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코의 새로운 렌즈 필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Nostaltone이란 이름, 아기자기한 로고에서 일반적인 렌즈 필터와는 다른 인상을 풍깁니다. 소프트 렌즈 필터 시리즈의 신제품으로 오렌지/블루 색상을 덧입히고 소프트 필터 효과, 플레어를 더해 아날로그 필름 사진이나 영화/애니메이션의 감성적인 톤을 사진/영상에 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날로그 느낌의 사진 톤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이 후보정을 하지 않고도 개성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됐습니다. 별도의 홈페이지와 SNS 사진 작가를 이용한 마케팅에서 감성을 무척이나 강조하고 있고요.
https://www.kenko-tokina.co.jp/lp/nostaltone/
ORANGE & BLUE
제조사 겐코에선 일본 애니메이션을 예로 들며 인기 작품 속 아름다운 배경 아트를 디지털 이미징에서 실현할 수 있는 필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스탤톤 필터의 패키지에는 감성적인 사진이 인쇄돼 있습니다. 오렌지/블루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됐고 각각 색상 및 소프트 필터 효과에 차이가 있습니다. 색상 외 둘의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오렌지] 색감 : 강함 / 소프트 효과 : 약함
[블루] 색감 : 약함 / 소프트 효과 : 강함
NOSTALTONE ORANGE
타입 : COLOR ENHANCE, SOFT EFFECT
프레임 소재 : 알루미늄
크기 : 49, 52, 55, 58, 62, 67, 72, 77, 82mm
먼저 소개할 제품은 오렌지. 오렌지색을 더해 따뜻한 느낌의 사진/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필터입니다. 거기에 소프트 필터의 효과도 함께 더해집니다. 아침/저녁의 햇빛, 건물과 유리창에 반사된 빛 등을 확산시키는 효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프레임 소재는 알루미늄으로 겐코의 고급 필터 제품군 셀레스테(celeste)와 동일합니다. 49mm부터 82mm 까지 총 9가지 규격으로 판매됩니다.
황혼의 붉은 빛, 거기서 느껴지는 온기. 노스탤톤 오렌지 필터의 사용 전/후 비교 사진에서 기획 의도와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따뜻한 느낌이 더해졌고 약간의 소프트 효과가 이미지를 더욱 부드럽게 만듭니다. 비단 일몰 때 사용하지 않아도 파란 대낮에 찍은 사진에서도 그 효과가 뚜렷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인스타 감성 사진'의 느낌이 물씬 나죠.
거기에 반사가 쉽게 일어나는 코팅이 플레어 발생을 유도합니다. 광원 주위로 보이는 동그란 링, 흩뿌려지는 보케가 독특한 느낌을 더합니다. 올드 렌즈에서 흔히 생기는 현상으로 과거에는 광학적 결함, 없애야 할 문제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사진과 영상에 감성을 더하는 요소로 환영받곤 합니다. 노스탤톤 필터 오렌지, 블루 모두 이 플레어를 강조하는 코팅이 더해졌습니다. 오렌지 필터에서는 블루톤의 플레어/고스트가 강조된다고 합니다.
언박싱
제가 사용하는 필터는 67mm로 소니 35mm F1.4 GM, 20mm F1.8 G 렌즈에 사용했습니다. 그 밖에도 72mm, 77mm, 82mm 등 주요 규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대부분의 렌즈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이 알루미늄 소재로 되어 있어 황동 프레임의 B+W 필터보다 가벼운 편입니다. 다만 프레임의 두께가 슬림 필터인 셀레스테보다 두꺼운만큼 무게가 조금 더 나갑니다.
셀레스테 필터의 프레임 두께는 돌출부 기준 3.25mm로써 다른 필터 대비 얇습니다. 노스탤톤 필터는 그보다 미세하게 두껍습니다. 제조사에서 발표한 두께를 찾을 수 없지만 일반 필터와 비슷한 4mm 내외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필터 모두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지만 표면 요철이나 폰트 크기, 색상에 차이가 있습니다. 노스탤톤 필터의 폰트가 더 크고 흰색이 아닌 미색으로 인쇄돼 있습니다.
필터 유리는 육안으로도 오렌지색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톤이 진해서 사진/영상의 톤도 크게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블루 필터도 당연히 파란색이 보이지만 오렌지 필터쪽이 색상이 더 진합니다.
셀레스테 필터와 함께 놓았을 때의 차이입니다. 투명한 색의 셀레스테 필터와 확연히 다른 오렌지 필터의 특성이 잘 드러나죠.
렌즈 결합
렌즈에 장착했을 때도 필터의 오렌지색이 잘 보입니다. 마치 누렇게 변색된 유리를 렌즈 앞에 댄 느낌이에요. 그리고 빛의 방향에 따라 오렌지색, 노란색, 푸른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변합니다.
셀레스테 필터 장착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컬러 왜곡이야 당연하지만 소프트 필터 효과에 의한 해상력의 차이, 그 외 주변부 화질과 플레어 발생 등이 궁금해집니다.
함께 출시 된 노스탤톤 블루 필터와의 비교입니다. 앞선 설명대로 블루 필터는 파란색이 상대적으로 진하지 않습니다만 소프트 필터의 특성은 블루 필터쪽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두 필터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사진입니다. 아래는 셀레스테(투명)/오렌지/블루 필터를 렌즈에 장착한 모습을 비교한 것입니다. 셀레스테 필터는 역시나 필터가 없는 것처럼 투명하고 오렌지는 확연한 오렌지색, 블루 필터는 뿌연 소프트 효과가 도드라집니다.
