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기변이 잦지만 새 시스템을 구성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최근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소니 FE 시스템을 메인 장비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A7R4의 6100만 고화소가 필요했고 다양한 촬영에 전천후로 사용할 35/50mm 단렌즈를 물렸습니다. 평소 소니 카메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강해서 캐논과 후지필름을 두고 끝까지 고민했는데 렌즈군과 가성비를 함께 따지니 소니가 저한테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라이카 다음으로 자이스를 좋아하거든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소니 카메라 RX1, RX100 시리즈는 자이스 렌즈들을 달고 있습니다. 극대화 한 컨셉이 휴대성을 여행 사진이 주인 제 용도와 맞아 떨어져서 RX1 시리즈는 특히 잘 썼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자이스 방패 로고 그리고 T* 로고에는 괜히 마음이 더 갑니다.
소니 카메라가 없을 때부터 FE 마운트의 35/50mm 자이스 렌즈는 한번쯤 써 보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A7R4 구매를 결정한 직후 50mm F1.4ZA를 수배했고 운 좋게 당근마켓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영입을 했습니다. 소니 FE 렌즈의 중심이 자이스에서 GM으로 이동한 뒤 자이스 렌즈들은 신품 가격 대비 중고 가격이 폭락하면서 졸지에 가성비 렌즈들이 돼 있더군요. 숫자도 많지 않아서 기회가 되면 하나씩 다 써보고 싶습니다.
제품 사양
소니 FE 마운트
렌즈 구성 9군 12매
초점거리 50mm
조리개 값 F1.4-16
최단 촬영 거리 0.45m
필터 직경 72mm
조리개 날 11매(원형)
크기 83.5 x 108mm
무게 778g
50mm F1.2 GM 렌즈가 출시되기 전까진 FE 시스템 최고의 50mm 렌즈 중 하나였겠죠. 혹자는 50mm F1.4 렌즈 하나면 못 찍을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올라운더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50mm F1.4 단렌즈입니다. 거기에 자이스의 플라나 설계, T* 코팅이 적용된 것이 이 렌즈의 핵심. 최단 촬영 거리는 45cm로 평이한 편이며 고사양 렌즈답게 길이 약 11cm, 무게 약 780g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합니다.
디자인
파란 방패로고 하나만으로도 이 렌즈의 값어치는 꽤나 올라갑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요. 매끄러운 메탈 소재의 경통, 초점 링 역시 메탈로 제작해 GM 렌즈를 포함한 소니 렌즈와 차별화를 뒀습니다. 거기에 각 파츠들이 한 덩어리처럼 일체감 있게 연결되는 자이스 렌즈 특유의 실루엣도 적용돼 있습니다. 디자인만큼은 GM 렌즈보다 훨씬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동영상 촬영 수요가 높아지면서 최근 소니 렌즈들에는 대부분 기계식 조리개 링이 탑재됐지만 당시엔 소수의 고급 렌즈들에만 기계식 조리개/무단 조리개 조작이 가능했습니다. 50mm F1.4ZA 렌즈가 그 중 하나입니다. 경통의 CLICK 스위치를 통해 유/무단 조리개 조작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 기계식 조리개 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터라 이게 반갑더군요.
FE 마운트의 50mm 렌즈 크기 비교입니다. 가장 고급 렌즈인 50mm F1.2 GM 렌즈의 크기가 높은 성능/사양에도 불구하고 50mm F1.4 ZA 렌즈와 크기, 무게가 거의 같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가격이 중고 가격 기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터라 저처럼 가성비로 50mm F1.4 ZA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FE 렌즈 중 가장 인기있는 렌즈 중 하나인 55mm F1.8 ZA 렌즈는 두 렌즈보다 휴대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크기가 훨신 작고 무게는 1/3에 불과하죠. 게다가 광학 성능도 좋아서 50.4ZA와 고민했습니다만 가격 차가 크지 않아 고급 렌즈를 경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35mm 렌즈를 가장 좋아하고 FE 35mm F1.4 GM 렌즈를 구매했지만 왠지 50mm F1.4 ZA가 최애 렌즈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라이카 RF 시스템의 35mm와 DSLR/미러리스 시스템의 35mm는 느낌이 꽤 다르거든요. 게다가 평소 동경했던 자이스의 향이 듬뿍 담긴 50mm F1.4 단렌즈라니 기대가 큽니다. 이게 맘에 들면 35.4GM도 35.4ZA로 바꿀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