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 플러스 카메라
3개월간의 기록
이제는 평가를 해보자
급한 마음에 해외 구매로 조금 서둘러 구매했던 아이폰 6플러스를 사용한 지도 벌써 3개월이 되었습니다.
(아이폰 6 플러스 개봉기 : http://mistyfriday.tistory.com/1939
아이폰 6 플러스 카메라 리뷰 : http://mistyfriday.tistory.com/1942)
애초에 정식 발매의 혜택(통신사 혜택..은 없는 셈치고, A/S 하나)을 포기하고, 오히려 국내 정발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이 놈을 구매한 것은
키노트를 보는 순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화면 크기와 배터리 이 둘 만으로 일단-
어딘가 하나씩 특출나지만 꼭 한 가지는 부족했던 안드로이드 하이엔드 폰보다는
그냥 저냥 무난한 아이폰과 iOS를 사용해보자는 생각에서였는데요
역시나 생각했던대로 기존 아이폰 시리즈에서 가장 불만스러웠던 둘 - 화면, 배터리 - 가 해결되고 나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겠더군요
- 물론 iOS의 폐쇄적 정책에 따른 몇몇 기능 제한, 예를 들면 OTG 같은 것들 때문에 100% 만족은 아닙니다. -
카메라가 많이 좋아졌다지만 편의성을 제외한 품질 자체를 따지자면 디지털 카메라용 1/2.3" 이미지 센서를 욱여넣은 소니 Z 시리즈나
폰카 클래스의 한계를 향해 달리고 있는 갤럭시 노트4가 오히려 더 좋아보이더군요.
어쨌든, 6개월 이상 스마트폰 못 쓰는 제가 그래도 3개월동안 큰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6의 후기,
그 중에서도 카메라 -3개월 간 써 본 아이폰 6 플러스의 카메라, 사진-에 대한 이야기을 하려고 합니다.
아이폰 6 플러스 (카메라)
- 800만 화소
- 1/3.0" BSI CMOS 이미지 센서
- F 2.2 렌즈
- 35mm 환산 약 29mm 초점거리
- 위상차 검출 AF 센서
- 광학식 손떨림 보정
- Full HD 동영상 촬영
- 120 / 240 fps 슬로우 무비
- HDR
800만 화소 하나 빼고는 요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비해 크게 부족할 것 없는 사양이고,
평이 매우 좋은 위상차 검출 방식의 AF 속도,
전작 아이폰 시리즈와의 품질 차이를 분명히 두면서 아이폰 6 대비 6 플러스의 확실한 매력이기도 한 광학 손떨림 보정
어쩌면 이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이폰의 슬로우 무비
이 정도가 아이폰 6 카메라의 특장점이 되겠습니다.
1/3.0" 이미지 센서는 기존 1/3.2"보다 커졌지만,
소니가 2000만 화소 1/2.3" 이미지 센서를 넣는 바람에 타사 대비 장점은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구요,
화소는 뭐 이대로 가다간 몇년간은 계속 800만 화소로 갈 것 같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 없이 일어나는 혁신
달리 말해, 핵심보단 애먼 것들을 자랑하는 애플
하지만 화소를 동일하게 800만 화소로 유지하면서
화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 센서 크기와 렌즈 성능을 향상시켜
실제 사용자가 얻는 결과물의 품질을 올린 것은 환영할 만한 걱정입니다.
- 그래도 800만 화소는 이번 시리즈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아이폰 카메라는 품질보단 편의성과 활용성에 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와 같은 사용자들을 위해
포커스 픽셀을 이용한 빠른 AF 속도는 가장 만족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촬영은 그냥 휴대폰 화면을 통해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는 두 동작에서 끝이 났으며,
접사나 특정 피사체에 초점 검출을 해야 하는 상황 외에는 터치 포커스 동작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의 다른 여러가지 자랑들(?)보다 저에게 와닿았던 아이폰 6 플러스 카메라의 장점은 이 둘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혹시나 '새로운' 혹은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빼버릴까봐
슬로 무비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 Full HD 동영상 자랑에 열을 올리더군요.
