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기적, 소니 RX100M4
1개월 중간평가
#일상 #추억 #사진 #동영상 #빈틈없이
가지고 다니기 좋으면서 사진도 잘 나오는 카메라를 추천해달라는 지인들의 어려운 질문(?)에 그동안 저는 대부분 이 RX100 시리즈를 추천했습니다. 정작 저는 제대로 사용해본 적도 없으면서 작은 크기에 큰 이미지 센서, 그리고 F1.8 Zeiss렌즈 이 셋만으로 '이 카메라가 당신이 원하던 카메라다'라는 결론을 내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백만원씩이나 하는 비싼 똑딱이가 분명 뭔가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첫모델 RX100을 사용해본 적이 있지만 몇년이 지나는 동안 멋진 카메라들이 경쟁사에서 출시되었으니 제 데이터는 옛날 것이었죠-
그렇게 무작정 '좋다'고 상상하며 결론냈던 RX100 시리즈의 최신제품 RX100M4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달이 조금 넘었네요. RX100M4의 핵심 업데이트인 960fps HFR, 4K 동영상, 16fps 연사 등을 앞선 포스팅을 통해 특징과 장단점 위주로 촬영해보며 카메라를 파악해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제가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 혹은 평소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요소들도 있었습니다.
소니 RX100M4(RX100 Mark IV) 사용후기
#1 포켓 사이즈에 담긴 놀라운 능력, 소니 RX100M4로 시작된 사진의 변화
#2 나의 화법(畫法)을 바꾼 포켓 카메라의 기적, 소니 RX100M4 - 이미지 품질
#3 5cm의 짜릿함, 소니 RX100M4의 특별한 매크로 능력
#4 사람의 시선을 뛰어넘는 '초고속', 소니 RX100M4의 슬로우 무비 촬영 (HFR)
#5 4배 더 생생한 감동, 포켓 카메라 RX100M4의 4K 동영상 촬영
#6 압도적인 속도 , 스피드 마스터 소니 RX100M4의 초당 16매 고속연사
#7 Anytime, Anywhere. 소니 RX100M4의 Wi-Fi 무선전송 기능
#8 소니 RX100M4의 잠재력(?), '기적의 똑딱이'와 함께한 스튜디오 인물촬영
#1.8
기적의 똑딱이를 완성한 Zeiss렌즈의 힘
SONY RX100M4 | 24mm | F1.8 | 1/400 | ISO 125 | RAW 촬영 후 보정
SONY RX100M4 | 70mm | F2.8 | 1/1600 | ISO 125 | RAW 촬영 후 보정
F1.8의 최대개방 조리개값은 24mm 광각 기준으로 70mm 최대망원에선 F2.8까지 어두워집니다. 물론 이 F2.8 조리개값 역시 1.0 타입 센서와 이 카메라의 크기를 고려하면 매우 밝은 값입니다. 무엇보다 최대개방 촬영에서도 샤프니스와 대비가 뛰어나 마음껏 조리개를 열어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리 밝은 조리개를 지원한다고 해도 개방화질이 크게 떨어져 활용도가 떨어지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며칠간 RX100M4를 사용해보고 Zeiss 렌즈에 대한 확신을 갖게된 저는 그 후 대부분의 촬영을 최대개방 내지 F4.0 이하의 낮은 조리개값으로 촬영했고 결과물에는 아쉬움이 없었습니다. 제게 이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Zeiss 렌즈를 꼽겠습니다. 만약 이 카메라에 Zeiss 렌즈가 없었다면 타사의 다양한 1.0 타입 카메라, 그 중 렌즈가 교환되는 제품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SONY RX100M4 | 24mm | F1.8 | 1/160 | ISO 125
SONY RX100M4 | 70mm | F2.8 | 1/125 | ISO 125
