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올해 6월에 오픈한 여의도 63스카이피크닉 전망대에 다녀왔어요. 다른 지역에서 온 지인들에게 늘 듣는 핀잔이 '평생 서울 살았으면서 63빌딩 한 번 안 가봤냐.'였는데 이제야 떳떳하게 답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오픈한 전망대이고 한강과 인접한 전망대라 이쪽 뷰가 궁금했습니다. 보통은 전망대에 갈 때 광각 렌즈를 가져 가는데 이날은 망원 렌즈를 챙겨 봤습니다. 서울 스카이라인이야 이미 수십 번 봤으니 망원으로 이곳 저곳 들여다 보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이날 챙긴 렌즈는 탐론의 장망원 줌렌즈 50-400mm F4.5-6.3 Di III VC VXD입니다. 최대 400mm, 줌 배율이 8배에 달하는 고배율 줌렌즈입니다. 보통 이런 고배율, 장망원 렌즈는 비대한 크기, 무게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지는데 이 렌즈는 가지고 다닐만 해요. 그래서 여행용 망원 렌즈로 잘 쓰고 있습니다. 올 초에 다녀온 도쿄 여행에도 이 렌즈가 많은 사진들을 안겨 줬습니다. 특히 후지산 촬영에서.
망원 렌즈가 여행에 미치는 영향 - 탐론 50-400mm F/4.5-6.3 Di III VC VXD (니콘 Zf)
망원 렌즈가 여행에 미치는 영향 - 탐론 50-400mm F/4.5-6.3 Di III VC VXD (니콘 Zf)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1kg이 훌쩍 넘는 렌즈를 여행용으로 챙기다니. 이전까지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어요. 해외 여행에선 늘 카메라, 렌즈 합 1kg로 제
mistyfriday.kr
63스카이피크닉 전망대

요즘은 이 빌딩을 어떻게 부르느냐로 영크크, 늙크크가 나뉜다죠? 여의도 63빌딩 정상을 리뉴얼한 뒤 최근 오픈한 신상 전망대입니다. 옛날에 지은 건물인 데다 애초에 전망대를 고려하지 않고 지은 터라 관람 환경이 썩 좋진 못하다만 그래도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꼭대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한강이 바로 발 아래로 보이는 것도 좋았고요.
63 스카이피크닉 — 하늘 위, 예술이 되는 곳
하늘 위, 예술이 되는 곳 63 스카이피크닉. 지상 250미터에서 서울 전경과 미디어 아트, 루프탑까지 예술과 휴식이 만나는 하루를 경험해 보세요.
63skypicnic.com
입장료는 2만원대 후반, 규모와 시설을 고려할 때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혹 퐁피두 센터와 함께 방문한다면 전망대 입장권은 할인 된다니 그쪽을 노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시설은 63층 루프탑 전망대와 60층의 메인 전망대와 몰입 상영관, 특별 전시관 그리고 카페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습니다.

메인 전망대는 사방이 비치는 미러워크 형태가 뉴욕 서밋 전망대를 연상 시킵니다. SNS용 사진 찍기에 좋은 공간으로 구성돼 있어요. 저멀리 남산 타워 등 서울의 전경을 볼 수도 있고요.

주기적으로 창문을 가리고 공간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한 미디어 상영도 이뤄집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화려한 그림 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화에서 운영하는 시설 답게 불꽃 축제를 연상 시키는 애니메이션이 사방으로 펼쳐지기도 하고요. 이 공간은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가족, 연인과 함께 방문한다면 의외로 이곳에서 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어요. 사진 찍느라.
전망대 촬영 전 주의할 점

전망대 촬영이 목적이라면 유의해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삼각대 반입이 불가능하며 가방도 메고 갈 수 없습니다. 재킷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소지품 정도가 가능하겠네요. 미리 체크를 못한 터라 렌즈를 하나만 들고 갈 수 있었어요. 재킷이 있었다면 주머니에 여분 렌즈 하나를 더 챙길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그래서 전망대에는 50-400mm 망원 렌즈 하나만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이 렌즈의 최소 초점거리가 50mm라 프레임이 답답한 순간은 많지 않았어요. 광각이 필요할 때는 아이폰을 이용했습니다.


여행용 망원 렌즈로 이 렌즈를 추천할 때 덧붙이는 고려 사항은 두 개 입니다. 휴대성 그리고 조리개 값. 광학 8배 줌의 활용도야 그 어느 렌즈오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다만 종일 휴대하기엔 부담이 있어요. 순전히 촬영이 목적인 여행 즉 출사에 가깝다면 이 정도 수고야 기꺼이 할 수 있을 거예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렌즈가 여행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4.5, 조리개 값에 따라 F6.3까지 높아집니다. 실내/야외 저조도 촬영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화창했고 이동이 거의 없는 전망대 위라 위에 언급한 것들이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넓지 않은 전망대 위를 천천히 둘러 보면서 마음에 드는 장면을 촬영할 뿐이었어요.

전망대 위에 특별한 시설은 없습니다. 기념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 서울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어 인화(구매)하는 서비스 정도가 전부입니다. 아, 전망대 중간쯤 그물로 짠 해먹이 있는데 거기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으니 세상 좋더군요. 추천합니다.

