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A7M4(A7IV)와 저울질하게 되지만 그 때마다 스스로를 달래며 사용하고 있는 소니 A7R4의 사용 후기. 무더위에 폭우까지 겹쳐 이제야 틈 날 때마다 한 장씩 찍어보고 있습니다. 출시한 지 벌써 3년 이 지난 카메라, 올해 말 신제품 출시 소식도 있지만 6100만 화소와 AF 시스템, 렌즈군 등 현세대 장비와 비교해도 장점이 있습니다. 디자인과 사양 등의 기본 정보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소니 A7R4 사용 후기 - 1.소니 카메라는 정말 쓰기 싫었는데 (α7R IV, ILCE-7RM4A, ILCE-7RM4)
61MP
2014년 라이카 M Typ240부터 라이카 Q, M10-D 최근 소니 A7C까지 십 년 가까이 2400만 화소 카메라를 주력으로 사용했습니다. 현재까지도 많은 수의 중/보급기 카메라가 2400만 화소를 채용하는 것을 볼 때 다방면으로 효율적인 화소수지만 단렌즈를 주로 사용하는 터라 늘 고화소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소니로 시스템을 옮기며 고화소 모델인 A7R3, A7R4를 고려했고 제대로 한풀이 해 보고자 6100만 화소 모델 A7R4를 선택했습니다.
6000만 화소는 이전까지 풀 프레임 포맷 DSLR,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숫자였습니다. 이전까지 캐논과 소니의 해상력 특화 모델들이 4-5000만 화소를 채택했고 그 이상은 중형 포맷의 영역이라 생각했었죠. 무리한 화소 수 경쟁은 자칫 이미지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제조사와 사용자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현재까지도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에 6100만 화소가 효율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A7R4의 6100만 화소는 명과 암이 뚜렷합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섬세한 묘사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고화소의 장점이 분명합니다. 화질 특히 해상력과 DR에 대한 우려 역시 센서 기술의 발달, 고해상도 GM 렌즈가 뒷받침되며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 의견이고요. 다만 픽셀 밀도가 높은 센서가 가진 고감도 노이즈의 단점 역시 뚜렷합니다. 2400만 화소 A7M3, A7C는 물론 전작인 A7R3과 비교해도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아래는 dxomark.com에 게시된 A7R4 이미지 센서 리뷰입니다.
https://www.dxomark.com/sony-a7r-iv-sensor-review/
니콘 Z7(4200만), 파나소닉 S1R(4700만)과 A7R4의 센서 성능은 어느 한 쪽의 우위 없이 장단이 있습니다. A7R4이 우위를 갖는 지점은 DR과 ISO12800 이상의 고감도 이미지 품질입니다. 다만 세 카메라 중 A7R4의 화소 수가 6100만으로 확실히 높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할 수 있겠죠.
저울질 중인 A7M4와의 비교. 평가 점수는 A7R4쪽이 높지만 DR에서는 화소 수가 절반 정도인 A7M4가 뛰어난 데이터를 획득했습니다. 두 카메라의 가격 차를 생각하면 A7M4의 가성비가 돋보이고, 화소 수를 고려하면 고화소 센서가 갖는 단점을 최소화 한 A7R4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A7R4의 이미지 센서는 전작인 A7R3의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화소 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봐야겠습니다.
동일한 장면을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고화소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0% 확대 비교했을 때 4240만 화소 A7R3의 이미지(7952 x 5304 픽셀)에 비해 6100만 화소 A7R4의 이미지(9504 x 6336)가 더 크게 당겨 볼 수 있죠. 물론 2000만이라는 숫자에 비해 그 차이라는 미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2400만 화소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있겠죠.
6100만 화소 이미지 확대 비교
고화소 카메라 답게 A7R4의 RAW 파일은 한 장에 100MB가 훌쩍 넘습니다. JPG 이미지도 20MB 이상일 때가 많고요. -티스토리 이미지 파일 용량 제한이 20MB라죠- 집에 와서 촬영 결과물을 확인하고 두 가지에 공감했습니다. 첫 번째로 A7R4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카메라의 사양이 아닌 PC의 성능 그리고 저장 공간이라는 것. 두 번째로 고화소 뽕을 맛 보면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
고화소의 위력 그리고 매력은 기대했던 대로입니다. 35mm GM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환경에서 50mm 렌즈 또는 망원 렌즈를 사용할 필요 없이 이미지 크롭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지 크롭에 여유가 있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먼 풍경의 디테일, 작은 글자와 표면 질감 등을 촬영 결과물을 통해 확인할 때 짜릿함이 있어요.
거기에 해상력 높은 렌즈를 사용하면 이미지 크롭으로 간이 매크로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여행 촬영이 주인 제 목적에 대입하면 단일 렌즈로 다양한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풍경, 스냅, 음식 사진 등에서 발휘되겠죠. 다만 고화소 카메라에서는 해상력 높은 GM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좋아 보입니다.
해상력 테스트 (35mm F1.4 GM)
제가 가진 렌즈 중 가장 고사양인 35mm F1.4 GM 렌즈로 해상력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최초 목적은 6100만 화소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35mm F1.4 GM 렌즈가 충분한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고화소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간 사용했던 라이카, 보이그랜더 렌즈의 광학 성능도 매우 좋았지만 소니 GM 렌즈의 성능 역시 대단합니다. F1.4 최대 개방 촬영에서만 약간의 해상력 저하가 느껴질 뿐 F2부터 F8까지 매우 샤프한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6100만 고화소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충분한 성능입니다. 그리고 6100만 화소는 기대만큼 크고 아름답습니다.
다음엔 화소 못지 않게 중요한 DR, 특히 보정 관용도를 테스트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 사진가 입장에서 카메라와 이미지 센서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거든요. 사진들을 테스트 하고 있으니 빨리 이 카메라를 들고 멋진 여행지 풍경들을 담아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