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만 오기에도 짧은 여행, 멜버른의 먹거리
가만보면 한국 말고는 다 음식이 맛있어요. 프라하, 오사카, 타이페이 등등 제가 좋아하는 도시는 풍경도 풍경이지만 '음식'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멜버른 역시 이 '미각의 노스탤지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멜버른에 머문 만 4일간 거짓말 조금 보태 '배고플 틈 없이' 꼬박꼬박 열심히 먹었고 그 중 몇몇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추억할 만큼 특별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멜버른 여행 중 먹은 인상적인 먹거리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특별한 전통음식 없는 짧은 역사지만 폭넓은 장르의 음식과 풍부한 식자재 덕분에 직접 경험해보니 과연 '미식가의 도시' 다웠습니다.
멜버른의 3월엔 '푸드 & 와인 페스티벌'이 있다.
매년 3월 약 열흘간 개최되는 멜버른 푸드 & 와인 페스티벌은 미식가의 도시 멜버른의 상징이자 호주를 대표하는 미식 축제입니다. 이 시즌에는 세계 유명 셰프와 미식가들이 멜버른으로 모여들고 높은 수준의 음식들을 멜버른 내 여러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무척 행운스럽게도 지난 여행 첫날 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에 작게나마 참여해 풍성한 저녁 식사를 즐겼습니다. 생선-고기-칵테일로 이어지는 훌륭한 저녁 식사였습니다. 이미 지난 포스팅을 소개했지만 역시 멜버른의 음식 문화 그리고 멜버른으로 떠나는 미식 기행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축제입니다.
식당마다 각자의 시그니쳐 메뉴를 내놓아 세 곳의 레스토랑을 돌며 수준높은 전채-메인-디저트 코스를 즐길 수 있는 방식도 좋았습니다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음식과 와인도 아닌 일년에 한 번뿐인 세계 최고의 푸드 페스티벌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며 보았던 그들의 여유였습니다. 때문에 다음 멜버른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그때도 꼭 이 3월 푸드 & 와인 페스티벌 시즌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멜버른 푸드 & 와인 페스티벌 2016에 참여한 후기는 지난 포스팅 (http://mistyfriday.tistory.com/2641)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풍부한 '자연의 선물'이 돋보였던 완벽한 점심 식사
풍부한 양분으로 식물 생장 특히 포도나무 생장에 무척 좋은 붉은 토양의 '레드 힐(Red Hill)' 지역, 이 레드힐의 와이너리와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음식과 와인 역시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그리고 이 날 점심에 방문한 레드힐 '에피큐리안(Epicurean)' 레스토랑은 지난 멜버른 여행 최고의 식사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음식과 와인 등 모든 식자재를 레드힐과 인근 지역의 것으로 사용하는 이 곳은 왜 호주 그리고 멜버른이 '미식가의 도시'인지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http://www.theepicurean.com.au
- 눈이 의심하게 하고 가슴을 떨리게 한 푸짐한 점심 식사 -
전채로 나온 빵과 과일, 치즈, 올리브에서 이미 눈과 입 마음을 모두 빼앗겨 버렸는데 쉬지 않고 고기 튀김과 스테이크, 생선, 감자요리 등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습니다. 테이블마다 가득 채워진 접시를 모두 달려들어도 결국 절반밖에 먹지 못할 정도로 푸짐한 식사였습니다. 특히나 고기와 생선, 치즈 등에서 풍부한 식자재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멜버른 여행을 떠올리며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한순간을 꼽는다면 주저없이 이 순간을 꼽을 정도로 완벽한 점심식사였습니다. 저를 감동하게 한 Epicurean의 음식과 분위기는 추가 포스팅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내 맘속의 1등 '멜버른 스타일' 햄버거
앞선 에피큐리안에서의 점심 식사를 최고로 꼽는다면 멜버른 카페거리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s Street) 초입에 있는 그릴드 (Grill'd)는 다음 여행에서 가장 먼저 찾고 싶은 제 맘속의 1등입니다. 평소 빵덕후를 자처하는 제게 호주 멜버른의 특제 햄버거를 입안 가득 채워준 곳이었습니다.