F1.8의 최대개방 조리개값은 24mm 광각 기준이며 70mm 최대망원에선 F2.8까지 어두워집니다. 물론 이 F2.8 조리개값 역시 1.0 타입 센서와 이 카메라의 크기를 고려하면 매우 밝은 값입니다. 무엇보다 최대개방 촬영에서도 샤프니스와 대비가 뛰어나 마음껏 조리개를 열어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리 밝은 조리개를 지원한다고 해도 개방화질이 크게 떨어져 활용도가 떨어지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며칠간 RX100M4를 사용해보고 Zeiss 렌즈에 대한 확신을 갖게된 저는 그 후 대부분의 촬영을 최대개방 내지 F4.0 이하의 낮은 조리개값으로 촬영했고 결과물에는 아쉬움이 없었습니다. 제게 이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Zeiss 렌즈를 꼽겠습니다. 만약 이 카메라에 Zeiss 렌즈가 없었다면 타사의 다양한 1.0 타입 카메라, 그 중 렌즈가 교환되는 제품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SONY RX100M4 | 59mm | F2.8 | 1/200 | ISO 400 | RAW 촬영 후 보정
SONY RX100M4 | 70mm | F4.0 | 1/2000 | ISO 125
사실 RX100M4의 24-70mm 줌렌즈는 제게 큰 장점은 아니었습니다. 부피와 화질 때문에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 줄곧 단렌즈만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2.8배 광학줌이 처음엔 오히려 이리저리 바꾸기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사용하는 줌렌즈가 이 카메라의 간편함과 더해지니 일상의 기록과 블로깅을 위한 간편한 촬영에는 그 활용도가 단렌즈와 비교할 수 없이 높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더 화질좋은 Zeiss 단렌즈의 새로운 RX100 시리즈가 나온다면 무조건 그쪽 손을 들어주겠지만, 이 24-70mm F1.8-2.8 렌즈 덕분에 그 동안 찍지 못했던 것들까지 조금 더 다양한 장면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960
최대 40배의 초고속 슬로우무비
SONY RX100M4 | 480fps HFR 촬영 (24P)
RX100M4는 '완성형'이라는 극찬까지 받던 전작 RX100M3에 '속도'를 얹은 신제품입니다. 때문에 이 '필요 이상의 속도'를 굳이 탐내지 않는다면 RX100M3로도 신제품 부럽지 않은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경험한 RX100M4의 이 '스피드'는 이제 막 RX100 시리즈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이 신제품을 구매해야할 이유로 충분합니다. 그 중 HFR 촬영을 첫번째로 들 수 있습니다.
240/480/960fps의 초고속 슬로우무비는 24fps 동영상 기준 최대 40배의 수퍼 슬로우무비로 제가 사용해본 그 동안의 카메라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촬영'을 알려줬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을 담을 수 있게 되면서 그 동안 '사진'을 위한 시선으로는 외면했던 장면들까지 담게 되었습니다. 제게 없었던 새로운 장면들을 갖게된 것이죠. 새로운 친구가 생기면 한동안 그 친구만 줄곧 만나듯, 이 HFR 기능 때문에 며칠간 어딜 가던 사진보다 이 슬로우무비를 먼저 찍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끓는 떡볶이까지 초고속 영상으로 담았을 정도니까요.
SONY RX100M4 | 480fps HFR 촬영 (60P)
SONY RX100M4 | 240fps HFR 촬영 (60P)
SONY RX100M4 | 240fps HFR 촬영 (60P)
최대속도인 960fps 촬영은 40배 슬로우모션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화질에서 많은 한계가 있어 실제로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240/480fps 두 옵션은 나름의 매력 때문에 피사체와 환경에 맞춰 번갈아가며 사용했고요. 일반적인 환경에서 240fps HFR 영상은 CF 광고영상을 보는듯 부드러운 움직임과 상대적으로 뛰어난 화질이 장점입니다. 1824 x 1026으로 영상을 기록한 후 Full HD 해상도로 업스케일하는 방식이지만 원본 영상이 Full HD에 버금가기 때문에 충분히 고화질 영상으로서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따라 슬로우모션 효과 자체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이럴때는 무리해서라도 480/960fps 촬영을 선택해야겠죠.
