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소망 가득 담은 천등이 날아 오른다,스펀(十分)에서 궂은 날씨 때문에 기대했던 풍경은 없었습니다. 새파란 하늘에 오색 천등이 그림처럼 날아 오르는 낭만적인 장면 같은 것들요. 마치 경상남도 어디쯤 온 듯 한국인이 절대다수라 여행의 감흥마저 다른 곳보다 오히려 덜했습니다. 게다가 내내 혼자였던 저는 이 곳에서 남의 행복을 실컷 구경만 하다 왔습니다. 그럼에도 대만 핑시선 기차 여행에서 천등거리 스펀(十分)을 단연 첫째로 꼽는 이유는 저마다 소망을 적고 또 담아 날리는 행위 자체의 아름다움 그리고 이미 절반쯤 이뤄진 듯 해맑은 그들의 표정들이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던 벅차오르는 감정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대한 갈망, 이 좁은 골목에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핑시선의 중심이자 하이라이트, 스..
#12 낯선 도시 그리고 기차 여행, 대만 핑시선 여행 - 1. 고양이 마을 허우통(侯硐)
2016. 12. 13.
설렘 x 감성낯선 도시에서 출발하는 짧은 기차 여행 - 고양이 마을 허우통(侯硐) - 이 낯선 도시가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가방을 챙겨 기차를 탔습니다. 이곳까지 와서 기차 여행을 할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적잖이 두근거립니다. 대만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이 작은 열차를 타 보라고 했던 어떤이의 말이 기억나 여행 후반의 하루를 몽땅 털어 넣었습니다. 기차표와 점심 식사를 해결할 여비와 기억력이 나쁜 저를 보조해 줄 사진기 그리고 수첩, 마지막으로 두 손을 자유롭게 해 줄 작은 가방을 챙기면 여행 준비가 끝납니다. 아, 오늘 하루의 배경 음악이 되어 줄 노래 한 곡도 골라야겠군요. 모처럼 트렁크가 없는 가벼운 여행입니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은 MRT와 고속철 THSR, 일반 열차 TRA 그리고..
타이베이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전망대코끼리 산 혼자 여행할 때는 아침보다 밤에 더 부지런해집니다. 아침은 낮잠 그리고 늑장으로 시간이 금방 간다지만 여행지에서 혼자 보내는 밤은 시간이 서너 배는 늦게 흐르거든요. 혼자 있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자꾸 혼잣말이 늘지- 그래서 밤이면 늘 야경을 보러 가곤 하는데 타이베이에선 유독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온 탓에 한가로이 야경 감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됐거든요. 타이베이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는 전망대 '샹샨 (Xiangshan)'에 오른 것은 장마같던 일주일이 끝난 여행의 마지막 밤이었습니다. 한자로 상산(象山), 코끼리 산이란 뜻입니다. 한국 산의 작명 경향을 통해 분석하자면 아마도 산등성이의 ..
한 시간은 기대였고그 이후는 오기였어요 아마도 예류 지질공원에 다녀온 날이었던가요, 혼자 여행을 가면 점심을 굶을 때가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돌아 다니고, 돌아 보고 싶은 마음이 큰데다 그렇다고 대강 때우기는 또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차라리 저녁 식사로 끝내주는 걸 먹자.'라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기대했던 예류 지질 공원은 듣던대로 '신기'했습니다만, 역시 저는 자연의 신비나 절경에는 그리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만 한 번 더 확인한 날이었습니다. 설상가상 종일 몰아치는 비바람에 큰 맘 먹고 산 비닐 우의는 힘없이 찢어져 버렸습니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시 돌아온 타이베이, 버스 안에서 내내 '끝내주는 것'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추천한 키키 레스토랑이 버스 정류장과 머지..
타이베이 여행은 먹는 얘기가 절반인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 도시를 '3박 4일이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는 도시'라고 소개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3박 4일이면 기껏해야 열다섯끼 정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곳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만으로도 3박 4일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일주일 여행도 아쉽게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레스토랑 역시 타이베이를 찾는 한국 관광객에게 무척 유명한 곳입니다. 들어보니 '꽃보다 할배'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타이베이 시내에도 여러곳의 매장이 있는 즉석 철판구이 레스토랑 카렌(Karen)입니다. http://www.karenteppanyaki.com No. 300, Section 3, Zhongxiao E Rd, Da’an District, Taip..
정월 밤을 수놓는 대만 최대의 축제타이완 등불 축제 (臺灣 慶元宵, Taiwan Lantern Festival) 더 없이 화려한 축제였지만 이제는 기억 속,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지난 2월 타이베이 여행에서 만난 가장 큰 행운 중 하나를 꼽는다면 운 좋게도 대만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등불 축제(타이완 랜턴 페스티벌) 기간에 그 곳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티켓 유효 기간에 쫓겨 가능한 날짜를 짜낸 것인데 마침 그 기간이 정월 대보름부터 이어진 축제 기간었어요. 여행 초반의 하루 밤,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타이베이 등불 축제'를 관람했는데, 이왕 이 곳까지 온 거 대만 최대의 축제를 직접 느껴 보고자 타이베이에서 꽤 멀리 떨어진 타오위안(桃園) 시까지 고속철을 타고 갔습니다. 타이베이를 크게 벗어나지..
