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빤 초록색 체크 무늬 식탁보. 진작에 벽을 가득 채우고 이제 아예 포개져 걸려 있는 수박 그림들. 움직일 때마다 삑 삑 새 지저귀는 소리 나는 나무 의자. 현대식 인테리어의 식당들이 결국 그저 그래 보인다면 이집은 꽤나 개성 넘치는 데다 연륜까지 느껴집니다. 수많은 뉴욕 버거집들 중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 된 몇 안 되는 식당 중 하나이고 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모델 지지 하디드가 이 햄버거를 뉴욕 최고로 꼽았습니다. 뉴욕 버거 투어 하러 왔다면서 여길 안 가볼 순 없죠.
https://maps.app.goo.gl/4V4Fp1MLSS9P6p8p7
JG Melon · 1291 3rd Ave, New York, NY 10021 미국
★★★★☆ · 바 & 그릴
www.google.com
센트럴 파크 동쪽 어퍼 이스트 사이드 지역, 3번가와 이스트 74길의 교차점에 있습니다. 근처에 센트럴 파크,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명품 숍들이 모인 메디슨가(Madison Avenue)가 있으니 일정 고려해서 방문하면 좋겠네요. 다만 인기가 많은 집이라 시간 잘못 맞추면 웨이팅이 꽤 깁니다. 예약도 안 되는 집이고요. 새벽 세 시까지 영업하니 아예 심야를 노려보는 것도?
50년이 넘은 식당, 게다가 건물은 100년 전에 지어졌습니다. 실내에는 옛 정취가 가득합니다. 오래된 칼국수집에 들어와 있는 느낌 같다고 할까. 식당의 상징색인 녹색과 흰색 체크 그리고 네잎 클로버 무늬가 새겨진 식탁보가 이집을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벽에 걸린 수많은 수박 그림들이 음식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딱딱하지 않으면서 품위가 있는 식당입니다.
JG 멜론의 버거 메뉴는 다섯 개지만 사실상 둘입니다. 기본 햄버거를 바탕으로 치즈 버거, 베이컨 버거, 베이컨 치즈 버거로 재료에 따라 나누고 칠면조 버거를 추가했습니다. 저는 베이컨 치즈버거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5.25달러. 식당을 유명세를 고려하면 꽤 저렴한 가격입니다. 이 정도면 뉴욕 가성비 미쉐린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주의할 점은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것.
패티 위에서 완전히 녹아버린 치즈가 금빛 자태를 뽐냅디다. 나도 모르게 이야 예쁘다,라는 말이 나왔어요. 사진빨도 잘 받고요. 번과 패티, 치즈, 적양파, 피클 그리고 구운 베이컨. 전형적인 베이컨 치즈버거입니다. 손으로 집어 들고 한 입 크게 먹고 싶은 맘을 억누르고 패티와 치즈를 함께, 빵은 최대한 작게 잘라 한 입에 넣었습니다. ‘이것 이상이 필요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출난 것은 없지만 조화가 완벽해요. 특히 코팅한 것처럼 완전히 엉겨붙은 치즈와 패티가.
고기 익힘 정도가 이상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패티 안쪽은 선홍빛이 살짝 비치는데 씹는 동안 입 안에서 부드러움과 탱글함이 교차합니다. 마치 잘 만든 동그랑땡을 먹는 것처럼. 거기에 치즈의 풍미가 더해지니 이건 뭐. 베이컨은 바삭하지만 딱딱하지 않은 적당한 굽기로 잘 구웠습니다. 딱딱한 베이컨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 입에도 잘 맞을 거예요. 아쉬웠던 것은 피클. 모양이나 맛이 기성 제품을 쓴 것처럼 특색이 없었습니다. 다행인 건 피클 없이 먹어도 전혀 아쉽지 않은 버거라는 것.
정통 레시피를 각각의 재료에 맞춰 잘 조리한 좋은 버거였어요. 여러 매체와 유명인들이 추천한 이유도 그것이 아닐지. 저도 이후 뉴욕 버거 투어에서 이 집 버거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니까 일부러라도 찾아가 보라고 추천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페이지에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styfriday/219
03화 JG 멜론, 베이컨 치즈버거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치즈버거. 이게 기준입니다. | 이 버거가 없었다면 제 여정도 없었습니다. 깨끗하게 빤 초록색 체크무늬 식탁보. 진작에 벽을 가득 채우고 이제 아예 포개져 걸려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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