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운 좋게 생긴 갈라쇼 티켓을 쥐고 들고 갈 카메라를 고민했습니다. 가벼운 데일리 카메라로 쓰고 있는 ZV-E10와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렌즈 조합이 실내 스포츠 촬영에 제 역할을 해 줄까. 워낙 작고 가벼워서 촬영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촬영해보니 기우였습니다. 선수와의 거리가 꽤 있었지만 70mm 망원과 이미지 크롭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고 AF-C 성능도 기대 이상이더군요. 4K 동영상으로 찍어두니 두고두고 볼만한 장면들도 생겼습니다.
2025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는 지난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열렸습니다. 저는 본 대회가 모두 끝난 뒤 의 갈라쇼를 보고 왔습니다. 많은 선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기도 하고, 긴장감 넘치는 경쟁과 달리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갈라쇼는 오후 다섯시부터 인터미션 포함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각국의 선수들 그리고 차준환, 김채연 등 국내 팬들이 많은 선수들도 볼 수 있었어요.
17mm와 70mm 프레임
이날은 17mm 광각과 70mm 망원 둘만 사용했습니다. 둘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광각은 경기장 내부 전체를 최대한 넓게 담기 위해. 선수와 관객의 교감 그리고 화려한 무대 연출 등을 기록하기 좋습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담을 때는 70mm 최대 망원을 사용했습니다. 링크와의 거리가 제법 있는 터라 이마저도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보고 담기에는 충분했어요. 결정적인 장면은 주변부를 잘라내서 대응할 수 있었고요.
윤아선 선수의 무대. 선수가 입장하며 분위기가 고조될 때는 17mm 최대 광각으로 전체 분위기를 기록하고 곧장 70mm 망원으로 고정합니다. 제가 있는 자리에서 70mm 프레임은 이 정도입니다. 장망원 렌즈같은 클로즈 업 효과는 없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담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매디슨 촉-에반 베이츠의 연기. 농염하면서 둘의 합이 잘 맞아서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연기에 맞춰서 조명의 색도 붉은색과 보라색을 사용한 것이 좋았어요. 이때는 배우들의 표정과 손짓,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들이 눈길을 끌어서 70mm 촬영 후 중심부를 크롭해서 확대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도 4000만에서 많게는 억대 화소 이미지를 촬영하기에 2400만 화소가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심부를 확대해도 4000 픽셀 가까운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웹용은 물론이고 웬만한 크기로 인화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대략 200mm 정도까지는 대응할 수 있겠어요.
순간 포착, 1/400초
조명이 있다고 해도 실내 스포츠 촬영에선 늘 저조도, 고감도가 신경 쓰입니다. 집중해서 그렇지 바깥보다는 확연히 어두워요. 감도 확보를 위해 처음엔 셔터 속도를 1/100초로 설정했는데 역시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담기엔 느렸습니다. 경험상 스포츠 촬영에서는 적어도 1/250초 미만의 셔터 속도를 설정해야 선명한 순간 포착이 가능하더군요. 이마저도 배구 선수의 스파이크, 야구 선수의 배팅 등 극도로 빠른 움직임을 잡기엔 부족하지만요. 이날은 1/400초로 셔터 속도를 설정하고 조리개 값은 F2.8, ISO는 800, WB는 4800K로 고정했습니다. 이후엔 AF 추적 정도만 신경 쓰면 됩니다.
1/60초의 패닝샷. 이런 표현도 중간 중간 섞으면 좋겠지만 안정적인 촬영에는 역시 빠른 셔터를 확보하는 쪽이 좋습니다.
종종 점프, 스핀 동작에서는 1/400초도 부족할 때가 있어서 1/500초면 더 나았겠지만 아예 1/1000초로 설정하고 ISO 감도를 1600으로 변경하면 순간 포착엔 더 유리했겠지만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최대한 노이즈 없이 매끈하게 담고 싶었기에 1/400초 촬영 결과물에 만족합니다.
F2.8, ISO800
물론 최신 풀프레임 카메라라면야 ISO3200 정도는 걱정 없이 쓸 수 있기에 셔터 속도를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APS-C에서는 가급적 ISO 1600이상을 쓰지 않습니다. 이날도 ISO는 800으로 고정. 때문에 조리개 값도 F2.8 최대 개방으로만 촬영했습니다. 물론 이전 테스트에서 이 렌즈가 최대 개방에서도 충분히 쓸만한 결과물을 안겨 준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가능했던 설정이죠. 최대로 확보하면 윤곽선 표현, 색수차에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반적인 리사이즈 화면에서는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오히려 해상력보단 ISO800의 노이즈가 더 신경 쓰이더라고요. 2021년 출시됐으니 오래된 제품은 아니지만 탐재된 이미지 센서가 2009년 출시된 A6400와 같은 것이라 고감도 이미지 품질은 현행 제품 대비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촬영한 이미지들은 모두 RAW 촬영 후 라이트룸에서 JPG로 변환한 것으로 기본 JPG 이미지보다 샤프니스 값이 낮게 설정돼 있습니다. 추가 옵션을 설정한다면 해상력 자체는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때문에 이 렌즈로 실내 촬영은 대부분 F2.8로 촬영합니다.
ISO 800에서 신경 쓰이는 노이즈는 라이트룸의 디노이즈 기능으로 해결했습니다. 요즘 라이트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능들 중 하나인데 그 효과가 꽤 좋습니다. 설정값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으면 해상력에도 크게 지장을 주지 않고요. 디노이즈 적용 결과물을 보니 ISO1600으로 촬영해도 괜찮았겠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4K(3840x2160)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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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사진 위주로 촬영하게 되지만 이날 갈라쇼같은 스포츠는 동영상으로 담아뒀을 때 두고두고 볼거리가 됩니다. 서브 카메라로 ZV-E10을 선택할 때 4K 동영상 지원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작고 가벼운 편이라는 것이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어요. 이날 갈라쇼 장면들도 중간중간 영상들로 담았습니다. FULL HD와 4K는 감상할 때의 현장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해상도 외의 사양은 높지 않지만 이 정도면 일상 기록용으로는 충분해요. 영상은 F2.8, 1/60초, ISO800 그리고 S-LOG를 적용해 촬영했습니다.
영상 촬영 중에도 피사체를 꽤 잘 따라가면서 초점을 잡기에 스크린샷으로 원하는 장면을 추출해도 꽤 괜찮은 장면을 남길 수 있습니다. 순간 포착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고요. 4K 동영상의 해상도가 3840x2160. 사진으로 추출해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크기입니다. 아래는 영상에서 추출한 장면들입니다. 2400만 화소로 촬영한 사진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
4K 동영상이 약 800만 화소의 사진과 비슷하니 아무래도 2400만 화소 사진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연기,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는다는 것에선 대단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 중 원하는 장면을 추출해 순간 포착에도 대응할 수 있고요. 다만 셔터 속도가 1/60, 1/125 정도로 사진 촬영때보다 느리게 설정할 때가 많기에 빠른 움직임을 선명하게 포착하기엔 부족합니다. 각각의 용도와 장단점이 명확하게 다른 것이죠.
작고 가벼운 그래서 내심 무시했던 이 조합으로 실내 스포츠 촬영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과 사진을 넘나드는 활용도도 만족스러웠어요. 크고 무거운 카메라가 결과물은 좋지만 현장을 즐길 기회를 앗아갈 때가 많았는데 이 카메라는 너무 촬영에 몰두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결과물도 충분하잖아요.
17-70mm F/2.8 Di III-A VC RXD B070 for Sony E-Mount - 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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