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최근에 볼만한 사진전들이 늘어 기쁩니다. 사진 보는 재미와 더불어 시원한 미술관 무더위 피하는 즐거움도 있어서요. 그래서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찾아 다니고 있어요. 최근에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위 아 마틴 파>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화려한 색채와 현장감 넘치는 그리고 익살스러운 사진들이 많아 아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겠더군요.


창동에 있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국내 첫 사진 전문 공립미술관으로 렌즈 조리개를 형상화 한 건축물, 사진/영상 전시에 특화된 전시실 구성 등이 장점입니다. 언제 방문하더라도 사진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작년에 개관한 신상 미술관이니 이번 기회를 이용해 방문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가벼운 미술관 나들이에는 촬영 장비의 무게, 크기도 고려하게 됩니다. 저는 주로 소니 A6400과 탐론 17-70mm F2.8 렌즈 조합을 사용합니다. 풀 프레임 카메라와 큰 렌즈를 들고 다니면 자칫 다른 관람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번 전시처럼 관람객이 많고 아이들까지 뛰어 다니는 곳에서는 장비 효율로 따지는 것이 좋겠죠. 카메라의 무음 촬영 모드를 설정하면 좋고, 렌즈는 줌 비율이 높아 움직이지 않고도 다양한 사진들을 찍을 수 있습니다. 탐론 17-70mm 렌즈에 대한 정보와 지난 전시 촬영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사진전 <버틴스키 : 추출/ 추상> 감상. 이번주가 마지막 기회(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서울 사진전 <버틴스키 : 추출/ 추상> 감상. 이번주가 마지막 기회(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사진전을 보고 왔습니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이 이 전시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거든요. 광화문
mistyfriday.kr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B070 for Sony E-Mount - 썬포토
sunphoto.kr
<위 아 마틴 파 : We are Martin Parr>

첫 번째 전시실 입구가 강렬한 빨간색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작가의 사진들처럼 실내를 화려하게 꾸민 것이 작년에 감상한 요시고 사진전 생각도 나더군요. 공립미술관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센스라 전시 자체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강렬한 색채와 현장감 넘치는 때로는 보자마자 웃음이 나오는 사진들이 많아서 관람객들이 즐거워 하더군요. 사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전시라는 점에서, 그에 맞춰 전시 공간을 예쁘게 꾸민 것에서 높은 점수를 줍니다. 아래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 홈페이지의 전시 소개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광고 이미지나 SNS, 관광 스냅사진에서 매일 마주하는 강렬한 색채와 밀착된 시선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사진가 마틴 파(1952–2025)는 바로 이러한 동시대 시각문화의 감각을 수십 년간 집요하게 포착해 왔습니다. 그가 특유의 유머와 관찰력으로 남긴 사진들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읽어내는 하나의 거대한 풍경이 되어 우리 곁에 숨 쉬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발자취를 기리는 《마틴 파: We Are Martin Parr》는 작가 사후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작업부터 말년에 이르는 14개 시리즈와 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그가 출판한 총 90권의 사진집을 함께 소개합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을 방문하며 촬영한 남한과 북한 관련 작업 역시 이번 자리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의 작가로 활동한 마틴 파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 사회의 일상과 시각문화를 가장 집요하게 관찰해 온 사진가입니다. 그는 여가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전 세계의 관광지와 스포츠 경기장, 패스트푸드점과 활기 넘치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방식을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확장된 소비문화와 대중관광의 풍경은 그의 작업을 이루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의 사진을 단순히 소비사회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이미지로만 이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의 시선은 대상과 거리를 두기보다 오히려 그 세계 가까이로 들어갑니다. 과장된 색채와 밀도 높은 화면, 무심히 지나칠 법한 순간들에 머무는 작가의 시선은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이 친근한 세계 속 인물들은 특별한 사건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 마트의 쇼핑객, 혹은 음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입니다. 마틴 파는 이렇듯 대수롭지 않은 장면 안에서 오늘날 우리가 지닌 욕망과 취향, 소비와 행동 방식을 예리하게 포착해 냅니다.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를 꾸미고 기록하며 기억하는 삶의 풍경이 특유의 유머러스한 관찰을 통해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늘날처럼 인공지능이 매끄럽고 균질한 이미지를 빠르게 생산해내는 시대에 그의 사진은 오히려 사진이라는 매체의 물질성과 현장성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정제된 아름다움보다 우연한 순간과 넘쳐나는 일상의 풍경, 어딘가 어색하고 불완전한 장면들에 주목합니다. 그렇기에 그의 사진은 특정 시대를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고, 동시대 시각문화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다시 질문하게 만듭니다. 이번 전시는 마틴 파가 오랜 세월 고수해 온 ‘솔직하게 정면으로 마주하는 보기의 방식’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그의 사진을 특정한 메시지에 가두기보다, 대상과 깊이 동화되어 유쾌하게 번져 나가는 시선 그 자체에 주목합니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서 포착된 인물들과 강렬한 색채로 가득한 사물들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고스란히 겹쳐집니다. 소비하고 즐기며, 이미지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로서의 우리 말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그 장면 안에 함께 서 있는 것일까요.
전시는 두 개 층, 4개의 전시실에서 열립니다. 그만큼 작품 수도 많고 전시실마다 테마도 뚜렷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훑어보듯 감상하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전시입니다. 물론 전시 관련 영상과 사진집까지 감상하면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맞은 편에는 이번 전시의 기획과 준비 과정, 그리고 관계자들의 인터뷰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준비된 의자가 알록달록한 캠핑 체어였던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어두운 공간이지만 렌즈의 조리개 값이 F2.8로 밝은 편이라 현장의 느낌이 잘 표현됐습니다.

