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X100M4를 무척 잘 쓰고 있습니다. 작고 결과물이 좋아서 매일 가지고 다닐 정도라지요. 근데 평소 구입하고 싶던 속사 케이스 가격을보니 이 포켓 카메라에 좀 과한 것 같고 장점인 휴대성이 망가져 다른 방법을 찾던 중에 가죽 스킨이 이미 다양하게 발매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케이스의 본래 용도인 흠집과 사용감 방지도 어느정도 충족하면서 색상으로 포인트도 줄 수 있어 주문했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했어요. 예전에 렌즈 후드로 이름을 들어본 '림즈'라는 회사의 제품이고 가격은 만원정도로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배송비가 2500원-
이탈리안 레더를 사용했다고 합니다만 국내산과 차이를 잘 모르니 그냥 좋다는 뜻 정도로 여깁니다. 본래는 RX100M3용으로 출시됐지만 RX100M4이 디자인이 동일하므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색상은 카키/레드 두 종류가 있는데 그동안 줄곧 애용한 검빨 조합에 조금 피곤함이 온지라 카키색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하루가 지나 후회가 시작됩니다-
전면뿐 아니라 하단까지 레더 스킨을 부착하게 됩니다. 카메라를 바닥에 놓을 때 생기는 흠집에 부주의한 저에겐 이 하단 스티커 유무가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였죠.
부착은 신뢰와 전통의 3M 양면 테이프로, 총 4개의 파트로 되어있어 붙이는 데 특별히 높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위치에 맞춰 조심조심 붙여주기만 하면 끝.
좀 비뚤어지면 다시 살짝 떼서 붙이면 됩니다. 3M은 그 정도니까요.
바지까지 새 옷을 다 입은 RX100M4. 레트로 디자인의 가죽 그립을 좋아하다보니 이 가죽 스킨이 원래의 매끈한 카메라 모양보다 마음에 듭니다. 그동안 카메라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카키색과 표면 질감 역시 흥미롭고요. 이탈리안 가죽이 뭐가 좋은지는 이것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가죽소재다보니 확실히 손에 붙는 맛이 있어서 원래 카메라보다 그립감은 훨씬 좋아집니다. 이 납작하고 단순한 디자인에 '손에 쥐는 맛'을 만들어줬어요.
Zeiss 로고는 자랑해야된다고 이 부분을 뚫어놓은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때문에 괜히 붙이기 불편하기만 하고.
아무래도 가죽 소재다보니, 그리고 색상 때문에 손에 닿는대로 흔적이 남고 손톱에 긁히면 그대로 흠집도 곧잘 납니다. 나쁘게 말하면 붙이자마자 헌것같아보이고 좋게 말하면 사용하면서 가죽 특유의 매력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둘 중 제 개인적인 소감은 아쉽게도 전자쪽. 카키색이라고는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카키색의 빈티지한 멋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새 카메라를 오래된 중고품으로 보이게 합니다. 급하게 구매하느라 많이 알아보지 못했는데, 비슷한 가격대에 브라운이나 블루의 깔끔한 가죽스킨을 판매하는 곳도 있더군요. 아니면 차라리 동사의 레드 스킨을 살 것을. 이 카키색 스킨을 좋아하는 분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만원도 돈인지라 추가구매할때까지 당분간은 이 스킨을 쓰겠지만 가죽스킨으로 카메라를 '드레스업'해보시려는 분께 적어도 이 림즈 스킨 카키색상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굳이 이것을 '거친 매력'으로 높게 사시는 분은 도전해 보실만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다양한 선택권이 있거든요.
다음엔 좀 화사한 색상으로 구매하려고 합니다.
- 아쉽지만 실패한 구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