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열린 2014년 상반기 전략 디지털 카메라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중인 이미징 쇼 CP+ 2014 기간에 열려 이목을 끌었는데요
DSLR 카메라가 아닌 캐논의 하이엔드 라인업 G1X 시리즈의 신제품 G1X Mark II를 대표로, 파워샷 N100, 컴팩트 카메라 익서스 시리즈 등이 발표되었습니다.
< 캐논 파워샷 G1X Mark II >
1.5 인치 CMOS 이미지센서
1310만 화소
24-120 mm (35mm 환산) 광학 5배 줌 렌즈
F2.0 - 3.9
1920 x 1080 Full HD 동영상 촬영
3인치 225도 틸트 LCD
ISO 100 - 12800
초당 5.2매 연속촬영
컴팩트 카메라 익서스 시리즈와 포토프린터 등이 함께 전시되었지만 역시나 이 날 발표의 주인공은 하이엔드 카메라 G1X Mark II 였습니다.
1.5인치 이미지 센서로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보다 크고 파나소닉과 올림푸스 등 마이크로 포서즈 미러리스 카메라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미지 센서를 채용한
캐논의 차세대 하이엔드 카메라 G1X 시리즈는 별도의 제품 발표회까지 할 정도로 캐논에서 큰 기대를 보이고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파워샷 G 시리즈가 16개 제품이 발표되며 롱런했지만, 높은 성능에도 화질과 휴대성에서 하이엔드 카메라를 압박하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소니 RX 시리즈 등 새로운 컨셉의 하이엔드 카메라에 치여 시장의 관심을 잃어가는 가운데 출시한 G1X 라인업은
DSLR 카메라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독특한 규격의 대형 이미지 센서와 밝은 줌 렌즈,
높은 촬영 성능 등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첫 제품인 G1X가 AF 속도와 렌즈 성능 등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이번에 출시한 G1X Mark II는 그 단점들을 중점적으로 보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회장에 전시된 G1X Mark II의 샘플 사진에서는 DSLR, 미러리스 카메라 못지 않은 뛰어난 화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포토그래퍼의 실력에 따라 DSLR 카메라와 같은 고화질 혹은 휴대폰 카메라와 다름 없는 평범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하이엔드 카메라의 특징이긴 하지만요
발표회의 시작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하이엔드 카메라의 새로운 기준들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dslr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캐논이 예상보다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망을 정확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배율 줌과 조금 더 큰 이미지 센서가 전부였던 과거의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에 비해 최근 하이엔드 카메라들은 확실한 컨셉을 내세운 특화 모델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죠.
캐논은 하이엔드 카메라의 키워드로 대형 이미지 세서와 고배율 줌, 무선 통신, 전에 없던 새로운 컨셉을 꼽았습니다.
새로운 컨셉의 예로 든 것이 정사각형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파워샷 N 시리즈였습니다.
마이너 제품인 N100은 파워샷 N보다는 기존 디지털 카메라 스타일에 가깝지만, N 시리즈의 특징을 이어가고 있는 모델이라고 하네요.
이 날의 주인공인 파워샷 G1X Mark II에 대한 소개가 이어집니다.
1.5인치 규격은 최근 하이엔드 카메라에서는 보기 드문 규격입니다. 요즘은 1인치 이미지 센서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1.5인치 이미지 센서는 파나소닉,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에 채용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보다는 약간 작고,
하이엔드 카메라의 일반적인 이미지 센서 크기인 1/1.7인치보다는 약 5배나 큰 센서입니다.
따라서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보다는 확실히 화질에서 큰 우위를 보입니다.
이미지 센서와 함께 화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렌즈 역시 기존보다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기존 G1X이 F2.8 - 5.8로 망원에서 다소 어두운 렌즈를 채용한 데 반해,
G1X는 GX1의 28 - 112mm 광학 4배 줌보다 넓은 24-120mm 광학 5배 줌 렌즈임에도
F2.0 - F3.9의 밝은 렌즈가 탑재됐습니다.
아마도 이번 G1X Mark II에서 가장 크게 신경쓴 부분이 렌즈 성능의 개선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향상입니다.
대형 이미지 센서에서도 밝은 조리개 값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로도 렌즈 크기가 본체 크기에 비해 큰 편이었습니다.
