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one이 아니고 Nowon. 게다가 한글로 ‘노원’이라고 덧붙여 놓았습니다. 뉴욕 유명 버거집을 검색하던 중에 한글을 봤으니 눈이 가지 않을 수 없었죠. 설마 설마 했는데 셰프와 가게 소개를 보니 제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 서울 노원 지역의 지명에서 온 게 맞았습니다. 맨해튼 한복판에 한국 음식점이라니, 게다가 여러 매체에서 이집을 뉴욕 최고의 버거집으로 꼽았다니.
https://maps.app.goo.gl/SHjuKe3ywh7DrUPB9
Nowon East Village · 507 E 6th St, New York, NY 10009 미국
★★★★☆ · 한식당
www.google.com
오너이자 셰프인 제이 리(Jae Lee)가 운영 중인 코리안 아메리칸 포차(POCHA)입니다. 상호명은 이민 전에 살던 노원구 상계동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 식재료로 미국 요리들을 새롭게 풀어냈고 소주를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몇 매체들에서 이집 버거를 뉴욕 최고의 버거로 치켜세우는 바람에 버거집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본래 다양한 퓨전 요리들과 소주, 소맥을 즐기는 한국식 포차입니다.
이 동네 가게들의 공통점인지 소주 파는 포차라서 그런지 실내 조명이 어둑어둑합니다. 예약 없이 혼자 방문한 저는 바에 자리를 잡았어요. 선반 가득 늘어선 술병과 술잔들만 보고선 평범한 맨해튼 시내의 펍이구나, 싶었는데 이내 정겨운 글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
제가 주문한 메뉴는 전설의 치즈버거(LEGENDARY CHEESEBURGER). 드라이 에이징 한 소고기 스테이크를 패티 대신 끼워 넣은 드라이 에이지드 스테이크 버거입니다. 가격은 21달러로 구성을 고려하면 평균 대비 조금 높은 편에 속합니다. 거기에 4달러를 더해 베이컨을 추가했어요.
두툼한 참깨빵과 짙은 갈색으로 익힌 스매시 패티 두 개, 잘 녹아 엉겨붙은 아메리칸 치즈. 감자번 대신 화이트 번을 쓴 것을 빼면 평범한 스매시 버거의 구성입니다. 하지만 한 입 무는 순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맛과 향이 느껴졌어요. 다름 아닌 김치볶음. 김치를 잘 먹지 않았던 저를 위해 반찬으로 볶아 놓으셨던 김치볶음의 맛이었습니다. 메뉴판 설명에는 특제 김치 소스와 볶은 김치를 넣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버거의 맛에서 볶은 김치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그 존재감이 강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부침개 등의 음식들도 김치의 향과 맛이 강하죠. 그래서 이 버거는 한국인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햄버거에서 볶은 김치와 김치 마요 소스를 이만큼 조화롭게 사용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이 조합으로 뉴욕 최고의 버거에 등극했으니 의심의 여지 없는 세계 최고 김치 버거가 아닐지.
더 상세한 정보와 이야기는 제 브런치 스토리 페이지에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styfriday/227
06화 노원, 전설의 치즈버거
볶음김치 버거? 아니 근데 이게 먹혀?? | 비 내리는 이스트 빌리지 그리고 작은 포차 요즘도 가끔 비 오는 날이면 그때가 생각납니다. 새까만 어둠과 그 위에 떠 있는 듯 일렁이는 이런 색색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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