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얼마 전 사진 커뮤니티의 포럼글을 보다 알게 된 전망대를 다녀왔습니다. 외국 여행 중에는 악착같이 전망대를 찾아 가지만 정작 평생 산 서울에서는 이렇게 탁 트인 전망을 본 적이 드문데, 큰 노력 없이도 멋진 뷰를 보고 촬영할 수 있단 추천에 마음이 이끌렸습니다. 마침 근처에 있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강의를 하기로 한 터라 함께 날을 잡았습니다. 모처럼 맘 먹고 나선 출사라 장비도 둘이나 챙겼어요. 니콘 Zf와 소니 ZV-E10. 렌즈는 둘 다 탐론 렌즈였습니다. Zf에는 35-150mm F/2-2.8 Di III VXD, ZV-E10에는 17-70mm F/2.8 Di III-A VC RXD. 두 렌즈의 공통점이라면 밝은 조리개 값의 표준 줌렌즈라는 것. 성능 대비 휴대성이 좋다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의 주류는 완전히 풀프레임이지만 여전히 APS-C가 유리한 영역이 있습니다. 시스템 전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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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산동봉수대터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산 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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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역에 있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뒷편을 통해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최근에 개관한 임시정부기념관은 평소에 쉽게 보지 못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관한 기록들을 볼 수 있으니 가볍게 둘러보신 후에 전망대로 가도 좋겠네요. 기념관의 옥상이나 상징광장의 조형물이 촬영하기에도 좋고요. 뒷편으로 바로 안산자락길과 이어집니다.
이날 목표는 안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 해발 약 300m의 낮은 산입니다. 중간 중간 정비되지 않은 돌언덕들이 있지만 초반부 안산자락길부터 데크가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 나온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기념관부터 봉수대까지 지도상으로는 40분쯤 걸린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20분이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숨이 차서 두어 번 쉬었는데도 금방 도착했으니 서울 시내 전망 보이는 출사지로는 비교적 난이도 낮은 곳이 아닐까 싶어요. 응봉산보다 조금 더 힘이 드는 수준.
올라 보니 봉수대 근처로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펜스가 있지만 낮은 편이라 웬만한 삼각대로도 무리가 없고요. 다만 바람이 강하니 삼각대를 단단한 것으로 챙기시거나 가방을 걸어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노을부터 야경까지, 안산 봉수대 전망
고작 이삼십 분 올라왔는데 눈에 보이는 풍경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남산과 N타워를 가리는 것 없이 정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저 멀리 잠실 롯데타워까지 보인다는 것이 좋더군요. 많은 분들이 서울 시내 전망 촬영을 위해 남한산성 등지를 찾으시는데 여기도 충분히 볼만하단 생각합니다. 강남/북 다른 방향으로 감상하는 매력이 있겠죠.
나무가 우거진 합정 방면을 제외하고 세 방향으로 넓은 뷰를 볼 수 있습니다. 남산, 잠실쪽 뷰 외에도 오른쪽으로 여의도 방면, 그 반대로 백련산과 멀리 고양시까지. 마침 날씨가 좋아서 시야 끝 능선까지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17-70mm의 초점거리는 35mm 환산 약 25-105mm입니다. 탁 트인 전망대에선 17mm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위/아래를 자르면 파노라마 이미지로 연출할 수 있을 정도로 시원시원한 프레임을 즐길 수 있었어요. 예상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70mm 망원의 활용입니다. 넓게 보이는 풍경의 일부분을 떼어서 촬영하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남산 주변, 한강과 더 현대 서울이 포함된 전망, 지난 산책길과 산 아래 자리 잡은 아파트 단지 등. 그 속에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던 도시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고 담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엔 표준줌 렌즈에서 망원보다 최대 광각의 초점거리에 더 신경을 썼는데 이날 망원 프레임의 재미와 매력을 재발견했습니다. 잠실 롯데타워까지 담기엔 70mm도 아쉽더군요. 그래도 이 렌즈의 광학 4.1배 줌이 갖는 장점을 충분히 느꼈고, 여행용으로 왜 고배율 줌렌즈가 각광 받는지도 이해했습니다. 물론 이 이상의 고배율 줌렌즈는 화질에서 일정 부분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에 저는 이 정도가 최적이라 생각합니다.
[70mm 최대 망원 촬영 이미지]
1월 들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지만 겨울은 해가 짧은 계절입니다. 이날 일몰때는 6시 15분이었고 30분 전부터 노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타임랩스 촬영을 시도해 봤는데요, 5초 간격으로 1000장, 약 1시간 30분간 촬영할 계획이었습니다.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보다는 인터벌 촬영한 사진들로 동영상을 만드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낮은 기온 때문에 카메라가 586장을 찍고 배터리가 소모됐다며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이런 촬영에 활용하기엔 ZV-E10은 약했습니다. 다음엔 내구성 좋은 A6700을 영입해 볼까 봐요. 아쉽지만 어둠이 깔리기 직전까지의 풍경을 영상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ZV-E10,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로 촬영한 타임랩스 동영상(인터벌 촬영)]
완전히 해가 떨어지고 나서가 진짜입니다. 추천글에서 봤던대로 안산 봉수대의 전망은 훌륭했고 시야 가리는 것 없이 탁 트인 서울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몰 때부터 하나씩 건물들의 불이 켜지는 것, 남산을 오르는 산책로가 꺾인 직선으로 불 밝힌 모습을 보느라 금방 시간이 가더군요.
야경은 아무래도 넓게 찍는 것이 화려한 느낌을 강조하기에 좋습니다. 화려하게 불 밝힌 서울의 전경을 광각으로 담고 뒤이어 봉수대 뷰의 핵심인 남산/롯데타워 뷰, 한강/여의도의 야경을 70mm 망원으로 담았습니다. 이 렌즈의 70mm 최대 망원이 잰 것처럼 두 장면에 좋더군요. F14의 빛 갈라짐 표현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만만하게 봤다가 오르내리며 기운 빠진 안산 등반(?) 겸 출사에서 느낀 ZV-E10과 탐론 17-70mm F2.8 조합의 장점을 꼽으면 첫 번째로 굳이 큰 카메라 가방을 챙기지 않아도 될만큼 작고 가볍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 날 저는 점퍼 주머니에 넣고 중간 중간 꺼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두번째는 17-70mm 광학 4.1배 줌의 장점. 일반적인 3배 내외의 표준줌 렌즈보다 망원이 보강된 구성인데 이게 전망대에서 꽤나 유용했어요. 70mm로 촬영한 사진이 더 많을 정도로. 마지막은 빛갈라짐 표현입니다. 크고 선명하게 갈라지는 모양새가 야경 장노출 촬영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안겨 주겠죠.
전망도, 결과물도 만족했지만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렸습니다. 앞으로는 욕심 내지 않고 작은 카메라, 렌즈 조합으로 가볍게 다녀 오려고요. 종종 서울 전망 보고 싶을 때 안산 봉수대로 가려고 해요. 서울 야경 출사지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7-70mm F/2.8 Di III-A VC RXD B070 for Sony E-Mount - 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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