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빗방울 하나 하나의 표정에 주목해 본 적 있는가 감히 세아릴 생각도 하지 못한 수 많은 빗방울 속 단 한 방울과 내가 마주했을 때 비록 그것이 곧 떨어져 웅덩이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서로에게 단 하나의 인연이다. 그리고 분명 표정 짓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나와 꼭 닮은. @ 비의 계절
창문 가득 맺힌 가을비의 운치, 이제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을 기다리는 일이 남았다.
저마다의 얼굴, 저마다의 감정, 저마다의 생각. 그치만 이렇게 내려다보면, 그냥 '군중'. 비오는 날엔 우산을 써야 한다는 것, 언제부터 의심하지 않고 어쩌면 기계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
어느 비 오는 날의, 빗방울.
바짝 마른 도시의 땅에 빗방울이 그린 수많은 동그라미.
매일 비가 내려 매일이 즐겁다.
며칠째 비가 오니 매일 비가 오는 나라에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겁다.
비오는 날, 비를 머금은 모든 풍경들은 완전히 다른 멋진 그림이 된다. 그것이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라도. 특히나 봄비를 맞은 꽃들은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