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서울에서 맛집이 가장 많은 동네 중 하나가 홍대 앞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카페도 많고 술집도 많지만 구석구석 크고 작은 식당들의 맛있는 음식들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저녁에도 이 곳을 만남의 장소로 붐비게 하죠
오늘 소개할 곳은 홍대 앞에 있는 철판 치킨 바베큐집 '닭날다'입니다.
'닭날다'라는 깜찍한 이름과 달리 야전부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와 낡은 군용 소품들이 뭔가 아이러니한 곳입니다.
더군다나 이 곳의 메뉴가 막걸리와 파전이 아니라 치킨 바베큐라니 말이죠
제 나이쯤 남성이라면 누구나 보고 추억에 젖을 수 있는 군장과 위장망, 그 외 각종 군 관련 소품들이 곳곳에 운치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군장의 경우 몇 년 전에 가방으로 사용하려고 꽤 간절하게 찾았었는데, 여기서 보게 되네요. 아무렇게나 던져친 채로 말이죠.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이 곳의 실내 인테리어는 곳곳에 다른 소품으로 자유분방한 매력이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자유분방하고 테이블마다 다른 분위기로 매 번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된 접시에 어딘지 없는 추억마저 끌어내는 건빵 몇 조각이 이 기본 안주입니다.
이 날 주문한 음식은 이 곳의 대표 메뉴인 '철판 치킨 바베큐'를 업그레이드한 '뉴-철판'
기존 철판 바베큐에 모짜렐라 치즈와 떡, 고구마가 더해져 누구나 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김치 냄새가 조금씩 느껴지는 매콤한 소스와 순살 닭고기, 양파와 고구마의 달콤함과 떡과 치즈의 쫄깃한 식감이 잘 어울려
좋아하지 않는 맥주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추운 겨울날 저녁식사로 잘 어울립니다.
아니 사실 안주로 더 잘 어울리겠죠?
부족한 듯 뉴- 철판을 다 먹을때쯤, 알밥을 한 두개 주문해 양념에 비벼 먹으면 그 맛이 또 혀와 뇌를 자극합니다.
주먹밥 이름이 왜 알밥인가 했는데 안에 '알'이 들어갔군요! 닭'알' 말이죠. :)
쓱쓱 비벼 먹으면 매콤달콤한 양념과 조미김, 밥과 삶은 달걀의 고소함이 어울려 못내 허기진 배를 가득 채워줍니다.
이쯤 되면 치킨 바베큐보다 양념에 비벼먹는 밥을 더 좋아하는 분이 심심찮게 나오시겠죠?
홍대 앞 작은 골목에 눈에 크게 띄지도 않는 간판을 걸고 있는 곳이지만 들어설 때마다 제법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것은
이 곳이 요즘 우리들이 원하는 맛과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고 즐거워하는 분위기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 그리고 부쩍 몰려든 업무에 스트레스 받는 요즘같은 날 퇴근길에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들러
매콤한 치킨 바베큐와 맥주 한 잔, 그리고 '그 녀석'혹은 '그 자식'에 대한 험담을 곁들이면 더 할 나위 없는 저녁식사가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