이름부터 '건강'을 내세운 것이 인상적인 그릴드 '헬시 버거'. 한국에서는 '불량식품' 취급받는 햄버거지만 식자재와 조리법에 따라 고기부터, 채소, 빵까지 영향 균형을 갖춘 건강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그릴드는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식사로 방문했는데, 제 손보다 큰 커다란 '마이티 멜버른' 버거를 한 입 무는 순간 '그동안 찾아 헤맨 진짜 멜버른 여행이 여기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그래 이 정도 크기는 돼야지 -
고기 패티와 베이컨 토마토, 양상추 등의 채소와 멜버른 스타일 햄버거의 필수 요소라는 달걀 프라이까지 얹어 한 입에 다 물 수 없도록 푸짐하게 완성된 것이 그릴드 헬시 버거의 '마이티 멜버른' 버거입니다. 맛이며 양이 나무랄 데가 없어서 단숨에 한 개를 해치우고 여성 일행분이 양보한 반 개까지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13달러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햄버거가 충분히 '위대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식사였습니다.
호주고기진리파티, 호주식 스테이크
그동안 '호주의 먹거리' 하면 늘 두툼하고 푸짐한 소고기 스테이크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호주를 떠올리면 푸짐한 스테이크에 '노천 레스토랑 풍경'이 더해집니다. 셋째날 저녁 식사로 정통 호주식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Hardware 거리에 있는 MAX 레스토랑이었습니다. 평소 스테이크보다는 삼겹살을 좋아하지만 왠지 호주라면 이런 제 입맛을 바꿀 수 있을거라 기대했습니다.
예상대로 고깃덩어리(?)는 무척 컸고 두꺼워 고기 마니아들이 꿈꾸는 '고기만으로 한끼'가 가능했던 것이 제겐 큰 의미였습니다. 비록 제 맘속 '삼겹살 우세'를 뒤엎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호주에서 이 스테이크 없는 여행은 옳지 않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푸짐한 고기는 한국에서보다 저렴한데다 더 맛이 있었고 곁들인 감자 역시 유난히 맛있다는 멜버른 감자 다웠습니다.
전세계 음식을 고루 맛볼 수 있는 폭넓은 음식문화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 호주는 역사가 짧은 대신 매우 폭넓은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서양 음식들을 모두 받아들이고 호주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독특한 음식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멜버른 여행 중 저와 일행은 햄버거와 스테이크 등 호주 여행에서 이미 기대했던 서양 음식과 함께 익숙한 동양 음식들도 맛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먼 곳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야 할 필요없이 시내 전역에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고루 맛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여행 첫식사를 했던 Pho24. 입니다. 쌀국수와 월남쌈 등 베트남 음식을 파는 곳으로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멜버른 차이나타운 내 위치한 샥스핀 레스토랑. 차이나 타운을 비롯, 중식은 멜버른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입니다.
이 날 저와 일행들은 샥스핀 레스토랑에서 비교적 정통 중식에 가까운 요리들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쌀밥과 중식 요리들이 입에 들어가니 순간 이 곳이 호주라는 것도 잊습니다. 물론 '현지 음식 마니아'인 제게는 아시아권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한식 요리보다 한 개의 햄버거라도 더 먹고싶은 마음이 컸지만 호주에서 먹는 중국 음식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멜버른 시내 한복판 '서울 하우스'에서 불고기에 소주까지 근사하게 먹었습니다. 며칠만에 먹는 한식을 일행들은 무척 반가워 했고, 호주에서의 소주 가격을 듣고 놀라며 한방울이라도 더 마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식의 풍부함도 풍부함이지만 어느 여행자도 음식으로 불편함을 겪을 일 없는 다양함 역시 멜버른 '먹는 여행'의 매력 중 하나일 것입니다.