SONY RX100M4 | 480fps HFR 촬영 (60P)
샘플 영상에서 보듯 480fps HFR 촬영은 240fps가 포착할 수 없는 빠른 움직임을 정확하게 잡아냅니다. 이 장면들은 결코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이 때문에 더 신기하고 재미있죠. 물론 240fps 촬영보다 화질에서 열세가 있습니다. 480fps HFR 촬영의 원본 해상도는 1676 x 566으로 업스케일하는 과정에서 디테일이 떨어지게 됩니다. 실제 두 영상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어요. 게다가 초고속 촬영이다보니 어두운 실내에선 ISO 감도가 높아져 화질이 더 떨어집니다. 빠른 속도만큼이나 예민한 녀석이니 촬영할 때 설정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위 샘플 영상은 480fps로 찍어서 불이 퍼지는 모습을 확실하게 표현했습니다만, 화질에선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마 다음 제품에선 조금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죠?
<출처 : 팝코넷 www.popco.net>
이에 더해, 영상이 촬영되는 영역도 240/480/960fps 설정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좁게 크롭되는 형태로 이역시 화질 못지않게 촬영시 주의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실제 촬영해보니 화질 중심이라면 240fps, HFR 효과를 맘껏 누리고 싶다면 480fps를, 조명이 아주 충분한 환경에서 RX100M4의 끝을 맛보고 싶다면 960fps HFR 촬영을 시도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80fps 효과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960fps는 화질이 떨어져 테스트 정도만 해보았어요.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HD급의 120fps 슬로우모션 촬영을 지원하는데, 그보다 네 배 빠른 480fps 속도로 더 좋은 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스마트폰 카메라로 슬로우무비의 '맛'을 본 사용자라면 이 HFR 촬영에 매력을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6
초당 16장 고속연사
SONY RX100M4 | 16fps 셔터우선 연속촬영
SONY RX100M4 | 16fps 셔터우선 연속촬영
HFR 촬영이 '속도'를 과시하기보단 '완전히 새로운 기능'처럼 느껴졌다면, 16fps 고속연사는 그야말로 RX100M4의 '쾌속'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이었습니다. 물론 이 기능은 제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지만, 테스트를 통해 16fps 초고속 연사를 경험해보니 동영상 못지않은 속도로 2010만 화소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3초만에 50여장의 사진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요. 이 속도는 최상급 DSLR 카메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화질 못지않게 촬영 성능을 중시하는 분께 이 포켓 카메라가 이 정도의 속도를 가졌다는 것이 놀랍게 다가가지 않을까요? 물론 작은 크기 때문에 파지 자체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70mm로 망원이 아쉬워 스포츠 촬영 등의 본격적인 고속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만, 아이와 애완견을 찍을때 이 빠른 연사가 어쩌면 한 장의 '인생샷'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아이와 애완견 둘 다 없어서-
물론 저도 이 빠른 연사의 덕을 적지않게 보았습니다. 거리 스냅사진을 주로 찍는 제게 빠르게 스치는 장면을 단일 촬영으로 찍는 것보다 연속 촬영으로 담아 그 중 한장을 고르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여줬거든요. 앞으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결정적인 몇 번의 순간에 이 16fps 고속연사를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1/32000
1/32000 순간포착
SONY RX100M4 | 24mm | F1.8 | 1/10000 | ISO 125 | RAW 촬영 후 보정
SONY RX100M4 | 70mm | F2.8 | 1/8000 | ISO 1250
셔터속도를 잘 신경쓰지 않는 스냅사진 유저지만 RX100M4와 같이 F1.8의 밝은 조리개값을 가진 카메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한번은 최대 셔터속도를 확인하게 됩니다. 다행히 RX100M4는 최대 1/32000의 초고속 셔터를 지원해 대낮에도 마음껏 F1.8 최대개방을 사용할 수 있었고 종종 1/4000 혹은 그보다 짧은 셔터속도를 S모드로 설정해 순간포착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대 1/2000초의 기계식 셔터에 전자 셔터를 병용해 1/32000초를 구현한 RX100M4는 셔터 방식에 대해 처음엔 이전에 사용한 전자 셔터의 화질 손상과 왜곡을 우려했습니다만 적어도 한달간의 사용기간 동안엔 그런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셔터 소리가 나지 않아 콤팩트 카메라로서 더 좋았어요.
