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17년 6월 5일(현지 시각 기준) 개최한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통해 데스크톱 맥 컴퓨터인 아이맥의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21.5인치와 27인치 두 가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으로 화면 크기와 해상도, 성능에 따라 세 모델로 나뉩니다. 2013년 기존보다 더 슬림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이듬해 5K 디스플레이로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맥의 행보로서는 다소 김빠진 업데이트입니다. 외형의 큰 변화 없이 최신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채용과 그래픽, 디스플레이 사양 등이 업데이트 됐고, 최근 USB Type C 포트 채용 트렌드에 맞춰 후면 포트 형태를 변경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발표를 기대하며 아이맥 구매를 미뤄뒀던 터라 그 실망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어요.
"유일무이한 맥OS 데스크톱"
아이맥은 사실상 맥 OS를 탑재한 유일한 데스크톱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맥 프로 제품은 몇 년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과 성능 어느쪽으로도 아이맥에 비해 뚜렷한 장점을 갖지 못하고 소형 데스크톱인 맥 미니는 아예 그 존재조차 잊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물론 맥북 프로에 4K, 5K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맥 OS를 데스크톱으로 활용하기 위한 선택권은 매우 좁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이맥에 큰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지도 모르죠.
업데이트 된 아이맥은 기존과 같이 21.5인치 Full HD 논-레티나/4K레티나 디스플레이 버전과 27인치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버전으로 나뉩니다. 인텔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새롭게 탑재됐고 디스플레이가 기존보다 43% 밝아졌습니다.
분하지만 몇 년째 울궈먹는 아이맥의 디자인은 지금 보아도 멋집니다.
이번 WWDC에서 애플이 긴 시간을 들여 소개한 그래픽 성능의 향상과 eGPU 지원, 더 좋은 디스플레이 채용으로 작업 효율이 증대된 것이 이번 아이맥 업데이트의 핵심입니다. 물론 그 외에는 별다른 업데이트 내용이 없다는 것이 더 와닿는 이야기입니다만. CTO로 추가할 수 있는 SSD 역시 전보다 전송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하네요.
외형의 몇 안 되는 변화 중 하나는 후면 포트의 변화입니다. 기존 USB Type A 포트에 Type C 형태의 썬더볼트 3 포트가 두 개 추가돼 차세대 포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통합 포트인 썬더볼트 3는 5K 디스플레이 연결과 외장 드라이브 연결에서 기존 USB 3.0보다 좋은 성능을 냅니다. 맥북 프로의 포트 변경을 보면 앞으로 애플 제품은 썬더볼트 3로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점을 고려하면 2개의 썬더볼트 3 포트는 그 수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 그래서 얼마? "
구매를 앞둔 이에겐 역시나 가격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21.5인치 4K 모델의 가격은 국내 가격으로 169만원, 27인치 5K 모델의 가격은 232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옵션에 따라 27인치의 경우 중급형이 257만원, 고급형이 295만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고급형 아이맥의 가격을 보니 새삼 15인치 맥북 프로 터치바 모델이 얼마나 비싼지 느끼게 됩니다.
맥 OS 데스크톱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리뉴얼 된 27인치 5K 아이맥을 구매할 계획이지만, 최근 애플의 제품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혹은 기대 이하의 업데이트에 고가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더 좋은 아이맥 프로가 함께 발표됐지만 5000달러의 가격 때문에 그저 그림의 떡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