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짬을 내서 부산까지 다녀왔죠,
몇몇 이유가 있었지만 순전히 이 전시를 보기 위해서 시간을 냈다고 해도 될 만큼 꼭 보고 싶었던 전시였습니다.
부산 고은 사진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사진가 랄프 깁슨의 전시입니다.
초현실주의 사진의 대표적인 작가로 한국에서 전시를 보기 쉬운 작가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부산 시립미술관 근처에 있는 고은사진미술관
작은 골목길에 있지만 규모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생긴지 오래 되지 않았는지 건물도 깨끗하고 외부 경관도 멋져서 기대가 더욱 커졌어요.
그렇게 기다렸던 사진전에 드디어 도착!
갤러리가 정갈하고 깨끗한데다 작품도 생각보다 많아서
입장과 동시에 '와 먼 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요일 오후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 갔는데 전시실이 텅 비어있어서 뭔가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작가 전시에, 게다가 무료관람이라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입구부터 강렬한 사진들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랄프 깁슨의 사진들은 신체의 일부, 장면의 일부분을 포착하여 강한 인상과 감동을 주는 것들이 특징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별 의미 없는 클로즈업 사진이지만 빛과 구도, 대비가 보이는 묘한 감정들과 빈티지 프린트에서 느껴지는 깊이까지,
작품을 직접 보아야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확실히 있었습니다.
그럼 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제가 감명 깊게 본 몇 장의 사진들을 함께 볼까요-
선과 빛을 탁월하게 활용하는 랄프 깁슨의 사진들 중 저는 누드 사진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습니다.
절제미가 가장 잘 드러나느데다, 제가 잘 모르는 장르인 누드 사진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어요.
마지막은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어딘가 괴기스러운 사진으로
랄프 깁슨의 사진전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11월까지 계속된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무료로, 좋은 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니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뭔가 그 동안 멋진 사진들을 보며 느낀 감정들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아니 뭔가 새로운 쪽으로 머리가 깬 듯한 느낌을 준 멋진 사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