Just shoot
본격적인 스마트폰 붐이 세계적으로 일어날 시기,
아이폰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카메라를 넣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디지털 카메라는 '유행 지난 물건' 혹은 '대체 가능한 불필요한 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저야 뭐 욕심 때문에 카메라를 꼭 들고 다니지만서도,
이제 이런 간단한 기념 촬영(?)에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충분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기술 발전에 따라 과거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보다 눈에 띄게 열세였던 색 재현, 계조 표현 역시
이 정도 사진 크기에서는 구별이 힘들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저 역시 아이폰 6 플러스로 가장 많이 찍는 사진은
길을 걷다 보는 풍경 사진일 정도로
그냥 잠깐 멈춰 서서
주머니에서 꺼낸 후
찍고
다시 가는
그런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결과물 역시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점 만족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아이폰 팬들은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이 정도면 카메라 안 써도 되겠다'
라고 하시지만
저는 5s와 6, 6 플러스 정도부터 그 정도 품질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쉽고 간편하게 찍을 수 있는 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1/4000초 셔터 속도, ISO 12800 지원이나 내장 ND필터같은 어려운 것들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꺼내서, 찍다'
로 사진 찍는 것이 크게 쉬워지면서
평소에는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한 장소에서 아이폰을 꺼내게 되고
그 때 생각보다 믿음직하게 결과물을 내어 주면서
찍는 것이 즐거워지는 거죠,
그러면서 추억은 많아지구요.
그냥 찍기만 했는데도 이 정도로 나와주니까
최고는 아니더라도
믿고 즐겨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편리함을 만든 건,
여태까지 아이폰과 iOS를 통해 쌓아온 소프트웨어의 편리함과 직관성, 센서와 렌즈 기술 그리고 이미지 처리 기술 발전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거기에 이번엔 빠른 AF로 초점 잡는 번거로움이 사라진 점 역시 매우 큽니다.
이전 아이폰 혹은 안드로이드폰을 썼을 때와 다르게
초점 나간 사진이 거의 없으니까요.
역시나 아이폰 답게,
편하고 쉬운 건 아직까지는 최고입니다.
- 그래서 세부 설정이나 수동 촬영 기능이 열악해도 참고 써 주는거죠 -
안정적인 색 표현
발전할 수 밖에 없었지만, 너만 좋아진 게 아니지만
이미지 품질에는 만족했지만, 사진 앱 자체의 속도와 안정성의 한계가 와닿았던 갤럭시 노트3 이후로
가장 최근의 갤럭시 S나 노트 시리즈는 사용해 보지 못했지만,
갤럭시 노트 3의 이미지가 개 아니면 윷 정도로 평가한다면
- 모 아니면 도는 아니었습니다, 최고도 아니었고 최악도 아니었으니 -
아이폰은 걸,걸,걸 가끔 윷?
무엇보다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색 표현이 비교적 균일한 것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타사 스마트폰에선 꼭 같은 장면을 두세번 많게는 대여섯번 찍던 습관이
아이폰을 쓸 때는 필요 없게 되었죠.
물론 기본 색감이 따뜻한 편이라 제 취향에는 썩 달갑지 않습니다만.
아이폰 5s 때보다 향상되었다고 느낀 것은
원색 표현의 정확함입니다.
부족한 제 눈에도 디지털 카메라의 그것과 작은 화면에서도 분명 구분할 수 있었던 색 표현력이
아이폰 6 플러스에서는 이제 긴가민가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빛이 좋으면 정말 감탄할 정도도 가끔 나와주고요.
29mm
광각과 표준 사이의 그 오묘한 무언가
아이폰 6 플러스(6 역시 동일합니다)의 렌즈는 35mm 환산 약 29mm로 디지털 카메라의 30mm 렌즈를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표준으로 불리는 35-50mm 보다는 좀 넓게 찍히는 렌즈로
대표적인 광각 28mm와 대표적인 표준 35mm의 중간즈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물론 중간이라기엔 28mm에 훨씬 가깝죠 -
아무래도 여행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할 일이 많고,
좁아서 답답한 것보다는 넓게 찍고 잘라내는 편이 낫기 때문에
아이폰 6 플러스의 29mm는 이래저래 활용도가 좋습니다.