더해지는 온기
필터를 렌즈에 장착하는 것만으로 사진의 분위기가 크게 바뀝니다. 이미지 전체에 옐로우-오렌지색이 더해지고 미세한 소프트 효과가 더해져 빈티지한 느낌이 강조됩니다. 마치 디지털 이미지와 필름 이미지의 차이 또는 WB의 K값을 변경한 것처럼. 아래는 동일한 환경에서 노스탤톤 오렌지 필터 사용 전/후를 비교한 것입니다.
필터 사용 전/후 컬러 비교 (NOSTALTONE ORANGE)
정확한 색 표현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멀어지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런 변화가 반가울 것 같습니다. 단순히 WB 설정 또는 K값을 변경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 반문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필터는 거기에 소프트 효과, 광원에 의한 플레어/고스트가 더해집니다. 후보정 없이 간편하게 원하는 톤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고요.
당연히 동영상 촬영에도 필터 효과가 적용됩니다. 프레임 속 풍경의 전체 색감이 따뜻해지는 효과로 흔히 얘기하는 '감성'이 강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더불어 하이라이트의 노출이 감소해 화이트 아웃이 제거되고 명암 대비가 줄어 사진/영상이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필터 전/후의 결과물을 비슷한 색감으로 보정해 보았습니다. 오렌지 필터의 색감 변화는 K값을 약 1500 가량 높게 설정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거기에 장면마다 다를 수 있지만 약간의 틴트 값 보정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명암 보정, 소프트 효과 등 필터가 가진 고유의 광학적 특성이 더해집니다. 그 요소들이 단순히 노란 혹은 따뜻한 색감이 아닌 감성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소프트 필터 효과
겐코 노스탤톤 오렌지, 블루 모두 소프트 필터 카테고리에 속하는 제품입니다. 소프트 필터에 컬러 강조 또는 변경 효과가 더해진 것이죠. 가장 먼저 그리고 쉽게 눈에 띄는 변화는 색감의 차이입니다만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지는 것 역시 큰 차이입니다. 따뜻한 색감과 소프트 효과의 시너지가 제품의 목적인 '영화/애니메이션의 감성적인 톤'을 만드는 것이죠.
이런 차이는 태양과 가로등 등 광원 주변으로 잘 드러납니다. 필터 전/후를 비교한 이미지를 보면 광원 주변으로 빛이 뿌옇게 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안개 속 가로등을 보는 것처럼요.
그 외에도 명부의 노출값이 줄고 암부 밝기가 증가해 대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만 소프트 필터 효과는 블루 필터에 비해 약하게 설정됐습니다. 때문에 프레임 속 광원의 비중에 따라 그 효과를 쉽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 필터 효과 비교 (미사용 - ORANGE - BLUE)
필터 사용 전/후 해상력 비교 (NOSTALTONE ORANGE)
필터 사용 전/후의 해상력을 비교한 것입니다. 작은 피사체와 윤곽선 주변이 조금 뿌옇게 느껴지긴 하지만 색감 차이 때문에 그 차이가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광원 주변의 빛 퍼짐은 뚜렷하게 보이지만 그 외에는 뚜렷한 해상력 저하가 없습니다. 그만큼 필터의 소프트 효과가 적다는 의미가 되겠죠. 암부의 밝기 보정 효과 역시 블랙 아웃에 가까운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만 역시 그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감성적인 플레어
다만 광원 주변의 효과는 매우 다채롭습니다. 빛이 뿌옇게 퍼지는 현상 외에도 플레어와 고스트 등 내부 반사로 인한 현상이 쉽게 발생합니다. 이를 위해 반사율을 조정한 코팅이 적용됐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고급 필터에 난반사와 플레어/고스트를 줄이는 코팅이 적용되는 것과는 대척점에 있습니다. 플레어와 고스트 현상으로 감성적인 표현을 강조하려는 의도겠죠.
광원이 프레임 내에 있다면 여지없이 그 주변으로 플레어가 발생합니다. 크기도 크고 형태도 또렷해서 자칫 주 피사체를 가리기도 합니다만 예상대로 이것이 사진에 독특한 느낌을 더합니다. 플레어의 색상은 조명의 색에 따라 바뀌지만 녹색, 파란색 등이 강조된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사진과 영상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신 코팅이 적용된 렌즈들은 플레어/고스트 현상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 만큼 어찌 보면 색감 보정 효과보다 더 뚜렷하고 극적인 이 렌즈의 효과로 볼 수 있겠네요. 특히 역광 인물 사진, 일출/일몰 무렵 풍경을 담은 영상에서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반사가 몇몇 환경에서는 촬영을 크게 방해하곤 합니다. 도심 야간 촬영에서 흔히 보는 간판, 전광판 속 글자와 화면들이 그대로 반사돼 프레임에 맺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이나 가로등처럼 단순한 광원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글자와 영상 등이 거꾸로 맺혀 프레임 속에 떠 있으니 신경이 쓰이고 결과물을 저하시킵니다. 이건 렌즈의 단점이라기보단 플레어 효과를 강조한 데 따른 약점이라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위와 같은 환경에서는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그간 사진을 감성적으로 연출하는 방법으로 후보정만을 생각했는데 필터 하나가 가져온 변화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수고스러운 촬영 설정, 후보정 필요 없이 필터를 장착하는 것만으로 온기와 부드러움이 더해지는 것이. 거기에 광원 주변으로 생기는 플레어가 평범한 장면을 영화나 뮤직비디오 속 장면처럼 연출해주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너무 쉽고 간단해서 요즘 유행하는 감성 사진 촬영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 댈 수록 품질이 저하되는 후보정 대신 화질 지키면서 감성만 한 스푼 얹을 수 있는 필터로.
NOSTALTONE 필터 활용 이미지 (A7R4 + 35mm F1.4 GM)
https://sunphoto.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9336
*썬포토(주)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