전시실 입구에 있었던 벽면의 프레임. 선명한 파란색 벽과 그 너머의 전시실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기 좋았습니다. 특히 여기서 보이는 사진이 이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진이라 저도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장 인기있었던 포토존 중 하나였어요.


전시는 다양한 테마로 마틴 파의 초기부터 후반기 작품까지 작업 전반을 훑습니다.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흑백 사진부터 과감하고 강렬한 후반기 거리 사진들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여행지를 점령한 관광객들의 모습과 셀피 촬영 붐을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사진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중간 중간 작가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말들도 인쇄돼 있었고요. 사진미술관답게 내부 촬영은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주말 문화 생활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어요.



저는 인상적이었던 개별 작품과 더불어 전시장 구성, 작품의 배치를 함께 사진으로 담습니다. 이것을 위해 광각이 포함된 표준 줌렌즈가 꼭 필요해요. 특히 이 전시는 <위 아 마틴 파>라는 제목답게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전시장 내부를 담을 때 탐론 17-70mm F2.8 렌즈의 17mm 광각이 유용합니다. 렌즈 프레임이 좁으면 반대편 벽까지 물러나 찍어야 할 때가 생기는데 이 렌즈의 17mm는 35mm 환산 약 25.5mm로 실내 공간을 찍기에 여유가 있습니다. F2.8 최대 개방이면 어두운 실내도 커버 가능하고요. 다만 최대 개방에서는 주변부 비네팅이 눈에 띄어서 종종 보정이 필요합니다.

개별 작품을 찍을 때는 50-70mm 망원을 사용합니다. 이동할 필요 없이 줌만 조절하면 되니 편하죠. 화질은 단렌즈가 좋겠지만 줌렌즈의 편의성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 벽에는 작가의 사진 270점으로 구성한 <상식>이 전시돼 있고 중앙엔 마틴파의 사진이 실린 사진집 90여 점이 비치돼 있습니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작품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넘기며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던 곳입니다. 몇 곳의 사진 전문 미술관을 다녀 보니 단순히 보는 사진을 넘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움직임이 눈에 띄더군요. 이런 공간을 촬영하려면 광각이 필수죠. 이번 전시는 꼭 광각 렌즈를 챙기시길 바랍니다.

연관 없어 보이는 사진들이 모여 하나의 큰 주제를 완성하는 작업은 언제나 멋집니다. 특히나 마틴 파의 사진들을 강렬한 색감 때문에 모였을 때 한층 강렬한 느낌을 줘요.

전시를 모두 감상한 뒤에는 사진집을 감상하며 여운을 즐겼습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보는 방식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경우도 있어요.





전시실 전경과 개별 작품 그리고 벽에 인쇄된 문구까지. 볼 것도 찍을 것도 많은 전시였습니다. 줌렌즈가 제 몫을 톡톡히 했고요.


마지막 전시실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의 호응도 높았고요. 아마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틴파의 시선으로 본 한반도, 남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아마도 평생 가 볼 일 없는 평양 시내의 모습 그리고 20여년 전의 서울 풍경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자아내더군요.


전시의 최종장은 작가의 셀피입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사진들의 익살스런 면이 폭발했던 작품들이었어요.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며 찍은 기념 사진들, 작가가 직접 찍은 자화상들이 어쩐지 우리 주변 아저씨의 모습 같기도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작품이 쉽고 재미있었고 관람 시간도 적당해서 좋았습니다. 이런 사진전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무더위가 아직 좀 남은 듯하니 주말엔 가까운 전시장에서 막바지 더위를 피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 전시가 사진전이라면 역시 카메라를 챙기는 것이 좋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