돌이켜보면 타이베이 여행 대부분은 '먹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의 여행 기간동안 타이베이의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다녀왔는데, 그것도 아주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도 남는 건 역시 '먹는 것'입니다. 혼자 여행을 하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는데 그 곳에서만큼은 왜 그렇게 잘 먹고 다녔던지요.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것을 꼽자면 역시나 '나 대만에서 딘 타이 펑 갔었어' 라는 자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만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딘 타이 펑에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타이베이 여행에 온 보람이 있다는 사람도 여럿 되니까요. http://dintaifung.com.tw 자타공인 대만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입니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굳이 대만을 가지 않아도 세계 ..
타이베이 대표 번화가 융캉제, 여행의 시작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날, 타이베이의 상징인 중정기념당에 다녀온 후(http://mistyfriday.kr/2758) 그 길을 쭉 따라 융캉제까지 걸었습니다. 이 곳 역시 타이페이라는 도시의 이름만큼 많이 들었던 그리고 TV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낯이 익은 곳입니다. 대만을 대표하는 음식점 딘 타이 펑 본점이 이 곳에 있고 그 외에도 우육면, 망고빙수 등 타이베이의 대표 맛집들이 몰려있는 번화가로 유명합니다. 음식점은 물론 의류 매장과 서점, 기념풍 상점까지 밀집한 곳으로 타이베이 여행자는 일부러 오지 않으려 하지 않는 이상 꼭 한 번 찾아오게 되는 곳입니다. 특히 딘 타이 펑과 융캉 우육면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융캉제에 찾아가기 무척 쉽습니다. 동먼..
본격적인 타이베이 여행의 시작에서숙제부터 해치우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타이베이 여행 첫날, 중정기념당으로 향하는 마음은 사실 그리 신나지 않았습니다. 준비 없이 일단 도착 해버린 타이베이에서 맞은 첫날밤, 포시패커 호텔의 좁은 1인실 방에서 그저 창 틈을 통해 들어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리를 배경삼아 타이베이에서 가볼만한 곳을 찾다 결정한 곳이 중정기념당이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여기부터 다녀오자' 검색 결과에 가장 많이 나온 곳이었기도 했거니와 주변에서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들어 이름은 이미 알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이 곳을 일단 다녀오지 않는다면 매일밤 다음날 일정을 계획할 때마다 이 이름이 그리고 존재가 음료 위에 올린 초콜릿 칩처럼 인중을 간지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저렴한 가격 빼고는 추천하지 않는 타이베이 메이스테이 호텔 (Meistay hotel)
2016. 9. 7.
일주일간의 대만 여행에서 저는 두 곳의 숙소에 묵었습니다. 첫번째 숙소였던 포시패커 호텔은 1인 객실, 공동 화장실이에 대한 제 우려와는 달리 가격과 시설에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타이베이 메인역의 포시패커 호텔의 정보와 후기는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 보기 : #3 나홀로 타이베이 여행자를 위한 숙소 추천, 포시패커 호텔 (Poshpacker hotel) 두번째 묵은 호텔은 중샤오둔화 역 인근 -이라기엔 한참 걸어가야 합니다- 의 메이스테이 호텔 (Mei stay Hotel) 이었습니다. 사실 가능하다면 포시패커 호텔에 쭉 묵고 싶었지만 주말 객실이 이미 예약 마감 되어서 아쉽게도 주말 이틀을 다른 숙소에 묵어야만 했죠. 이틀 정도니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찾다 발견한 곳이 ..
#3 나홀로 타이베이 여행자를 위한 숙소 추천, 포시패커 호텔 (Poshpacker hotel)
2016. 9. 4.
지난 타이베이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로 이 호텔을 꼽습니다. 먹는 것은 몰라도 숙소에는 제법 신경을 쓰는 편인데, 제대로 쉬어야 종일 도시를 걸어다닐 힘이 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여행을 일주일 여 앞두고 '아 맞다 나 대만 가지'라며 뒤늦게 급히 알아본 숙소, 아쉽게도 타이베이는 물가에 비해 숙박비가 비싼 도시였고 마침 준성수기에 속하는 정월 대보름이 끼어 숙소 수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곳, 타이베이 중앙역의 포시패커 호텔입니다. 여행을 앞두고 대만 여행으로 유명한 카페에 가입했는데, 이미 다녀온 분들이 많이들 추천하시더라고요. No. 39號, Section 1, Chongqing S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아침을 먹고 집에서 나와 저녁은 타이베이에서 먹는다, 생각하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릅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잔뜩 힘을 주고 옷부터 편하게 갈아 입어야 하는 유럽 여행보다 때로는 이런 여행이 더 가볍고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오후 한시 이십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서 타이베이 송산 공항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푼 시각이 오후 다섯시 남짓, 기내에서 썩 괜찮은 기내식을 먹었지만 때가 되니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게다가 시차도 거의 없는 곳이라 때맞춰 배꼽 시계가 알람을 울립니다. 사실 '딘 타이 펑'이나 '우육면' 정도만 알고 왔지 타이베이에서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 맞겠네요. 그래서 좁은 호텔 1인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주변의 맛집을 검색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