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행 좀 가야지.. 했던 게 벌써 열달 전 일입니다.
지나고 보면 크게 바쁘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여유가 없었던지
오사카 여행 빼고는 별다르게 여행도 다녀오지 못한 2009년이 이제 막바지라 너무 아쉽습니다.
유난히 짧았던 2009년 가을,
단풍놀이도, 하늘 구경도 다 지나가 버리고
하늘 올려다 볼 때마다 느낀 답답한 맘에,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자 해서 고른 곳이
서울 근교의 아침고요 수목원과 남이섬입니다
동서울에서 채 한 시간도 안걸린 청평터미널입니다.
넋놓고 잠들었으면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을 듯.
강릉이나 석모도, 태안 여러 곳 가봤지만 아무래도 서울 근교라 그런지
체인점 빵집도 있고, 식당도 많고 확실히 낫긴 합니다.
넋놓고 잠들었으면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을 듯.
강릉이나 석모도, 태안 여러 곳 가봤지만 아무래도 서울 근교라 그런지
체인점 빵집도 있고, 식당도 많고 확실히 낫긴 합니다.
다행히 하늘을 보니, 아직 남아있는 단풍잎을 보니
많이 늦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많이 늦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이제 짐을 놓고 바로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출발~!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손발을 얼리는 차가운 바람,
그리고 제대로 찾아 온건가 싶은 썰렁한 입구 앞.
가을이 끝나가는 아침고요 수목원은 황량하리만치 한가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일요일인데도 평일 입장료를 받더군요
그리고 제대로 찾아 온건가 싶은 썰렁한 입구 앞.
가을이 끝나가는 아침고요 수목원은 황량하리만치 한가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일요일인데도 평일 입장료를 받더군요
꽃이 더 이상 남지 않은 늦가을의 아침고요 수목원 산책길입니다.
나름 운치가 있다고 위안해 보지만, 뭔가 좀 아쉬운 맘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나름 운치가 있다고 위안해 보지만, 뭔가 좀 아쉬운 맘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어디를 가던 이렇게 신기한 벤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계단을 올라 가서 찍은 수목원 입구의 모습입니다.
팜플렛에 보면 참 알록달록 하던데,
채도가 잔뜩 빠진 사진같은 무채색의 수목원 모습입니다.
팜플렛에 보면 참 알록달록 하던데,
채도가 잔뜩 빠진 사진같은 무채색의 수목원 모습입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여기에는 커플사진을 찍을
굉장히 예쁜 그림이 만들어 졌을 것 같은데 말이죠
굉장히 예쁜 그림이 만들어 졌을 것 같은데 말이죠
굳이 꽃을 찾자면, 이정도?
보다보니 익숙해져서인지, 걷다보니 이 한가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서인지
슬슬 멋진 소나무도 보이기 시작하고,
살짝 언 연못물마저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됩니다.
슬슬 멋진 소나무도 보이기 시작하고,
살짝 언 연못물마저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됩니다.
봄 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의 쉼터와,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관객석이 되었을 자리네요
이제 슬슬 수목원의 늦가을 정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혹은 아이같은 맘을 가진 어른들을 위한 작은 마을의 기차는 지금은 멈췄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아기자기 예뻤을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아기자기 예뻤을까요?
전등마저 아직 색을 잃은 늦가을의 수목원
이날 오후 최고 기온이 영상 2도라고 하더라구요.
다니는 내내 카메라를 쥐기도 힘들 정도로 손이 얼어왔지만,
그래도 가을은 가을이라 하늘은 정말 파랗습니다.
다니는 내내 카메라를 쥐기도 힘들 정도로 손이 얼어왔지만,
그래도 가을은 가을이라 하늘은 정말 파랗습니다.
이렇게 혼자 있는 벤치의 모습을 좋아해서 빼놓지 않고 찍는 편입니다.
가을의 정취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아이템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가을의 정취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아이템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다소 썰렁한 구간을 지나서
이제 가을의 정취가 풍겨나는 산책길입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람이 정말 없었습니다.
이제 가을의 정취가 풍겨나는 산책길입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람이 정말 없었습니다.
