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가방에, 책상 위 그리고 위시리스트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어느날 주변을 둘러보니 부쩍 이 로고가 많이 보입니다. 하나씩 마음에 들어 사다보니 어느새 사과 로고보다 많이 보이게 됐어요. 모르긴 몰라도 요즘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중국 브랜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몇년전 까지만해도 우연히 저지른 '대륙의 실수'로 이름을 알렸는데 이젠 제법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이 됐습니다. 이 어려운 걸 결국 해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적당히 카피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가성비'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중국 샤오미가 흔히 볼 수 있는 소형 IT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이제 스마트폰에 이어 드론, 세그웨이 등 첨단 IT 기기까지 손길을 뻗고 있습니다. 전처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 그리고 '열심히 베끼다보니' 어느새 본인의 철학 비슷하게 박힌 디자인이 그때보다 요즘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책상 위, 가방 속에 두서너개의 샤오미 제품이 있습니다. 요즘은 소위 'IT 전문가'를 자청하는 지인들 뿐 아니라 기기에 관심없는 분들도 샤오미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손목을 보니 샤오미의 '미 밴드'를 차고 계시더군요. 요즘 샤오미의 신제품은 발표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 위시 리스트에도 샤오미 제품이 꽤 있습니다. 요즘은 LED 스탠드와 드론을 관심있게 보고 있어요.
누구나 그렇듯 저역시 첫 '샤오미'는 휴대용 보조 배터리 -파워뱅크 라고도 하는- 제품입니다. 아이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배터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용량대비 무척 저렴한 가격의 10400mAh 배터리를 구매해서 매우 만족하며 쓴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녀석이 없었다면 모스크바에서 고생 좀 했을 거예요.
http://mistyfriday.tistory.com/1953
이게 벌써 2년 전입니다
여전히 10400mAh 용량은 부족함 없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저 녀석의 육중한 체구가 부담이 됐습니다. 그리고 최근 고속 충전 제품들을 사용하기에도 아쉬움이 있었죠. 게다가 새로운 배터리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겹쳤으니, 그것은 잠시 후에.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요즘 다시 '샤오미 보조배터리'에 주목하게 만드는 신형 그리고 '고오급형' 제품이 판매중입니다. 무엇보다 기존 10400mAh 제품보다 날씬하고 세련된 외형이 맘에 들었습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10000mAh 고급형
- 10000 mAh (3.6V)
- 고밀도 리튬킬레이트
- USB Type C 포트
- 양방향 18W 고속충전 지원
- 128.5 x 75 x 12.6 mm
- 223 g
2년여만에 구매한 신형 배터리지만 용량은 오히려 400mAh가 줄었습니다. 대신 두께가 절반 정도로 얇아졌고 크기는 커졌습니다. 무게도 조금 가벼워졌지만 그 차가 크지 않아 사실 휴대성에 큰 향상이 있다기보단 얇게 편 인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양방향 18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것이 이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이 되겠습니다. 입력 포트 역시 차세대 USB Type C 포트를 채용했습니다. 물론 출력은 아직 USB Type A로 사용하기에 불편이 없습니다. 오로지 저는 이 제품의 '고속 충전'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알아보던 가격보다 만 원 가량 저렴한 특가찬스의 역할이 컸지만요.
2년이 지났지만 이 패키지 디자인은 여전합니다. 그동안 해온것을 보면 앞으로 2년 후에도 여전이 이럴 것 같습니다.
뭐, 좋게 말해 simple is the best.
하지만 구성품은 simple 이 best가 아닌데 말입니다. 10000mAh 배터리 본체와 케이블, 볼 일 없는 메뉴얼이 있습니다. 제품 색상이 그레이 색상인데 케이블은 여전히 흰색입니다. 쉽게 더러워보이기 때문에 흰색 케이블을 싫어합니다. 아마 따로 구매한 검정색 USB Type C 케이블과 젠더를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마침 서랍에 있던 구형 제품이 생각나 슬쩍 옆에 놓아 보았습니다. 크기 차이는 제법 나는데 평면에서도 느낄 수 있는 볼륨감(?) 덕분에 역시 신형이 더 갖고 싶게 생겼습니다. 사실 디자인과 소재 등에선 큰 차이가 없습니다.
새로운 색상은 무척 마음에 듭니다. 전자 기기는 블랙 혹은 블랙에 가장 가까운 색상을 늘 선택해왔기 때문입니다. 심플한 디자인에 금속 재질, 어두운 색상이 고오급 제품의 삼박자를 갖춘 느낌입니다.
물론 이런 배터리 제품을 디자인 보고 구매하는 분들은 많지 않겠지만요. 크기는 작지만 용량 때문인지 무게는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상/하단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하단에서 제품명과 배터리/충전 관련 정보를 볼 수 있고 충전 포트와 LED 램프/버튼은 위에 몰려 있습니다. 두께가 얇아지만서 버튼 크기 역시 작아졌습니다. 4개의 LED로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작과 같습니다.
