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풀프레임 카메라가 많아져서, 가격과 성능의 선택권도 넓어져서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 트렌드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소니의 신제품은 나올때마다 흥미롭고,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기술의 놀라운 발전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첫번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A7이 발매된지 불과 2년만에 소니는 A7시리즈를 R,S으로 후속제품인 Mark II 버전까지 총 6종으로 늘렸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A7S II의 제품 발표 및 체험회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시리즈 중 가장 흥미로운 제품이라 기대되는 발걸음으로.
이 날 체험회는 압구정 소니스토어 3층 알파 아카데미에서 열렸습니다. 제품 소개행사라고 해서 큰 홀에 수십명의 사람들과 화려한 조명으로 번쩍번쩍하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알파 아카데미 강의실에서 소규모로 적은 인원이 모여 도란도란 분위기였어요. 제품 소개 자체에 보다 무게를 둔 행사였습니다. 한시간 정도 진행된 행사를 빈틈없이 제품에 대한 소개로 채운 것을 보아도 말이죠.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지라 이런 행사가 더 마음에 들어요.
개인적으로 A7S 시리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하이엔드 혹은 플래그쉽 카메라와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니의 A7R 시리즈가 초고화소의 이미지센서, AF 등 촬영 성능에 관한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전형적인 플래그쉽 카메라라면 A7S 시리즈는 1200만 화소의 극히 제한된 화소를 채택한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로 초고화소에 특화된 이미지 품질, 그리고 '사진'을 찍는 기기였던 카메라의 부가기능인 '동영상'을 사진보다 앞에 내세운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ISO 감도는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409600까지 지원하게 됐고, 4K 영상 촬영과 다양한 영상관련 액세서리로 촬영환경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죠. 멀게만 느껴졌던 전문 영상 장비를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휴대성으로 실현한 '미래의 영상장비'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지만요.
저녁 일곱시가 조금 지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카메라에 숨겨진 모든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카피로 또다른 의미의 플래그쉽 카메라 A7S II를 설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상보다는 사진에 관심이 많은 저는 역시 구매하게 된다면 A7S II보다는 A7R II 혹은 RX1 시리즈를 구매하겠지만 그래도 초고감도와 4K를 감상하는 즐거움 때문에 A7S II에 대한 설명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처음 소니의 DSLR 카메라인 A700을 보았을 때 미놀타의 향취에 감흥을 느끼면서도 '이 회사는 카메라 역시 다분히 전자제품처럼 풀어내는구나'라는 생각에 앞으로 소니 카메라를 구매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센서'를 직접 만드는 힘과 최신 기술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10년이 채 되지 않아 '탑'을 차지하게 됐네요. 저 역시 제 예상과 달리 그동안 NEX-5와 RX1, RX100M4 까지 몇 대의 소니 카메라를 사용해보았고, 세 제품 다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최근 소니 라인업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 시리즈에 집중되어있죠. 올해만 해도 A7II, A7RII 그리고 A7SII까지 신제품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A7S II의 핵심은 역시 특유의 초고감도 이미지품질, 4K 동영상에 최적화된 미러리스 카메라, 새롭게 추가된 5축 손떨림 보정 그리고 영상 장비로의 본격적인 활용을 위한 소니 영상기술의 채용입니다. 네가지 포인트 중 두가지가 동영상 관련이고 나머지 둘도 동영상 결과물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인만큼 역시 A7S는 비디오 카메라로서 무게를 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제 막 영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제 입장에선 아직은 이 장점들이 와닿지 않습니다만, RX100M4로 경험한 4K 영상의 선명함과 생생함에 감탄하고 있어 그 정점인 A7SII의 성능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휴대성만 강조하던 미러리스 카메라가 최근 대형 센서와 고성능으로 DSLR 카메라와 대적 가능한 위치까지 상승하면서 최근엔 '렌즈교환식 카메라'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직접 비교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평가 역시 점점 좋아지고 있고요.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절반이 넘는 5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이제 DSLR을 포함한 전체 렌즈 교환 카메라 시장에서도 35%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하긴 A7 시리즈와 함께 저렴한 A5000/6000 시리즈도 라이트 유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까요.