화창한 가을날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한 역광 촬영에서 F1.8 최대개방 촬영을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RX100M4는 셔터속도를 1/10000까지 설정해 이 개방 촬영을 가능하게 해줬고요. 만약 전작과 같이 최대 지원속도가 1/2000초였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조리개를 F4.0 혹은 그 이상으로 올려야했고, 아웃 포커스 효과를 연출할 수 없었겠죠?
#12800
어둠에서 자유로운 ISO 12800 고감도 촬영
SONY RX100M4 | 70mm | F2.8 | 1/80 | ISO 2500
어디든 저를 따라다녀줘야 하는 포켓 카메라에게 '이 작은 카메라가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얼만큼 뛰어난 이미지를 안겨줄 수 있는지'라는 우려를 하게됩니다. 적어도 요즘 부쩍 좋아진 스마트폰 카메라보다는 눈에 띄게 좋은 결과물을 내어줘야 하니까요. 소니가 RX100에 1.0 타입 대형 이미지를 탑재하며 그 동안의 똑딱이들과 가장 크게 차별화된 것이 이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대 감도 지원이 ISO 12800까지이고 ISO 3200까지는 꽤 괜찮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렌즈가 F1.8-2.8로 밝아 최대개방 촬영을 활용하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능을 보입니다. 스마트폰과 비교했던 제가 머쓱해질 정도로요.
SONY RX100M4 | 24mm | F1.8 | 1/30 | ISO 800
SONY RX100M4 | 70mm | F2.8 | 1/50 | ISO 2500
SONY RX100M4 | 60mm | F3.2 | 1/60 | ISO 400
SONY RX100M4 | 59mm | F2.8 | 1/200 | ISO 400 | RAW 촬영 후 보정
SONY RX100M4 | 70mm | F2.8 | 1/10000 | ISO 6400
SONY RX100M4 | 70mm | F2.8 | 1/50 | ISO 6400
#3840
눈을 사로잡는 4K 동영상
SONY RX100M4 | 4K 동영상 (3840 x 2160 | 30P)
이전에 라이카 D-LUX 카메라를 통해 처음 접한 4K 동영상은 그동안 카메라의 동영상 성능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제게 영상 촬영의 즐거움, 가능성을 일깨워줬습니다. Full HD 영상까지는 그냥 '영상 같던' 결과물들이 4K로 해상도가 4배 늘어나니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졌거든요. 해상도는 4배지만 저는 Full HD와 4K 영상에서 생동감의 유/무 정도라고까지 표현할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RX100M4는 그 D-LUX에서 느꼈던 영상의 감흥을 더욱 크게 주었습니다. XAVC S 포맷 화질은 이전 4K 영상보다 적은 용량으로 더 좋은 화질을 보여줬고 결과물은 주머니에서 나온 카메라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생생했거든요. 최근엔 스마트폰도 4K 영상을 지원하지만 코덱과 이미지 센서, 렌즈 등의 차이로 결과물은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SONY RX100M4 | 4K 동영상 (3840 x 2160 | 30P)
가볍게 주머니에서 꺼낸 카메라로 4K 영상을 찍는 것은 매우 쉽고 간편하지만 퀄리티에선 그동안 사용해본 어떤 카메라보다 좋았습니다. 화질도 좋았지만 24-70mm 광학줌의 활용과 5축 손떨림 보정 등 결과물 품질을 높이기 위한 부가기능도 잘 마련되어 있어 한달간 사진못지 않게 영상을 찍었습니다. 멋진 장면이 보이면 사진 몇 장을 찍은 후 꼭 영상으로 같은 장면을 남겼죠. 마침 일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한국의 초가을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영상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고, 이들을 모아 가을의 추억을 영상 한 편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영상 촬영에 빠지게 되나 봅니다.