시설들을 둘러본 뒤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평소처럼 광활한 풍경을 담는 것보단 서울의 구석 구석을 들여다 보며 쉬지 않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일상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촬영에 임했습니다. 전망대라는 게 같은 도시에서도 이곳 저곳 느낌이 다 다르잖아요. 맞은 편 남산 전망대에서 본 서울과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사이에 한강이 있어서인지.
50-400mm 광학 8배 줌

이 렌즈를 일 년 가까이 썼는데도 여전히 줌 성능에 놀랍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50mm에서 줌 링을 돌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정도면 끝이겠지 하는 구간을 한참 넘어서거든요.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 50/400mm 촬영 결과물을 보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강 건너 그리고도 한참을 더 떨어진 남산 타워를 프레임 가득 담는 400mm 망원은 크고 무거운 렌즈를 자꾸만 챙기게 하는 매력입니다.

프레임으로 비교하면 이만큼의 차이죠. 이날 전망대 위에서도 50/400mm 비교 사진들을 여럿 촬영했습니다. 나란히 두지 않으면 같은 위치에서 찍었다고 느끼기 어려운 수준의 프레임 차이입니다. 심지어 사진을 찍는 사람 눈에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명하게 비쳐서 망원경처럼 여기저기 들여다 보기만 해도 재미가 있어요.
[50mm, 400mm 프레임 비교]









[50mm(좌), 400mm(우)]




50mm를 품은 망원 렌즈

이 렌즈를 즐겨 쓰는 이유들 중 하나는 50mm부터 시작되는 초점거리입니다. 일반적인 장망원 렌즈들은 망원단을 강조하기 위해 최소 초점거리를 70mm 이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죠. 본래 목적에는 이점이 있지만 렌즈의 역할, 활용이 망원에 한정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반면 이 렌즈는 표준 초점거리로 불리는 50mm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여차하면 이 렌즈 하나만으로도 출사가 가능해요. 가방에 표준 줌렌즈가 있어도 렌즈 교체 없이 이 렌즈의 50-70mm 구간을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 전경을 촬영하면서도 이 렌즈에 50mm가 있어 다행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400mm 최대 망원 촬영]

다음으로 400mm 최대 망원으로 구석 구석을 훑어 봤습니다. 이날은 추석 연휴 전날이라 일찌감치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량들이 많았어요. 한강변 어느 도로를 봐도 차가 빽빽하게 밀려 있었습니다. 차에 있는 사람들은 답답하겠지만 전망대에서 한가롭게 그 풍경을 내려다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도시의 낭만으로 느껴졌습니다.


한강쪽으로 줌 인하니 한강버스에 탄 사람들의 숫자까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베니스 여행에선 수상 버스만 타고 있어도 행복했는데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도 저 배 위에서 그런 기분일까, 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저 멀리로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들도 자주 보였습니다. 평소와 같은 비행 일정이겠지만 명절이라 괜히 비행기가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쪽으로는 평온한 일상도 있습니다. 빽빽하게 늘어선 아파트 단지가 아름답다고 생각해 본 적이 많지 않지만 늦은 오후 햇살을 받은 건축물들은 빛과 그림자로 강조된 조형미로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노량진쪽에는 야구장이 보였어요. 눈으로는 사람이 있구나 정도만 알 수 있었지만 400mm 망원으로 촬영하니 선수들의 유니폼 색상과 포즈까지 생생하게 보입니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현대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인 롯데타워가 보였습니다. 63빌딩에서 롯데타워를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롯데타워 정상에도 전망대가 있는데, 다음엔 저길 가 봐야겠습니다.

한강 주변으로는 여유로운 공원 풍경들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이 삭막하고 차가운 도시 같아도 은근히 녹지가 많습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강변 아파트 유리창에 반사된 빛이었습니다. 유독 이 건물 아래로 환하게 반짝이더라고요. 내심 저기 사는 사람들 여름 내내 더위에 고생 좀 했겠다는 생각을 했던 걸 보아 저는 영락없는 어른입니다.

한 시간쯤 기다리니 일몰 때가 됐습니다. 기다렸던 순간이죠. 해먹에 누워있던 저를 일으켰고, 마음과 손을 바쁘게 만들었습니다.

태양 주변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을빛에 물든 도시의 모습을 더 좋아합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자연, 도시 중 저는 확고한 도시파예요.

조금 전까진 옥상 위에 고작 너댓 명 있었는데 어느새 백 명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다들 이 때를 기다렸겠죠.


400mm의 덕을 본 사진입니다. 비행기가 태양 앞을 지나갔다면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됐을텐데 항로가 모두 같은지 제가 바라는 장면은 끝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노을빛으로 물든 건물 그리고 한강의 모습. 생각보다 빠르게 색이 변하고 곧 사라지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바쁩니다.

최근 재개장한 노들섬은 말 그대로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아예 강 위에서 이 때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제가 사는 도시가 꽤 멋진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몇 분 안돼 구름 너머로 사라진 태양. 마지막 1분은 정말 눈에 보일만큼 빠르게 떨어지더군요. 그와 동시에 기온도 뚝 떨어졌습니다.

때맞춰 도시에는 조명이 켜졌고요.

한가위를 코앞에 둔 날 답게 달도 크고 밝았습니다.

400mm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장면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땅 위, 도시 속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전망대 위에서는 찍는 즐거움이 대단했어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일상 속에서도 망원 렌즈가 힘을 발휘하는 장면들을 찾봐야겠습니다.
[탐론 50-400mm F/4.5-6.3 Di III VC VXD로 촬영한 이미지 (니콘 Z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