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홍대 앞에서 데이트를 할 때나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면
그렇게나 식당도 맛집도 많은 홍대를 한참 헤매기 일쑤입니다.
식당이 많은 만큼 이것저것 다 먹고 싶기도 하고, 맛집만큼 맛없는 집도 많기도 하구요.
게다가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어딜 가나 한참 기다려야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말이죠.
이 날은 발렌타인 데이였고,
오랫만에 빠네가 먹고 싶어서 찾게 된 집입니다.
미리 알고 찾아가거나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2층에 위치한 작은 크기의 식당은 연인들의 날을 맞아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운 좋게도 빈자리가 있더군요.
보는 순간 마주 웃게 되는 귀여운 테이블 세팅
빠네와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 순간에도 이제 막 저녁식사를 하려는 연인들이 들어오더라구요
손에 손에 정성 담긴 선물을 들고서 말이죠 :)
앙증맞은 깡통(?)에 담겨 나오는 마늘빵은 식전에 입맛을 당기게 해 줬습니다.
갈릭소스가 조금 단 편이지만, 저는 그래서 더 좋더군요
홍대 앞에선 의외로 먹기 힘든 빠네입니다.
크림 파스타를 좋아하는 저는 막연히 '빵까지 먹을 수 있으니 양이 더 많다'는 생각에 고르기 시작한 메뉴가
이제는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가 되었네요.
이 날 밤비노의 빠네는 브레드 볼의 식감은 다소 떨어졌지만
진하고 느끼하지 않은 크림 소스와 가격대비 푸짐한 양으로
연인의 날을 함께 보내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기대했던 빠네보다 오히려 저를 사로잡은 건 함께 주문한 피자였는데요
늘 먹던 마리게리따나 고르곤졸라 대신 골랐던 이 피자는
까망베르 치즈와 페스트리 식감의 도우, 그리고 사과의 달콤한 맛으로
다른 피자보다 부담 없이 상큼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빠네보다 피자가 메인 :)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후식이 재미있더군요.
쿠키와 아이스크림을 달궈진 팬에 담아 내놓는 후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레오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화
매우 강한 단맛으로 입 안을 채웁니다.
뜨거운 팬에 아이스크림이 빨리 녹기 때문에 얼른 먹어줘야 하는 것이 팁!
입안에 퍼지는 단맛 때문에 사과 피자 맛을 금방 잊게 되어 조금 아쉽기도 했답니다 :)
홍대 앞에서 이뤄지는 하루에도 수천, 수만개가 넘는 만남들
이미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셨겠지만
앞으로 홍대에서 특별한 혹은 편안한 식사 시간을 만들고 싶은 분들은
밤비노란 이름을 한 번 기억해 두셔도 좋겠네요
사과 피자는 정말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