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Artisan의 28mm F5.6 M 마운트 렌즈에 관한 세 번째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 이야기. 이 렌즈는 뛰어난 만듦새,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그간 사용해 본 중국산 렌즈 중 만족도가 가장 높습니다. 이제 중국산을 단순히 싼 맛으로만 치부하기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렌즈, 그에 관한 지난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TArtisan 28mm f5.6 렌즈, 일명 '중마론' - 1
TTArtisan 28mm f5.6 렌즈, 일명 '중마론' - 2
28mm 표준 광각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때문에 이 렌즈는 주로 가벼운 스냅 촬영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28mm 초점거리는 대표적인 광각 촬영 렌즈의 사양입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넓어 시원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으면서도 초광각 렌즈의 주변부 왜곡에서 자유로운 것이 장점이죠.
때문에 이 렌즈는 풍경 촬영용 렌즈로 사용해도 가격 만큼은 합니다. 물론 구조상 주변부 광량 저하이 심하고 해상력 역시 중심부보다 눈에 띄게 떨어지지만 광각 사용 빈도가 낮은 분들이라면 예비로 챙길만 하겠죠. 35mm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제가 그렇습니다. 주변부 비네팅은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해결하고, 화질이 너무 떨어지는 극주변부는 적당히 잘라내는 방식으로.
스트릿 포토그래피
물론 이 렌즈는 순간 포착 위주의 스냅 사진에 특화돼 있습니다. 높은 조리개 값의 깊은 심도를 활용해 노 파인더 샷으로 툭툭 끊어내는 맛이 있습니다. 애초에 렌즈가 작아 초점링, 조리개 링 조작이 편치 않기도 해요. 평소 이런 촬영을 좋아한다면 TTArtisan 28mm F5.6은 단숨에 최애 렌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가뜩이나 화면이 없는 M10-D 모델을 사용 중이라 대강 끊어내고 결과물을 기대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노 파인더 샷에 아직 익숙치 않아 수평/수직을 보정해야 할 사진이 많았지만 넓은 프레임과 깊은 심도 그리고 거기에 기본 이상의 이미지 품질까지 두루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주력 광각으로 사용했던 보이그랜더 울트론 28mm 빈티지 라인 렌즈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당연히 위고요.
평소 거리 사진이나 가벼운 스냅 촬영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부담 없는 가격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이 렌즈를 통해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실 수도 있을 테고요. 단점이라면 역시나 주변부 이미지 품질. 렌즈의 완성도는 충분하지만 후드의 도색이 쉽게 벗겨지는 단점 정도를 추가로 꼽고 싶습니다.
출시 초기에 비해 물량도 원활해지고 중고 가격도 안정적인 지금 컬렉션에 하나쯤 추가해 볼, 아니면 한 번 경험해 보고 다시 방출해도 좋은 렌즈입니다. 중국산 렌즈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