- 그래서 편집 메뉴의 첫번째가 '잘라내기'인가 봅니다 -
기본적으로 광각 성향이지만
근접 촬영이 좋아 들이대면 50mm 못지 않게 연출할 수 있고
풍경에선 뭐 말할 것 없이 좋구요,
일단 눈에 보이는 것들을 빠짐 없이 담아주니
편하게 찍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800만 화소는 최선이었을까?
여전히 같은 질문, 이제는 아니라고 해야할 때
아이폰의 800만 화소 역사(?)는 무려 3년 전 출시한 아이폰 4s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물론 그 800만 화소와 이 800만 화소 이미지의 품질이 같느냐 물으면
화질 자체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경쟁 제품들이 2000만 화소를 향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면이 안 서는 건 확실합니다.
100% 확대한 이미지,
훌륭합니다.
작은 글씨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고,
노이즈 억제도 좋아 윤곽처리나 질감 역시 깔끔합니다.
화소보단 이미지 품질이다,
아이폰 5s의 카메라를 써보고 평가하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고,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이냐고 물으면 현재도 생각은 같지만
그래도 800만 화소는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무리하게 화소를 올리면서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은
선명함과 깔끔함이 조금이나마 손실될 수도 있습니다만,
이미지를 잘라내서 활용할 일도 많고,
무엇보다 아이폰 디스플레이 해상도 자체가 커졌으니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깔끔하게 설정할 수 있을 정도의 화소는
다음 제품에선 확보를 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여기서 6s / 6s 플러스를 위한 노골적인 스펙 누락(?)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
매크로
고속 AF의 가장 큰 수혜자
접사는 풍경사진과 함께 제 아이폰 카메라의 가장 많은 사용 빈도를 차지합니다.
- 우선 제 카메라가 접사에 매우 약하기 때문이죠 -
이제 접사 성능에는 모든 스마트폰들이 우/열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아이폰 6 플러스는 AF 속도가 빨라 근접 촬영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것이 장점이 되겠네요
- 경쟁 제품뿐 아니라 이전 아이폰과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
따라서 저는 아이폰 카메라를 제 카메라의 훌륭한 보조로 더욱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간/저조도 촬영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OIS, 너의 공이 크다
휴대폰 카메라가 가장 고전하는, 어쩌면 포기하게 되는 야간/저조도 촬영 역시 향상되었죠
여기에는 이미지 센서 크기, 성능 향상 그리고 광학 손떨림 보정의 역할이 있습니다.
이미지 센서의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향상돼 보다 적은 빛으로도 촬영이 가능해졌고
손 떨림을 줄여주는 광학 손떨림 보정으로 동일한 환경에서 보다 깔끔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죠.
측광과 피사체를 잘 선택하면
컴팩트 카메라 수준의 야간 촬영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 때 색 표현이 틀어지고, 이미지 경계선이 무너지는 한계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이지만요.
그래도 이 정도면 이제 '포기' 신세는 확실히 면하게 된 것 같네요.
따로 측광 모드 선택이 없는 아이폰의 경우엔 장면에서 가장 밝은 부분에 화면 터치를 통한 측광을 하는 것이
조금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되겠죠.
디지털 카메라는 점점 더 쓸모 없어진다
앞으로도 아이폰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
해가 갈 수록 스마트폰 카메라는 점점 더 완벽(?)해져가고
아이폰은 역시나 항상 그 선두에 있습니다.
- 비록 실제로 최고가 아니더라도 아직은 -
타사 경쟁작들의 발전 속도나 그 폭에 비하면 다소 평이하지만
아이폰의 카메라 역시 차곡차곡 그 힘을 키워가고 있고
분명히 이번 6 플러스에서는 주목할만한 성과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스마트폰 화질은 스마트폰끼리 비교하기보단
디지털 카메라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였느냐가 화두가 될 정도로
한계라고 생각했던 벽을 넘은 데다
과열 경쟁으로 인한 무시무시한 발전으로
우리는 생각보다 '디카 없는 여행'을 빨리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다음 아이폰이 카메라만 업데이트 된다면 아마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이폰 6 플러스의 사진들은 3개월 동안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 물론 얼마나 더 발전할지는 궁금하죠 -
앞으로 종종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일들이
많은 분들에게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 아이폰 6 카메라의 개인적인 수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