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길가에 세워둔 오토바이, 그 뒷자리엔 공구 상자. 누구나가 그런 것들이 있겠지만 너무 흔한 이 풍경이 나에겐 존경스런 아버지의 모습이다. 만약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게 된다면 주저없이 아버지의 시간을 되돌려달라고 하고 싶다. 힘차게 오토바이를 타고 나서시던 뒷모습으로. 2013. 8. 28 @ 충무로LEICA M8 + Summicron 35mm 4th
0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지만 바쁘게 사는 사람에겐 이제 막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 사람이 있는 듯 만 듯 한 이 시간의 전철역과 버스정류장은 한없이 운치있고 정감있다. 굳이 서로 눈을 마주하거나 말을 걸지 않아도 서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느낌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이런 너한테 누가 흠을 잡을 수 있겠니, 내 앞에 펼쳐진 너는 완전무결한 존재란다. 어짜피 다시 내려와야 하는 산 보다는 한참을 서서 움직이지 않아도, 알록달록 여러 색이 있지 않아도 하루종일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바다를 좋아합니다. 사진을 찍는 시간이 아까운 유일한 피사체에요, 파인더로 보는 바다는 너무 답답하거든요. 어쩌면 제가 찍는 바다는 제가 좋아하는 바다와는 너무나 달라서일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