눈과 혀를 동시에 사로잡는 디저트 열전
아쉽게도, 아쉽게도 아주 매우 몹시 아쉽게도 이 멋진 멜버른의 디저트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유독 케이크와 초콜릿 가게가 많은 멜번에는 백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디저트 가게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케이크 가격도 고가라 식사를 포기하고 디저트를 선택해야 하지만 그 쾌락(?)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 여행에서 가장 후회하는 이 디저트들, 다음 여행에는 밥보다 디저트를 먹어보려 합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즐기는 야시장 음식
저녁을 먹은 후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그럼 어느새 배가 고파왔습니다. 멜버른의 먹거리 중 퀸 빅토리아 마켓의 야시장에 즐비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곳에도 역시 소시지부터 햄버거 등 일반적인 메뉴와 함께 스페인식 빠에야, 동양식 꼬치요리 등 다양한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쯤은 이 야시장을 위해 저녁식사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흔히 '야시장 먹거리'에 기대하는 매우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 못지 않은 훌륭한 품질의 먹거리를 야시장 특유의 활력 넘치는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퀸 빅토리아 마켓의 매력입니다. 퀸 빅토리아 마켓 야시장에 방문하던 날 저녁식사로 샥스핀 레스토랑의 중식을 먹었는데 야시장 먹거리를 보며 '그 흔한 중식 조금만 먹는 건데' 하며 후회를 했다죠. 이 먹거리 하나만으로도 퀸 빅토리아 마켓 야시장은 멜버른 여행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입니다.
먹고만 오기에도 짧은 여행, 멜버른의 먹거리
풍부한 식자재와 폭넓은 음식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미식에 대한 존중'으로 멜버른은 그야말로 '먹기 위해 여행하는 도시'로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지난 사진을 보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이티 멜버른 햄버거가 몹시 그리운 것을 보면 확실히 저는 멜버른의 풍경 못지 않게 이 도시의 '먹거리'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또 멜버른을 찾아 그리웠던 음식들을 또 한 번 입안 가득 품는 날이 올까요?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첫 여행기 전체보기]
#1 호주 멜버른 여행의 첫번째 준비물 소개,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
#2 떠나기 전 밤에 적는 이야기, 멜버른 여행 D-Day
#3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4.1 떠날 준비 첫번째, 멘도자 STAR-LITE 23" 캐리어 가방
#4.2 떠나기 직전, 롯데면세점 선불카드로 구매한 선물
#4.3 멜버른 여행을 위해 준비해 본 포켓 와이파이 (와이드 모바일)
#5 올림푸스 E-M10 Mark II로 담은 멜버른, 그 시선의 평가
#6 첫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까지 (호주 여행 간단 정보)
#7 첫 멜버른 여행의 추억을 담은 3분 30초 동영상
#8 멜버른 여행의 시작과 끝, 페더레이션 광장 (Federation Sqaure)
#9 멜버른의 커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s Street)
#10 멜버른의 대표적인 축제,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Food & Wine Festival)
#11 먹고만 오기에도 짧은 멜버른 여행 (먹거리 소개)
#12 누군가에겐 인생의 버킷 리스트, 호주 그레이트 오션 워크
#12.2 그레이트 오션로드 그리고 로치아드 협곡 (Loch Ard Gorge)
#13 그레이트 오션로드 12사도상 (12 Apostles), 하늘 위에서 본 호주의 대자연
#14 올림푸스 터프 카메라 TG-870으로 담은 호주 패들보드 체험
#15 지구 남반구 최고의 전망대, 멜버른 유레카 스카이덱 88 (Eureka Skydeck 88)
#16 '미사거리'로 유명한 멜버른 예술거리 호시어 레인(Hosier Lane)
#18 금빛 시대로의 시간 여행, 소버린 힐 (Sovereign Hill)
올림푸스한국 ㈜ http://www.olympus.co.kr/imaging
호주정부관광청 http://www.australia.com/ko-kr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http://kr.visitmelbourne.com
롯데면세점 www.lottedfs.com
'이 포스팅은 올림푸스한국㈜, 호주정부관광청,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롯데면세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