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앱 LEICA LUX를 출시했습니다. 인기 있는 카메라 브랜드가 카메라 앱을 출시했다는 소식에 마니아층 중심으로 화제가 됐지만 정작 라이카 사용자들은 카메라 연결 용 LEICA FOTOS도 시원찮은 마당에 촬영 앱을 그것도 구독제로 판매 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저야 애초에 FOTOS 앱에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새 앱 출시 소식을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라이카 카메라라고 생각하니 한 번쯤 설치 해 볼 만하지 않아요?
앱 이름은 라이카 룩스(LEICA LUX). 사용자라면 익숙한, ‘빛’을 의미하는 명칭입니다. 설치는 무료고 일부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앱을 실행하니 검은 화면에 빨간 라이카 로고가 나오는데, 왠지 가슴이 두근.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라이카 스타일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저도 그런 생각으로 설치해서 잠시 사용해 봤습니다.
간결한 촬영 화면. 촬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메뉴만 표시 됩니다. 격자선을 표시할 수 있고 노출 보정과 카메라(렌즈) 전환 정도가 있습니다. 라이카 카메라의 저 폰트를 매우 좋아하는 터라 카메라 앱 디자인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기본 카메라 앱의 레이아웃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아이폰 15 시리즈 사용자는 액션 버튼의 숏컷에 라이카 룩스 앱 실행을 연결하면 기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하드웨어에 맞춰 13mm 초광각 카메라, 24mm 광각 카메라, 120mm 5배 망원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배 디지털 줌에 해당하는 48mm 카메라도 둔 게 인상적입니다. 4개의 초점거리를 전환할 수 있도록 했고 추가로 줌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손가락을 이용한 핀치 투 줌이 비활성화 되는 것이죠. 단렌즈 중심의 라이카 M 시리즈를 생각나게 합니다. 촬영 모드는 P모드와 A모드가 제공됩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에서 P모드는 Program을 뜻하지만 이 앱에서는 Photo를 뜻하는 것 같네요. A 모드는 Aperture, 조리개 우선 모드로 아이폰/갤럭시의 인물 모드와 비슷한 배경 흐림 효과가 더해집니다.
P,A 모두에 제공되는 기능/옵션들은 위와 같습니다. 촬영에 필요한 격자선과 수평계, 플래시, 셀프 타이머가 기본 기능으로 제공되고 파일 포맷은 HEIF와 DNG 둘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HEIF+DNG 동시 촬영도 가능합니다. Looks 메뉴에서는 여러 개의 컬러 필터를 제공합니다. VIVID, NATURAL, BW 등 기본 필터 몇 개와 LUX PRO 유로 구독자들에게 제공되는 추가 필터가 있습니다. 라이카 스타일의 사진을 만들어 주는 이 기능이 이 앱을 사용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라이카에서 튜닝한 이미지 품질과 스타일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제가 반가웠던 것은 하이 컨트라스트 흑백. 라이카에서는 경조 흑백이라고 부르는 고대비 흑백 필터입니다. 명암 대비를 강조해 간결하고 인상적인 사진을 만들어 준다고 알려져 있죠. 라이카의 경조 흑백 이미지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라이카 X시리즈의 경조 흑백 표현이 매력적이라 현재도 사용하시는 분이 적지 않죠.
A 모드에서는 조리개 값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배경 흐림 효과의 정도가 달라지고요. 스마트폰의 인물 모드와 비슷하지만 룩스 앱에서는 개방 촬영의 주변부 비네팅 효과가 더해지는 등 신경을 좀 썼습니다. 실제로 아래 표시 된 렌즈 목록들을 보면 라이카의 대표 렌즈인 28/50mm Summilux, 50mm Noctilux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 렌즈들의 특징들을 필터를 통해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꼈던 주변부 비네팅도 28mm Summilux의 특징을 표현한 거겠죠. 선택할 수 있는 렌즈는 총 네 가지로 35/50/135 렌즈는 LUX PRO 유로 구독을 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앱 설치 후 경조 흑백 필터를 사용해 몇 장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나중에 아이폰 기본 카메라 앱과의 이미지 비교도 해 보겠지만 그 전에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미지 자체의 샤프니스가 꽤 높게 설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조 흑백뿐 아니라 다른 필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조흑백은 역시 기본 카메라의 흑백보다 대비가 높게 설정돼 이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 그럴듯한 흑백 사진처럼 보입니다. 흑백 사진을 좋아 한다면 이 경조 흑백 하나만으로도 이 앱을 설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료니까요. 라이카 카메라가.
LEICA LUX의 구독료는 월 7달러, 1년에 70달러입니다. 역시나 라이카 카메라 다운 가격 정책입니다. 추가 제공되는 기능과 필터, 렌즈 효과 등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 보고 싶지만, 우선은 무료 기능을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앱 실행 속도 등의 완성도가 아직 충분치 않아 보여서요. 하지만 일 년에 십만 원으로 라이카 유저가 될 수 있다 생각하면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앱을 좀 더 써 보고 기본 카메라와 비교 포스팅 해 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앱이니 한 번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