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포터블 SSD의 전성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2015년 기존 외장 하드디스크보다 빠른 속도와 작은 크기, 데이터 안전성 등 차세대 스토리지의 장점을 앞세워 시장 아니 적어도 제 컴퓨팅의 혁신을 가져다 준 포터블 SSD T1의 후속 제품이 CES 2016을 앞두고 발표됐습니다. 비슷해 보이는데 많이 다르기도 한 후속 제품 삼성 T3입니다. 라운딩 처리된 모서리와 투톤 디자인 등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우 비슷합니다. 왜 T2가 아니라 T3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숫자 하나쯤 뛰어 넘을만큼 성능이 향상 됐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볼까요?
외형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기존 플라스틱 재질이 메탈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외장 스토리지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내구성'에서 기존 플라스틱보다 상대적으로 앞서고 '휴대용' 제품으로서의 외적인 만족감에도 플라스틱보다 분명 위에 있습니다. 때문에 무게는 기존 T1의 약 30g보다 크게 증가한 약 50g입니다. 정확히는 발표된 사양 기준 26g과 51g이니 무려 두 배의 차이입니다. 500원짜리 동전 하나의 무게가 약 8g이라고 하니 동전 세개 정도의 차이입니다. 주머니에 든 동전의 무게를 생각해보면 사용자에 따라 별 상관없는 변화기도, 생각보다 큰 마이너스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의 무게라면 메탈 케이스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셔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 뛰어난 휴대성은 여전한 것 같으니까요. -물론 주머니가 좀 더 보기 싫게 늘어지겠지만-
긍정적인 변화라면 기존 최대 1TB인 최대 용량이 T3에서 2TB로 두배 커졌습니다. 2TB는 웬만한 가정용 PC의 하드 디스크 용량보다 큰 초대용량입니다. 주머니 속에 2TB를 넣어 휴대할 수 있다니, 딱히 용량 덕후도 아닌 제가 덩달아 설렐 정도입니다. 물론 그보다 가격이 더 기대되지만요. 최근 SSD 가격 하락세를 감안하더라도 100만원에 근접한 출시가가 책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기존 USB 3.0 포트 대신 USB C 타입 포트를 채용해 차세대 전송 규격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제 사용 환경에서 USB Type-C는 케이블 수급부터 여의치 않지만 최대 2TB의 포터블 SSD를 앞으로 몇년간 사용할지 고려하면 지금 당장은 조금 이르게 느껴지더라도 차세대 규격을 과감히 채용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USB 3.0 포트는 너무 크고 멍청하게 생겼어요. T3의 USB Type-C 채용을 보니 아마 올해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노트 시리즈에서 차세대 USB 포트의 과감한 채용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방향 상관없는 커넥터 연결의 편의성과 빠른 속도, 부가기능 등 장점이 많으니까요.
- 아니 내가 아직 이렇게 정정한데 이게 무슨 소리요 by T1 -
이제 구제품이 되어버린 500GB의 T1을 여행 사진 백업과 포트폴리오 용도로 무척 잘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 입장에서 T3 출시는 제가 가질 수 없음에도 당연히 반가운 소식입니다. 새제품과 비교해보니 괜히 어제보다 더 약해보이는 플라스틱 케이스와 못생긴 USB 3.0 포트 등이 도드라져 보이지만 가벼운 무게나 케이블 수급의 용이 등 장점이 많고 무엇보다 500GB 용량을 저장하는 외장 스토리지로서의 역할 자체는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 앞으로 이 T1은 쭉 쓰기로 합니다.
T1에서 선보인 삼성 포터블 SSD 제품의 장점인 빠른 속도/휴대성/데이터보안/다양한 플랫폼 호환 등은 T3에서도 여전히 이어집니다. 제조사 발표 기준 450MB/s의 속도와 T1보다 무거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51g 무게에 최대 2TB를 저장할 수 있는 강점. 비밀번호 입력으로 강화된 데이터 보완 등 제가 T1을 사용하며 느낀 장점들을 T3 사용자들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맥과 윈도우에서 호환 문제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맥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제게 매우 큰 장점입니다.
아래는 제조사에서 발표한 T3의 사양입니다.
아무래도 전작인 T1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요, 용량 정책은 기존 250GB/500GB/1TB에 새롭게 2TB 모델이 추가된 형태입니다. USB 통신 규격이 3.0에서 3.1로 상향됐고 최대 속도인 450MB/s는 T1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아마 실사용에서도 속도 자체의 향상을 크게 체감 할 수 없을거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외장 하드디스크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속이라는 것. AES 256-bit 데이터 암호화 기술과 3년 보증은 기존 T1과 같습니다. 더불어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OTG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T1에선 패스워드 문제로 태블릿 사용을 실패한 적이 있어 T3에선 어떤 방법으로 구현되는지 궁금합니다. -T1도 가능한데 제가 모르는 건가요?-
- T1 너는 끝까지 가자 -
'그래도 가벼워서 좋잖아'라고 하며 저는 T3 출시 소식에도 T1을 두둔합니다. 다행히 T1 사용자가 T3를 욕심낼 이유는 아직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신제품 출시 후 가격이 더 하락한 T1을 구매하시는 게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2015년 저를 가장 만족시킨 가젯 중 하나인 포터블 SSD T1, 신제품 T3 역시 많은 분들에게 제가 느낀 스토리지의 혁신을 선사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