이어지는 소개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동영상'에 대한 인식변화입니다. 본격적인 '영상 특화 미러리스 카메라'인 A7S가 영상 시장에 가져온 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은 크기와 전문 영상장비 대비 저렴한 가격, 고성능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확실히 요즘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트렌드인데 그런 분들에게 A7S 시리즈가 많은 관심을 받을 것 같습니다.
소니 카메라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입니다. 과거 최고급 카메라의 상징이었던 35mm 풀프레임 이미지센서를 100만원대의 중/보급 카메라로 발표해 대중화를 꾀하고 이면조사형 센서, 하이브리드 AF 등 최신 기술을 더해 완성도를 높이며 센서 기술에선 단연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래서 이제 소니의 풀프레임 센서에 대한 인식은 경쟁 회사보다 높은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이 날 발표에서도 이런점을 강조하면서 차차 더 많은 유저들이 저렴한 가격에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소니 카메라의 행보와 풀프레임 카메라 전략에 대한 이야기 이후, 주인공인 A7S II에 대한 본격적인 소개가 이어집니다.
역시나 A7S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ISO 409600의 초고감도 촬영입니다. 특히나 동영상 촬영에서 가져다 주는 이득이 대단하다고 하죠. A7S II에 대한 소개의 시작 역시 이 초 고감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고감도가 요구되는 야간 촬영에서 실제 A7S II의 초고감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상을 보았는데, 이 임팩트가 대단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다행히 유투브 소니 채널에 영상이 있어 올려봅니다.
육안으로는 물론 영상을 촬영하기에도 어려운 야간환경, ISO 1600 촬영 영상에선 운치있지만 희미한 불빛만을 볼 수 있는데, A7S II의 최대 감도인 ISO 409600까지 감도를 올리니 장면은 대낮처럼 환해지고 희미하게 보이던 불과 전등 불빛에선 노출 과다까지 발생합니다. 믿을 수 없는 초고감도에도 영상 품질은 생각보다 깔끔합니다. 감도 지원 자체도 놀랍지만 고감도에서의 영상 품질 자체도 인상적입니다. 화소를 1200만까지 낮춰 고감도에 특화한 센서의 성능이 이 정도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가장 강한 인상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고, 전문 촬영감독의 멘트까지 들으니 영상을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고감도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센서를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광부 면적을 넓히고 상대적으로 화질이 떨어지는 센서 주변부의 화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설계가 적용됐다고 합니다. 큰 풀프레임 센서에 낮은 화소라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됐죠. 거기에 더해진 이 기술들이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탁월한 고감도 성능 덕분에 어둠에서의 촬영, 그 중 그 동안 빛과 소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환경에서 A7S 시리즈가 큰 힘을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천체 촬영에서 고감도 이미지가 빛을 발하고 미세한 셔터음에도 반응하는 다큐멘터리 촬영에 A7SII의 무음 셔터가 힘을 발휘한다는 이야기. 여기까지의 샘플들은 주로 전작 A7S의 이미지와 영상이 많았습니다. A7S II의 이미지센서가 전작에 비해 발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성능을 검증받은 기존 1200만 화소 센서에 최신 기술을 더해 결과물 향상을 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 5축 손떨림 보정입니다. 동영상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손떨림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A7II, A7RII에서 선보인 5축 손떨림 보정장치로 내보인 것입니다. 상하좌우 그리고 회전까지 5가지 떨림에 모두 대응하는 이 5축 손떨림 보정은 최신 카메라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기능으로 몇몇 브랜드에서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렌즈 보정식보다 장점과 성능에서 앞선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 기존의 모든 렌즈가 '손떨림 보정 렌즈'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니까요.
