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은 협찬이었는데 맛도 구성도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서 이후론 내돈내산하는 집입니다. 사실 이런 집이 믿을 만 하죠. 눈 앞에서 구워주는 함박을 1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소스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혜화에 있는 나래함박. 함께 다녀 온 일행의 말로는 분위기나 음식이 깔끔해서 데이트 코스 또는 식사 대접할 때 좋겠다더군요. 다만 이름이 기사식당 스타일인 게 아쉽다고.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혜화역 뒷쪽 먹자골목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지나가다 발견하긴 어렵습니다. 음식 서빙하기 좋게 바 테이블 형태로 되어 있어요.
소,양,닭고기 함박 메뉴들이 있고 곁들임 메뉴로 우동, 마제소바, 명란 등이 있습니다. 고기와 우동을 코스로 맛 볼 수 있는 세트 메뉴가 있으니 그것을 추천합니다. 함박 두 개와 우동을 먹을 수 있는 B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메뉴가 준비되는 동안 밥과 날달걀이 나옵니다. 테이블마다 소스통이 있는데 종류가 많고 각각 개성이 있어 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소금, 후추, 미소, 젓갈도 있고요. 밥에는 날달걀과 간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고기 굽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이 집의 매력. 그릴 자국 난 갓 구운 함박을 받자마자 반을 가르면 육즙이 새어 나옵니다. 이날은 소고기, 양고기 함박을 주문했고 소고기 함박부터 나왔습니다.
소스 이것저것 올려서 먹으면 다른 생각 없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어요. 저는 민트 젤리 소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후추는 기본이고요.
소/양 중엔 양고기 함박이 더 맛있었어요. 적당히 육향이 나는 수준이라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어보니 어깨살을 쓴다고 합니다.
제가 고기보다 좋아하는 이 집의 김 페스토 우동. 이나니와 우동면에 김 페스토와 들기름을 올려 비벼 먹는 메뉴입니다. 원래도 김을 좋아하는데 이 김 페스토 맛이 기가 막혀요. 집에 쟁여두고 틈 날 때마다 먹고 싶은 메뉴입니다.
같은 컨셉의 일본 가게의 요소들을 차용해 왔다는 이유로 안 좋은 평가를 받는 집이기도 하지만 음식의 맛과 다양한 소스들 그리고 분위기 등 각각의 요소들이 나무랄 데 없는 집입니다. 두 번째 방문인데 아직까진 관리가 잘 되고 있으니 다음에 또 방문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