3840 x 2160 30P 영상은 굳이 아쉬움을 말하자면 Full HD 60P 영상의 부드러움에 익숙해진 분들에게 프레임 수의 욕심을 불러올 것입니다. 저 역시 60P 지원의 아쉬움을 적잖이 느꼈으니까요. 아직 4K 영상이 대중화되지 않은 환경이지만 다음 제품에선 어쩌면 60P의 4K 영상을 이 '포켓 캠코더'로 촬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SONY RX100M4 | 4K 동영상 (3840 x 2160 | 30P)
SONY RX100M4 | 4K 동영상 (3840 x 2160 | 30P)
#298
101.6mm | 298g의 가벼움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포함해도 300g이 넘지 않는 무게. 298이라는 숫자는 RX100M4의 무게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카메라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서 장황하게 설명한 속도와 화질, 편의성 등 모든 장점을 이 298g의 작고 가벼운 카메라로 실현했다는 것에 RX100M4의 가장 큰 가치가 있습니다. 특유의 가벼움 때문에 한달동안 저는 거의 매일 이 카메라를 재킷 주머니 혹은 가방에 휴대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카메라를 챙기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는 것이 이 포켓 카메라가 제게 선물한 가장 큰 변화입니다. 기존 제 카메라들은 적어도 1,2분간 '오늘 몇 장의 사진을 찍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었거든요. 정작 카메라를 챙긴 날엔 찍은 것들이 없었고, 카메라가 없는 날엔 스마트폰 카메라의 아쉬움만이 있었던 날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RX100M4를 사용하면서 이런 고민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SONY RX100M4 | 24mm | F5.0 | 1/400 | ISO 125
무게가 가벼워진만큼 셔터 역시 가볍고 경쾌해졌습니다. 훨씬 더 많은 셔터 찬스가 제게 주어진 것이죠. 작고 가벼운 카메라는 짐이 많은 날에도 항상 저와 함께할 수 있었고 때문에 갑자기 찾게된 장소나 예정에 없던 공원 산책에서도 고화질로 추억을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기는 포켓 카메라에 가깝지만 결과물은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 조금 더 가까운 이 카메라의 이미지 특성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날 저는 올림픽공원을 찾을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맑은 가을하늘과 곧 펼쳐질 노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갑작스레 발길을 돌리게 되었고 가을냄새 물씬 나는 장면들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제 선반에 아직도 크고 무거운 카메라만 있었다면, 이 날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아쉬워하는 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RX100M4 이전에도 끊임없이 저는 제게 꼭 맞는 포켓 카메라를 찾았습니다. 그나마 제 조건에 가장 가까웠던 라이카 C는 휴대성과 편의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결정적으로 '결과물'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게 했습니다. 빛이 부족한 몇몇 환경에선 스마트폰 카메라와 크게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점차 선반에 놓인 이 카메라를 외면한채 집을 나서게 되었고, 그만큼 주머니와 가방은 가벼워졌지만 포켓 카메라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지게 되었죠.
RX100M4는 이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에 조금 더 나은 성능과 편의성, 그리고 훨씬 좋은 결과물을 안겨줬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비교하지도, 사이에서 고민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SONY RX100M4 | 24mm | F9.0 | 1/250 | ISO 125
SONY RX100M4 | 50mm | F4.5 | 1/400 | ISO 125
SONY RX100M4 | 43mm | F3.2 | 1/160 | ISO 125
그리고, 조금만 창피하면 참 유용한 뷰파인더
포켓 사이즈의 RX100M4에 어엿한 뷰파인더가 있다는 것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이 뷰파인더의 성능과 쓰임새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팝업식 내장 EVF는 팝업동작으로 카메라를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는 편의성, 밝은 낮과 역광에서 LCD보다 피사체에 집중할 수 있는 몰입도 덕분에 즐겨 사용했습니다. 물론 이 작은 카메라 위에 달린 더 작은 파인더에 눈을 댄 제 모양새가 보기에는 좋지 않았지만 촬영 자체의 즐거움과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로 이제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되었습니다.
