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스타일의 원통형 맥 프로의 실패 후 몇 년간 고급형 데스크톱 맥을 발표하지 않았던 애플이 아이맥 프로(iMac Pro)라는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밤, WWDC를 통해 선보인 제품 중 단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제품입니다. 아이맥 형태의 첫번째 워크스테이션이자 가장 비싼 제품이었거든요.
"프로들이 사랑하는 iMac. 그래서 iMac의 끝판왕을 만들어달라는 프로들의 부탁에, 우리는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그리고 그대로 목표 저 너머까지 달렸습니다."
이것이 애플이 밝힌 아이맥 프로의 개발 이유입니다.
올 인 원 컴퓨터에 때려박은 워크스테이션급 성능
'아이맥 프로'라는 이름은 완전히 새롭지만, 디자인은 이미 익숙합니다. 27인치 아이맥을 기반으로 기존보다 성능이 뛰어난 프로세서, 그래픽, 메모리, 저장장치를 내부에 배치했는데요, 차별화를 위해 색상은 기존 아이맥과 다른 스페이스 그레이를 채택했습니다. 사람의 눈이 간사한 것인지, 색상이 중후해진 것만으로도 괜히 더 좋아 보이고 멋져 보이고 그렇습니다.
현존 데스크톱 PC 중 최상급의 디스플레이를 자랑하는 27인치 5K 아이맥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니 화면의 크기와 품질에선 이미 검증이 됐다고 해야겠죠. 이 5K 디스플레이의 장점 때문에 사진, 그래픽 관련 작업에서 아이맥의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이맥 프로는 그 틈을 잘 노린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 아이맥의 작업 환경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더 빠르고 쾌적한 작업이 이뤄지니까요.
아이맥 프로에는 기존 아이맥의 8코어 CPU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18코어 인텔 Xeon 프로세서와 DDR4 ECC 메모리, 라데온 프로 Vega 그래픽 등 화려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메모리를 최대 128GB, 내장 SSD 용량은 4TB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그에 맞춰 치솟겠지만- 애플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이맥 프로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아이맥과 차원이 다른 고사양은 맥 프로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워크스테이션급 고성능을 일체형 PC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존 맥 프로 제품보다는 여러모로 조금 더 대중적인 제품이 될 것 같습니다. 3D 렌더링과 고화질 사진/영상 작업, 개발 환경 등에서 고사양의 덕을 톡톡히 보겠죠? 물론 일체형 구조로 인한 쓰로틀링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느냐가 관건이겠습니다만, 아이맥과 맥 프로간의 넓은 간격을 메우는 새로운 제품군의 등장은 반갑습니다.
후면 포트는 아이맥에 비해 썬더볼트 3 포트가 두 개 더 많은 4개로, 총 8개의 USB 연결 단자를 탑재했습니다.
아이맥 프로에서 가장 탐나는 건 본체가 아닌 액세서리입니다. 아이맥 프로 구매시 매직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까지 본체와 같은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로 배송된다고 하는데, 숫자키가 추가된 키보드와 색상 때문에 더 멋져 보이는 마우스, 트랙패드는 차후 별도 판매가 되지 않을 것 같으니 '프로를 위한 특권' 중 하나가 되겠죠?
27형 5K 아이맥 구매를 결정한 후 본 아이맥 프로 출시 소식에 잠시 마음이 설렜으나 5000달러의 가격에 곧 남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끝판왕' 아이맥은 다양한 작업 영역에서 맥 프로는 물론 기존 고급형 아이맥의 자리를 상당수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엔 억지 같아 보였지만, 역시나 좋은 기획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