이곳은 아직 꽃이 남아 있습니다.
왜그렇게 반갑던지, 오랫만에 본 '꽃색'에 멀리서부터 셔터를 눌러대는 기분이란.
구석구석 찾아보니 그래도 아직 비교적 색이 많이 남아있네요
산책 길 옆에는 작은 한옥이 있습니다.
원래 그런건지, 오늘만 그런건지 사람이 거의 없이 '방치'되어있다시피한 낡은 한옥입니다.
참나리는 어디...?
흰색 비슷한 빈바닥만 있으면 뭘 그렇게 써대시던지
실제로 보면 징그러운 수준입니다.
혹자는 이것도 세월이 지나면서 새겨지는 자연스런 그림 혹은 풍경이라고 하지만 너무 많습니다 ^^;
실제로 보면 징그러운 수준입니다.
혹자는 이것도 세월이 지나면서 새겨지는 자연스런 그림 혹은 풍경이라고 하지만 너무 많습니다 ^^;
이 한옥은 수목원 산책 코스라기보다는 왠지
이곳에서 오래오래 사신 수목원 주인 할머님댁 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에서 오래오래 사신 수목원 주인 할머님댁 같은 느낌입니다.
- 하늘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
산책로의 끝자락에는 전통 찻집이 있습니다.
날도 추운데 팥빙수가 왜그렇게 먹고 싶던지,
돈도 모자라고 해도 슬슬 지는 분위기라 그냥 지나쳐옴이 이제와서 아쉽습니다.
이런 날씨엔 이 연못마저 쌀쌀맞아 보입니다.
흐린 날이라 반영이 멋지지만 보고만 있어도 춥습니다.
아직 물이 얼 때는 아니라 그런지 물 속에는 잉어가 많이 헤엄쳐 다니지만,
쟤들은 춥지 않을까요..?
흐린 날이라 반영이 멋지지만 보고만 있어도 춥습니다.
아직 물이 얼 때는 아니라 그런지 물 속에는 잉어가 많이 헤엄쳐 다니지만,
쟤들은 춥지 않을까요..?
엄청나게 많은 돌탑들,
저 많은 소원들은 정말로 다 이루어졌을지..?
저 많은 소원들은 정말로 다 이루어졌을지..?
한참을 걷다보니 그간 알고 기대했던 화려한 가을의 색 못지 않게 중요한
무채색의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 곳곳에 넘침을 발견합니다.
무채색의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 곳곳에 넘침을 발견합니다.
꼭 빨강,노랑색을 가져야만 가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얘네들이 아예 빠져버리면 서운하죠?
순철씨랑 효정씨,
혹시 보고 계신가요? ^^
혹시 보고 계신가요? ^^
식어버린, 시들어버린 꽃이 만들어 주는 그림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것만 보며 살다가는 회의적인 감상에만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문득, 이런 것만 보며 살다가는 회의적인 감상에만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날이 따뜻해지면 꼭 다시 와서 쉬었다 갈께.. ^^;
크게 두바퀴를 돌고 나서야 발견한 근엄한 표정의 나무
꽃이 남지 않았음에도, 보러오는 사람도 없음에도 언 손 불어가고 비벼가며
혹여나 놓친 곳이 있을까 두바퀴를 돈 이유는,
사람없고 황량한 이 곳을 걸으며 수목원을 돌아보는 느낌보단,
오랫만에 내 안을 돌아볼 수 있는 산책의 시간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가을의 색이 빨강과 노랑 뿐이라면 늦가을의 아침고요 수목원은 불 탄 후의 산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 폐허 아닌 폐허를 걷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가을의 색을 알게 된다."
혹여나 놓친 곳이 있을까 두바퀴를 돈 이유는,
사람없고 황량한 이 곳을 걸으며 수목원을 돌아보는 느낌보단,
오랫만에 내 안을 돌아볼 수 있는 산책의 시간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가을의 색이 빨강과 노랑 뿐이라면 늦가을의 아침고요 수목원은 불 탄 후의 산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 폐허 아닌 폐허를 걷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가을의 색을 알게 된다."
사진이 많아 2편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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