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올드 렌즈를 떠오르게 하는 예쁜 외형에 선호도 높은 35mm 초점거리, F2 조리개 값, 현행 렌즈다운 광학 성능까지. 아, 합리적인 가격도 빼 놓을 수 없겠군요. 라이카 M 시스템에서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는 매우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위 이유들 때문에 저도 여러 렌즈들을 제쳐 두고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고요. 이 렌즈의 사양과 디자인은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istyfriday.tistory.com/3560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 라이카 M 마운트 렌즈
최근 M 마운트 렌즈를 소니,캐논,니콘 등 다른 시스템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어댑터를 통해 연결하는 사용자가 많은데요, 라이카 M 카메라보다 가격, 성능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로 M 마운트 렌즈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조합입니다. 저 역시 그간 궁금해하기만 하다 이번에 서브 카메라로 소니 A7C를 구매해 보유 중인 M 마운트 렌즈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M10-D의 약점인 디스플레이의 부재를 극복하고,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서브 카메라 용도로요. 최근에는 근접 촬영 성능을 극대화시켜 주는 헬리코이드 어댑터까지 구매할만큼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7Artisans의 LM-E Close Focus 렌즈 어댑터에 대한 소개는 아래 포스팅에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소니 A7C와 보이그랜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 조합의 결과물과 특징, 소감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라이카 M 시스템 사용자의 서브 조합으로 추천할 만한지 테스트 해보았어요.
가성비 좋은 풀프레임 / 35mm / F2 조합
사실 촬영 당시에는 실망감이 컸습니다. A7C 카메라의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한 이미지는 마치 손떨림이 발생한 것처럼 흐릿했고 색도 번져 보였거든요. 하지만 PC 모니터로 보니 결과물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현장에서의 실망감과 대비돼 더 좋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35mm F2 렌즈에서 기대했던 수준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초점부위는 개방 촬영에서도 충분히 샤프하고, 적절한 배경흐림 덕분에 입체감도 느껴졌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만원대 저가 어댑터가 확실히 문제가 있었던지, 이번 어댑터는 주변부 컬러 캐스팅도 발견되지 않았고요.
아래는 F2 최대 개방으로 촬영한 A7C + 울트론 35mm F2 렌즈 조합의 결과물입니다.
더러는 메인 카메라인 M10-D보다도 좋게 느껴졌던 것이, 보급기지만 A7C의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의 성능이 라이카 M10 시리즈의 그것을 상회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M 마운트 렌즈들이 다른 시스템의 카메라에 사용할 때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이전 저가 어댑터를 사용할 때 결과물에 실망을 했던 터라 이번에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였어요.
100% 확대를 해 보면 이 렌즈의 뛰어난 광학 완성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F2 최대 개방임을 감안하면 매우 우수한 해상력입니다. AF를 지원하지 않는 것을 감안해도 이 렌즈의 크기는 FE 마운트의 35mm 렌즈들보다 월등히 작으니까요. 물론 소재와 어댑터 무게 때문에 무게의 장점은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시스템을 작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휴대성의 장점이 뚜렷하다 하겠습니다.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의 경우 광학 성능은 현행 라이카 35mm Summicron 못지 않다고 평가받고 있죠. A7C와의 조합에서도 그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F2 최대 개방 촬영에서의 중심부 해상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F5.6 이상의 조리개 값에서는 주변부 광량 저하까지 해소돼 라이카 카메라 조합 못지 않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F2와 F2.8의 해상력을 비교한 것입니다.
F2와 F2.8의 서로 다른 맛
정확히 통제된 환경에서의 비교는 아니지만 두 장의 이미지를 통해 F2와 F2.8의 해상력 차이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라이카 M 카메라를 통한 테스트에서도 느꼈듯 F2 최대 개방에서 이 렌즈는 약간의 해상력 저하가 있습니다. 물론 F2.8로 조리개 값을 조금만 높이면 상당히 샤프해지기 때문에 표현의 다양성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샤프니스를 강조해야 할 상황에서는 F4-8 구간의 조리개 값을 주로 사용합니다.
개방 촬영의 광량 저하도 그대로
개방 촬영에서의 주변부 광량 저하가 A7C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기존 어댑터에서 보이던 컬러 캐스트가 사라졌지만 광량 저하가 그대로이고, 라이카 M10-D에서도 동일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 렌즈의 광학 특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위 이미지는 F2와 F2.8 결과물을 비교한 것으로 한 스톱이지만 주변부 비네팅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위 네 장의 이미지는 동일한 환경에서 F2-5.6 구간의 주변부 결과물을 확대/비교한 것으로 F2의 뚜렷한 광량 저하와 조리개 값이 높아지며 점차 개선되는 경향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F4까지도 약간의 비네팅이 느껴질 정도로 주변부 광량 저하는 이 렌즈를 사용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점 중 하나입니다. 렌즈의 크기를 줄인 데 따른 한계라고 볼 수 있겠죠. 요즘은 편집 소프트웨어를 통해 간단하게 보충 가능합니다만, 원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F5.6 이상의 조리개 값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Close Focus 어댑터로 극대화 된 근접 촬영
서브 카메라로서 A7C에 기대한 것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디스플레이와 근접 촬영. 하나는 손쉽게 해결이 됐고 -물론 A7C의 디스플레이 품질은 매우 열악합니다- 두번째는 Close Focus 어댑터를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는 58cm지만 Close Focus 어댑터를 통해 20cm 미만으로 줄어든 간이 매크로급 촬영이 가능해 진 것이죠.
어댑터의 컨트롤 링을 돌리면 숨어있던 경통이 튀어 나오며 촬영 거리가 기존 대비 크게 짧아집니다. 렌즈의 촬영 거리까지 최단으로 줄일 경우 체감상 20cm 미만으로 짧아지는 느낌입니다. 렌즈의 사양에 따라 Close Focus 모드 후의 촬영 거리 역시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위 이미지는 렌즈의 원래 최단 촬영 거리인 58cm와 Close Focus 모드 적용 후의 결과물을 비교한 것입니다. 다른 렌즈인 것처럼 매우 큰 차이가 나죠. 육안상으로는 해상력 저하 역시 없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라이카 M 카메라에 사용할 경우 70cm 이상의 거리에서만 촬영이 가능했으니까요.
아래는 Close Focus 어댑터를 활용한 A7C + 울트론 35mm F2 조합의 근접 촬영 결과물입니다.
메인 못지 않은 다재다능 서브 조합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있고, 그저 음식 사진 좀 더 가까이서 찍을 수 있으면 다른 건 좀 손해를 봐도 만족하겠다는 서브 카메라 조합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디스플레이 품질은 좋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야 백 번 천 번 낫고, Close Focus 어댑터로 전용 AF 렌즈 부럽지 않은 근접 촬영이 가능해졌으니 성공입니다. 거기에 결과물이 메인인 M10-D 못지 않게, 고감도 촬영에서는 오히려 더 좋으니 앞으로 꽤나 잘 쓰겠다 싶습니다. 가지고 있는 다른 M 마운트 렌즈들-컬러스코파 21mm F3.5, 울트론 28mm F2, 녹턴 50mm F1.5 II-과도 하나씩 사용해보고 포스팅 남기겠습니다.
[ A7C + Ultron Vintage line 35mm F2 asph 촬영 결과물 ]