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카메라는 무엇보다 '가격'으로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지만 다양한 한정판,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콜라보 제품 출시로도 유명합니다. 필름 M 시리즈 외에는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던 과거에야 신제품 출시 주기를 메우기 위함이라 이해할 수 있지만 최근엔 포맷별 컴팩트 카메라부터 미러리스 카메라, 중형 포맷까지 발을 넓게 펼치면서도 꾸준히 기존 제품의 특별판을 출시하고 있으니 역시나 '장삿속'이 가장 앞서는 것 같습니다. 라이카의 '얼굴마담'격인 M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한정판 장사가 이뤄지는 제품군입니다. 제품 출시 주기가 약 3년 정도인데 그 사이 출시되는 한정판의 수가 꽤 많습니다. 국가별 에디션은 물론 백화점, 스토어 특별판까지 있으니 관심이 많은 분들도 다 알고 있기가 어렵죠. 저는 라이카 M9-P 에르메스 에디션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 에디션의 '끝'이라 하면 단 한 대만 생산했다는 이 에디션을 들 수 있겠죠 -
가장 최근에 출시한 M 카메라인 M10은 아직 한정판 장사를 시작하기엔 너무 최신품이지만, 어김없이 그들의 '한정판 놀이'가 시작됐습니다. 라이카 M의 첫 번째 한정판은 의외로(?) 대중적인 의류 브랜드와 이뤄져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전통 의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와 라이카 M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저도 좋아하는 '아재' 의류브랜드입니다.
- 라이카 M10 -
라이카의 한정판을 보는 재미는 '가질 수 없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입니다. 수량은 물론 가격까지 범접하기 쉽지 않지만 형태와 색상 혹은 질감으로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완성한 한정판을 온라인 또는 운 좋으면 스토어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재미가 있습니다. 가볍게는 볼커나이트 색상을 바꾼다거나 렌즈의 페인트 소재, 문자 마킹의 색을 변경하고 때로는 본체의 칠을 벗겨내거나 각인을 새겨 '귀한 몸'의 자태를 완성합니다. 이번 브룩스 브라더스 콜라보 제품의 경우 아직까지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 M10와 외형의 변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큰 변화 없이 패키지 디자인과 구성을 달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했던 첫 콜라보치고는 시시한 느낌이랄까요.
라이카 M10 브룩스 브라더스 콜라보 소식은 해외 사이트에 실제 패키지와 언박싱 이미지가 다수 업데이트 되면서 알려졌습니다. 패키지는 실버, 블랙 모델 모두 대상이 되며 셔츠나 수트용 상자처럼 패키지를 색다르게 디자인해 차별화를 뒀습니다.
- 패키지 각인 -
한정된 사진 몇 장을 통해 상세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브룩스 브라더스 에디션은 본체 변화 없이 패키지 구성만 달리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패키지에는 실버/블랙의 라이카 M10 본체와 함께 커프스 단추, 보타이, 지갑 등의 액세서리가 구성돼 있는데, 가죽 케이스에 브룩스 브라더스와 라이카 로고가 함께 새겨져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혹시ㅏ 해서 보타이와 행커치프에도 라이카 로고가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봤는데, 아쉽게도 일반 페이즐리 패턴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볼수록 점점 시시해집니다.
라이카 M10 브룩스 브라더스 에디션은 중국, 홍콩, 대만에서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판매 가격은 66,000 홍콩 달러, 미화 약 8500달러로 일반 모델의 가격과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일반 모델 구매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이 에디션을 고려하는 분이 계실 것이기에, 의외로 판매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도 시시한 에디션이라 저처럼 '가질 수 없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라이카 M10의 경우 현재는 일반 모델도 구할 수가 없는 상태라서 많은 분들은 '일반 모델이나 많이 만들어'라고 생각하실지도요.
다음엔 아주 호화로운 에디션이 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