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라멘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서울에 있는 이름난 라멘집은 거의 한 번씩 가 보았지만
정작 자주 가는 홍대에 이렇게 아직 '미지의' 라멘집이 많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이 곳도 자칫 놓칠 뻔했죠.
홍대 앞에 있는 라멘집 '쿠자쿠'에 다녀왔습니다.
-이름이 맞는지-
요즘 부쩍 새 건물이 많이 늘어선 서교동 골목길에 위치해있어요, 이 건물도 새 건물 같아 보입니다.
홍대에 있는 회사를 다닐 땐 빠삭했는데, 이젠 가끔 오니 감 떨어졌어요.
함께 찾은 분 말로는 인근에 있는 곳보다 이 곳 라멘이 맛이 있다더라구요.
메뉴는 요렇습니다.
여느 라멘집과 같이 쇼유, 돈코츠 라멘이 메인인 것 같고
그 외 선호도가 높은 미소, 탄탄멘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8000원으로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편이네요.
분위기는 여느 라멘집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라멘이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일본풍' 인테리어를 하고 있죠.
작은 가게 크기와 인테리어, 그리고 노란 조명 때문에 얼추 정말 일본 같기도 합니다.
라멘집엔 꼭 이렇게 피규어 같은 소품들이 있더라구요. 일본 느낌을 조금 더하긴 하지만 조금 식상한 느낌도 있습니다.
쇼유라멘과 미소라멘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주방을 봅니다.
이 풍경도 역시나 너무도 익숙하죠?
이것이 일행분이 주문한 미소라멘
그리고 이게 제가 주문한 쇼유라멘
다른 곳보다 차슈에 신경을 썼다는 말을 듣고 차슈부터 먹어봤는데
두께가 두꺼워서 고기 먹는 맛이 있는데다, 잘 삶아져 무척 부드럽습니다.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요.
차슈로는 그 동안 다녀본 라멘집과 비교 해봐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고명도 상당히 이것저것 많은 편인데,
씹는 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이 고명들의 다양한 식감도 매력이 되겠네요.
이건 함께 나오는 반찬
추가로 초생강이나 다진 마늘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먹은 쇼유라멘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마늘기름과 간장 베이스지만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면과 고명 때문에 담백한 느낌이었습니다.
차슈 크기가 큰 편이고, 김도 큼지막하게 세 장 씩이나 줘서 푸짐하더군요.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여겨졌는데, 대신 양도 많은 편입니다.
조금 더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져도 그대로일까 생각을 하게 만드는 푸짐한 고명,
꼬들꼬들한 식감의 저 갈색 해조류(?)는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파와 채소, 김, 달걀 등은 만족.
배가 고팠던 터라 면을 하나 더 추가했어요.
기분 좋았던 것은, 추가면 양이 거의 오리지널에 가까울 정도로 푸짐했다는 것.
그래서 이렇게 면을 추가하면 다소 비싼 라멘 가격에 걸맞는 푸짐한 식사가 가능합니다.
근처에 제가 워낙 좋아하는 부탄츄가 있기도 하고,
두 가게의 라멘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부탄츄가 진한 소스의 깊은 맛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
쿠자쿠의 라멘은 조금 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담백함과 다양한 고명들이 주는 식감, 씹는 즐거움 등이 장점이었습니다.
요즘 종종 처음 찾는 라멘집에서 실패를 했었는데,
쿠자쿠는 다시 한 번 찾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