넓게 펴바른(?) 신형 파워뱅크
구형과 비교한 신형 배터리의 휴대성엔 일장일단이 있지만 종합적으로는 미세하게나마 향상 됐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가방, 주머니에 넣을 때 중요한 두께가 절반 가량 감소했고 무게가 10%정도 줄었으니까요. 대신 세로로 길어졌습니다.
마치 기존 배터리를 넓게 펴바른 느낌입니다. 무게 차이도 사실 크지 않아서 그런 느낌이 강해요. 물론 들여다보면 디테일이나 완성도에서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배터리를 유심히 볼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처럼 당장 파우치에 넣어버릴 분들도 많으실 테니까요.
하지만 분명 이 두께는 매력적입니다. 절반 정도로 줄어든 두께 때문에 손에 쥘 때 느낌이 무척 좋습니다. 길이가 길지만 요즘 스마트폰에 손이 익숙하니 길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제 스마트폰보다 미세하게 더 긴 것 같습니다.
외형에서 찾은 디테일은 이 모서리입니다. 아이폰 5 시리즈를 연상 시키는 다이아몬드 컷팅이 금속 모서리에 적용돼 손에 쥐는 감촉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더불어 '가방 속 파괴자'가 불리는 이 배터리의 무지막지한 공격성도 조금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금속 소재의 액세서리는 가방에 넣을 때 다른 소지품을 해칠 수 있으므로 파우치나 케이스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에 사용하던 구형 제품 역시 제 소중한 가젯들을 많이 해쳤습니다 :(
사실 이것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이 배터리를 구매하기까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책상위, 서랍 속에 보조 배터리 제품만 크기, 용량별로 서너개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결국 구매한 이유는 현재 사용중인 12인치 애플 맥북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W 고속 충전으로 맥북의 USB Type C 단자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구매전에 구형 제품과 소니 5000mAh 제품으로 시도해봤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것이 신형 파워뱅크를 구매한 결정적 이유가 됐습니다.
맥북을 위해 구매한 제품이라 그런지 색상부터 질감 모든 것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이쯤되니 저 mi 로고위에 사과 스티커를 붙이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지만 맥북에 동봉된 사과 스티커는 촌스러울 정도로 크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조명 때문에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색상은 맥북의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보다 조금 더 진합니다. 샤오미가 조금 실수를 했나 봅니다(?)
차세대 USB Type C 포트
고속 충전과 함께 신형의 가장 큰 변화는 USB Type C 포트 채용입니다. 차세대 규격인 USB Type C로 맥북을 비롯한 최신 디바이스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USB-C의 보급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출력 포트는 기존과 같이 USB-A 포트를 넣었습니다. 케이블 역시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microUSB 케이블을 바탕으로 USB Type C 젠더를 기본 구성으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 친구는 왜 라이트닝 케이블이 없냐고 물었지만 당연히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이나 젠더는 없습니다.
'두근두근'
외관을 대강 살펴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이 배터리와 맥북을 연결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이 맥북 충전 여부였기 때문입니다.
충전은 되는지,
된다면 속도가 어느정도인지,
얼마나 충전할 수 있으며
충전기를 대체할 수준의 사용시간을 보장 하는지.
이런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앞으로 차차 사용하며 후기 남겨볼 계획입니다.
오오 - 충전된다
기대에 부응하듯 기본 케이블을 통해 맥북에 연결하니 정상적으로 충전이 됩니다. 시간이 좀 지나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성공입니다.
하지만 테스트 시간이 짧아 속도와 충전 성능은 아직 정확히 확인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굴려보며 제 대략적인 테스트 소감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아, 사용중인 갤럭시 노트5에 연결하니 '스마트 고속 충전' 모드로 전환됐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2A 충전기에서 볼 수 없던 문구입니다. 완충까지 약 40%의 용량을 충전하는데 46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1분에 약 1%, 기존보다 확실히 빠른 속도입니다. 고속 충전이 좋긴 좋군요.
이렇게나 많았구나
문득 샤오미 1000mAh을 통해 충전할 수 있는 소지품을 꺼내 보았습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mp3 플레이어와 E-Book 리더, 노트북과 카메라까지. 이렇게나 많은줄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이것들을 저 배터리 하나로 모두 충전할 수 있다니 고민끝에 이 제품을 구입한 것이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약 3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시중에 판매중인 일반 포터블 배터리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고속 충전의 이점과 언제부터였는지 몰라도 제품을 거듭하며 쌓인 샤오미 제품에 대한 신뢰(?) 등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스페이스 그레이 맥북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외관이라 마음에 듭니다.
제가 가진 다양한 디바이스와 함께 사용하며 추후에 후기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