 것입니다. LEICA TL의 1600만 화소보다 약 50% 많은 2400만 화소 CMOS 센서를 채용했고, ISO 감도 지원도 최대 12500에서 50000으로 높아져 빛이 부족한 야간, 실내 촬영에서 더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위 이미지는 TL2의 ISO 50000 촬영본이라고 하는데, 컬러 노이즈가 눈에 띄지만 초고감도임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괜찮아 보입니다. 물론 최신 APS-C 포맷 DSLR/미러리스 카메라라면 다들 이 정도는 할 것 같습니다.
동영상은 3840 x 2160의 UHD 촬영을 지원합니다. UHD에선 30fps, Full HD에선 60fps까지 지원해 동영상 활용도가 라이카의 렌즈 교환식 카메라 중 가장 높겠습니다. 다만 손떨림 보정 등 영상 촬영에 필수인 기술이 의문이지만요. 최신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을 유독 빠르게, 더러는 한 발 앞서 채용하는 TL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에 걸맞은 변화입니다.
이 외에 라이카에서 발표한 LEICA TL2의 주요 업데이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모델에서 지적 받았던 촬영/동작 성능의 향상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시동 시간 단축
- AF 속도 향상 (약 3배)
- AF 포인터 숫자 증가 (9개 -> 49개)
- 사용자 메뉴 디자인
- RAW 단일 촬영 지원
- 더 빨라진 연사 (5fps -> 7fps)
Wi-Fi 무선 통신을 이용한 원격 제어도 여전하고, 이번에는 USB Type C 포트를 채용해 더 빠른 데이터 전송과 외장 배터리를 이용한 충전이 가능합니다. 라이카 카메라의 정체성에 혼란이 느껴질 정도의 '최신 기술'들입니다. 전통의 M 시리즈가 무척 보수적인 입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하나씩 천천히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TL 시리즈는 그 태생이 '얼리어답터'에 해당하고, 라이카가 예상외로 최신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LEICA T가 LEICA TL 시리즈로 개편되면서 LEICA SL과 함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렌즈 라인업 구성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 6종의 전용 렌즈가 출시됐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줌렌즈, 단렌즈군에 구색은 맞춰 놓았습니다.
- 어댑터를 통해 M 렌즈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
LEICA TL2는 라이카의 새로운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로 주목받고 있지만, 내용은 LEICA TL의 업데이트 버전으로 화제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놀라운 신기술도, 외형의 변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약 2000유로로 알려졌는데, 역시나 라이카의 가장 저렴한 렌즈교환식 카메라라는 것이 이 카메라의 최대 강점이자 동시에 한계가 될 것 같습니다.
아래는 라이카 TL2 발표에 맞춰 공개된 유투버의 필드 테스트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