과감하게 경쟁사와 비교하며 대형 VDSLR과 같은 풀프레임 이미지센서에 4K 영상 특화 미러리스 카메라와 같은 소형/경량화를 모두 갖춘 장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 표로 보니 정말 좋아보이네요. 제가 카메라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작은 크기'를 모두 만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 A7S가 영상 특화 카메라임에도 주변장치 없이 4K 영상을 촬영할 수 없었던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후속작을 위한 전략이었는지 A7S II는 단독으로 4K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A7S는 영상특화보다는 초고감도 이미지와 고성능 동영상 촬영 둘에 발을 걸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영상 성능을 인정받으며 A7S II에선 아예 본격적으로 영상 촬영 성능을 보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에 영상 표현의 다양성을 더하는 120fps 슬로우 모션 촬영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120fps 영상은 24fps 영상 기준 5배, 30fps 기준 4배 슬로우 모션 영상입니다. 저는 RX100M4를 통해 이 HFR 촬영의 맛을 보았는데요, A7S II의 HFR은 Full HD 해상도로 최대 29분까지 촬영이 가능해 실제 영상품질로서 월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2초 촬영제한에 화질이 저하되는 RX100M4의 기능은 재미 혹은 특정 환경에서의 단일 촬영용 인상이 강했거든요.
영상 문외한으로서 이 날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소니 영상장비 기술인 S-LOG와 S-Gamut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디지털로 필름 느낌의 색과 DR을 구현하는 기술인 S-Log는 영상 후보정 관용도가 높고 명/암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사진으로 치면 보정 관용도가 좋은 RAW 촬영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X100M4에서 S-Log를 적용해보고 붕 뜬 영상 느낌 때문에 사용 안했는데 제가 잘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A7S II는 고가의 소니 영상장비에 적용된 S-log3와 S-Gamut3가 적용된 최초의 컨슈머용 카메라라고 합니다. 촬영 성능 자체도 좋지만 결과물의 설정 그리고 보정 프리셋 등을 영상장비와 공유,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 애호가들의 구미를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에 관심이 없던 저도 이렇게 관심이 생길 정도면 말이죠.
때문에 제품 설명 대부분은 이 영상 성능을 방송 및 영상 시장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 촬영 팀에서 A7S 시리즈로 다큐멘터리와 방송 등을 촬영 중이라고 합니다. 저도 여행지에서 가끔 시험삼아 제 카메라로 영상을 하나 둘 찍어 소장하고 있는데, 이 카메라로 촬영하면 지금보다 좋은 퀄리티로 편집 영상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에는 A7S II에 더해진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포인트가 이어졌습니다. 14 bit 무압축 RAW 파일은 사진 애호가들이 무척 바랐던 기능이고, 강화된 셔터박스와 노이즈 알고리즘 개선도 사진 좋아하는 제게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이 부분은 예시없이 '좋아졌다'는 설명만 있어 실제 향상 정도를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좋아졌다니까 좋아졌다고 생각은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도 작고 가벼운, 그러면서 이제 성능까지 갖춘 A7 시리즈 고유의 장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A7S II 역시 기존 A7S 시리즈와 같은 폼팩터의 제품인만큼 기존 시리즈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들었습니다. 아, A7RII의 핵심 포인트인 하이브리드 AF는 A7S II에서는 빠졌다고 합니다. 콘트라스트 AF로 A7RII과 같은 대단한 성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
이어 구매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발매일과 가격에 대한 내용, 그리고 예비 구매자들을 설득할 앞으로의 렌즈 로드맵 소개를 끝으로 이 날 발표가 마무리됐습니다.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비싼 3499000원입니다. 급등한 환율 때문에 플래그쉽 카메라 A7R II와 동일한 가격으로 발매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물론 저는 가격 차가 나더라도 둘 중에 A7R II을 선택할 동영상 문외한이지만요.
마지막은 참석자들을 위한 럭키 드로우,
저는 당첨 안됐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없습니다.
설명회가 끝나고 1층 소니 스토어에서 A7S II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A7 이후 오랜만에 손에 쥐어보는 소니 플래그쉽 카메라의 느낌은 정말 좋았어요.
포스팅이 너무 길어져 카메라 체험소감은 다음 포스팅에 잇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데이터는 소중하니까.
끝으로 유투브 소니 채널의 A7S II 영상 한 편 넣겠습니다.
with SONY RX100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