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정로에 있는 스와치 코리아 서비스 센터에 다녀왔습니다. 두 달 전 맡긴 문워치의 수리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거든요. 말로만 듣던, 후기로만 봤던 오버홀 서비스의 후기를 저도 남기게 됐습니다.

4년 전, 마흔살이 된 제게 주는 선물-핑계죠 핑계-로 구매한 오메가 문워치. 이때쯤 저는 평생 쓸 카메라, 평생 찰 시계같은 것들을 갖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 시계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제 눈에는 더 없이 근사하거든요. 정말로 평생 찰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나이 마흔, 평생 찰 시계가 갖고 싶어졌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크로노그래프 42MM) - 모델 비교, 구매기
나이 마흔, 평생 찰 시계가 갖고 싶어졌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크로노그래
어느새 마흔이 됐습니다. 한국식 나이 대신 만 나이를 쓴다고 하니 한 두살 벌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마흔 살 생일엔 스스로에게 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요맘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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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두 달 전 발생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는데 제 손목을 보고 얘기하더군요. "시계 버튼이 빠진 것 같은데?" 그날도 몇 번이나 시간을 확인했지만 까맣게 몰랐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감각한 사람인지 새삼스레 느꼈어요.

네 시 방향에 있는 푸셔가 빠져 있었습니다. 저렇게나 튀어 나와있는 것이 홀랑 빠졌는데도 눈치 못 챘다는 것이 생각할 수록 웃겨요. 언제부터 빠져 있었는지도 알 수 없으니 큰일났다 싶더군요. 시계 안으로 수분이나 먼지가 들어가면 큰 돈 깨지겠다 싶어서. 주말 지나자 마자 서비스센터에 갔습니다. 내심 부품 교체로 끝나길 바라면서.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죠. 점검 결과 무브먼트 내부에 이물질이 유입됐다고 해서 전체 서비스 견적이 나왔습니다. 시계 상태에 대한 설명 보세요. 저것만 보면 당장 버려야 될 것 같습니다. 무튼 전체 서비스 가격은 142만원, 기간은 6주가 소요됐습니다.

근 두 달만에 받은 시계. 진짜로 전체 서비스를 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교체하고 남은 부품들도 함께 받았습니다. 시계 안을 들여다 볼 때는 시계 바늘이 저렇게까지나 작고 연약할지 몰랐는데 부품만 보니 너무너무 작고 얇더라고요. 기계식 시계의 정밀함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전체 서비스에는 소프트 폴리싱이 포함돼 있습니다. 케이스 전체에 폴리싱 작업을 했기 때문에 마치 새 시계처럼 반짝반짝합니다. 손 대기가 싫어서 아직까지 비닐에 싼 그대로 보관 중입니다.


뒷면도 깨끗하죠. 러그쪽엔 줄질 중에 생긴 깊은 흠집이 남아 있습니다. 소프트 폴리싱이라 깊게 패인 흠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케이스를 너무 깎아내길 원치 않아서 이 정도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 사용감도 다 제 기록들이니까.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문워치의 무브먼트. 돌아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런 걸 시멍이라고 하던가요.


다이얼과 바늘, 베젤까지 깨끗합니다. 전체 부속 중 얼마나 교체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외관상 새 시계랑 차이가 없어 보여서 만족하고 있어요. 스와치 코리아의 서비스도 좋았습니다. 현재 시계 상태에 대한 설명, 앞으로 2년간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까지 알려 줬습니다. 가격 빼고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경험. 가격에 걸맞은 서비스였을 수도 있겠네요.
사실 시계를 받기 전까진 이렇게 비싼 유지비를 부담하면서 찰만한 시계인가 고민했는데 매끈해져 돌아온 녀석을 보니 방출 생각이 사라졌어요. 다음 오버홀 주기가 길기를 바라며 잘 차 봐야죠.

서비스 받은 기념으로 받은 휴대용 케이스는 당근 거래로 판매했습니다. 이제 138만원만 갚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