SONY RX100M4 | 70mm | F5.0 | 1/500 | ISO 125
SONY RX100M4 | 48mm | F4.0 | 1/160 | ISO 125
SONY RX100M4 | 25mm | F4.0 | 1/800 | ISO 125
SONY RX100M4 | 70mm | F3.5 | 1/500 | ISO 125
SONY RX100M4 | 60mm | F2.8 | 1/320 | ISO 125
SONY RX100M4 | 41mm | F4.0 | 1/250 | ISO 125
SONY RX100M4 | 31mm | F2.5 | 1/400 | ISO 125
SONY RX100M4 | 59mm | F2.8 | 1/125 | ISO 400
풍경과 거리 스냅, 인물과 정물에 이르기까지. RX100M4로 한달간 제가 찍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와 마주해본 것 같습니다. RX100M4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냅촬영의 순간 포착에서는 작은 크기와 빠른 속도로 최고의 만족을, 정적인 풍경 사진에선 고성능 렌즈와 이미지 프로세스의 가능성을, 스튜디오 인물 촬영에선 아직은 극복하기 쉽지 않은 한계를 다양하게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촬영에 대응할 수 있는 카메라를 현재 몇개나 꼽을 수 있냐는 질문을 해보면 RX100M4, 나아가 소니 RX100 시리즈가 현재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일상의 기록과 거리 스냅 촬영을 위해 이 카메라를 매일 휴대할 것이고, 저와 같은 용도의 카메라를 원하시는 분께는 이 카메라를 계속해서 추천할 생각입니다.
포켓 카메라가 준 완전히 새로운 경험
평가는 일년쯤 후에
한 달여의 기간동안 사용해본 RX100M4는 왜 이 '비싼 똑딱이' 카메라가 계속해서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는지 직접 느끼게 해줬습니다. 1.0타입 이미지센서와 Zeiss 렌즈는 카메라의 기본인 '화질'에서 포켓 사이즈에는 과분한 능력을 보여줬고 이에 시리즈를 거듭하며 뷰파인더와 틸트 LCD의 편의성이 더해져 '작고 잘 나오는' 카메라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이 점은 제가 RX100M4를 받기 전에 기대했던 것들을 충족시켜줬습니다. 물론 완벽하지 않습니다만, 제 주머니에선 1등이죠.
최신작 RX100M4에서 더해진 스피드는 신기하고, 흥미로우며 때로 유용했습니다. 480fps 슬로우모션은 제 촬영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줬고 16fps 연사로 제 스냅 사진은 한결 풍족해졌습니다. 4K 영상은 멋진 장소에 닿게 되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기능이 됐고 Wi-Fi 무선통신으로 앞으로의 여행에 큰짐 하나가 줄게됐죠. 모든 사용자에게 RX100M4의 이 쾌속이 필요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능력이 종종 이전에 찍을 수 없던 장면들에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이 많은 기능 중 일부만 활용하게 되겠죠.
한달간 '열심히' 써봤지만 아직 이 카메라를 다 알수는 없습니다. 아마 RX100M5가 나올때쯤 되어야 이 카메라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인 '포켓 사이즈'를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마음먹고 떠나는 여행에 이 카메라 하나만 챙기기까진 적잖은 고민이 뒤따르겠지만 과감히 한 번 떠나보려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이 카메라를 좀 더 큰 목소리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날까지도 이 카메라는 제 주머니에 늘 있겠지만요.
RX100M4를 사용한 지난 한달동안 저는 근 2년간 계속된 포켓 카메라에 대한 고민을 끝냈습니다. 이것이 RX100M4가 제게 준 선물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 기적의 똑딱이에 대한 소감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소니 RX100M4(RX100 Mark IV) 사용후기
#1 포켓 사이즈에 담긴 놀라운 능력, 소니 RX100M4로 시작된 사진의 변화
#2 나의 화법(畫法)을 바꾼 포켓 카메라의 기적, 소니 RX100M4 - 이미지 품질
#3 5cm의 짜릿함, 소니 RX100M4의 특별한 매크로 능력
#4 사람의 시선을 뛰어넘는 '초고속', 소니 RX100M4의 슬로우 무비 촬영 (HFR)
#5 4배 더 생생한 감동, 포켓 카메라 RX100M4의 4K 동영상 촬영
#6 압도적인 속도 , 스피드 마스터 소니 RX100M4의 초당 16매 고속연
#7 Anytime, Anywhere. 소니 RX100M4의 Wi-Fi 무선전송 기능
#8 소니 RX100M4의 잠재력(?), '기적의 똑딱이'와 함께한 스튜디오 인물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