밝은 조리개를 통해 '아웃 포커스 효과'로 잘 알려진 배경 흐림 연출을 하이엔드 카메라에서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G1X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만 찍을 수 있을 것 같던 사진들을 그보다 작은 하이엔드 카메라로도 찍을 수 있는 장점.
제품 마케팅도 이런 점에 비중을 두고 진행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와 함께 렌즈의 컨트롤 링으로 촬영 설정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듀얼 컨트롤 링과 상단 180도 하단 45도 틸트가 가능한 LCD 등
촬영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장치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색다른 컨셉, 그리고 화질에서의 우위에도 몇 가지 한계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한 G1X에 대한 위기감이었는지
캐논은 G1X Mark II에서 아낌 없는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모습입니다.
현재 이만한 크기, 가격의 카메라에게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넣어봤다고 할까요?
아마 DSLR 카메라가 아님에도 이렇게 별도의 제품 소개 행사를 개최한 것 자체가 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이 날 발표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광학 30배 줌의 컴팩트 카메라 파워샷 SX700 HS, 25m 방수를 지원하는 D30, 컴팩트 카메라 익서스 시리즈 등이 전시되었지만
역시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G1X Mark II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전체 크기는 최근 소형화된 미러리스 카메라와 같은, 아니 오히려 그보다 클 정도로 육중합니다. 무게 역시 묵직하구요.
하이엔드 카메라의 품격과 내구성을 위해 금속 재질로 바디를 제작하고 가죽 그립과 외부 도장 등도 고급스러웠습니다.
카메라 크기에 맞게 버튼과 다이얼 크기는 dslr 카메라보다 작아졌지만, 캐논 dslr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인터페이스도 인상적이었구요.
특히 이 틸트 LCD는 요즘 핫 트렌드 중의 하나죠.
셀프 카메라의 인기가 대단한 요즘, 셀카와 함께 다양한 구도 선정에도 유리한 틸트 LCD 탑재는 적절합니다.
틸트 상태에서 메뉴 조작과 이미지 확인 등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며
상단 180도, 하단 45도까지 틸트가 가능한 화면의 활용성이 무척 높았습니다.
직접적인 화질 비교가 불가능한 전시장 특성상
1.5인치 대형 이미지 센서와 F2.0 렌즈의 장점보다는
이런 인터페이스의 특징이 아무래도 더 눈에 띄었습니다.
G1X Mark II는 역시나 여성 사용자나 초보 포토그래퍼가 타겟인 제품은 아닙니다.
고화질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커다란 카메라가 부담스러운 여행객이나 매일 카메라를 휴대해야 하는 사용자들에게
굳이 렌즈 교환을 하지 않고도 좋은 성능과 다양한 촬영을 할 수 있는 일체형 하이엔드 카메라로 기획되었으며
기본 성능에서 다소 불만이 있었던 G1X의 약점들을 대폭 보강하면서 진짜 제대로 해 볼만한 하이엔드 카메라가 된 것 같은 생각입니다.
더불어 24 - 120mm 렌즈와 셀프 카메라 등은 가벼운 짐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용자들에게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 같습니다.
단지 '하이엔드 카메라'의 고정관념으로 이해하기 힘든 높은 가격과 소형 미러리스 카메라와의 휴대성 싸움에서 열세에 있다는 것이 관건이 되겠네요.
큰 관심은 받지 못했지만 함께 발표회장을 빛나게 해 줬던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와 포토 프린터들.
그리고 다과까지.
발표회장을 나가면서 마지막으로 본 것은 캐논 하이엔드 카메라 파워샷 G 시리즈의 역사를 정리해 둔 표였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디자인도, 성능과 기능, 화질도 크게 변하고 발전해오며 G1X Mark II까지 왔네요.
캐논에서 이렇게 특별히 신경 쓴 G1X Mark II가 소니 RX 시리즈가 '판을 키워 놓은' 고화질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어떤 제품이든 한국에선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캐논이니까요.
캐논 G1X Mark II의 출시는 3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고,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고 하네요.
(그놈의 미정이, 미정씨..)
DSLR 못지 않은 고품격 하이엔드 카메라에 대해 저도 요즘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2014년은 풀프레임 DSLR, 미러리스 카메라의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과 함께
그 아래를 든든하게 받춰 줄 고품질 하이엔드 카메라도 열띤 경쟁을 벌일 것 같습니다.
2014년 카메라 시장이 기대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